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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15화

하지만 결국 또 짓밟히고 말았다. 박건민이 그녀를 향해 비웃었다.

"그래, 네 노래실력이 나쁘지 않아. 하지만 넌 추천리스트에 없어."

"이유는요?"

"그야...내 담당이니까."

박건민은 솔직하게 답했다. 교내에서 그는 ‘왕’과 다름 없다, 자신의 권력으로 학생들을 이용하고, 자신의 뜻을 따라주지 않는 학생은 다른 방식으로 복수했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노윤아에게 수치스러운 일을 당했다고 듣고 명단에서 그녀의 이름을 뺀 것이다, 절대적인 권력 앞에서 개인의 힘은 턱없이 작다. 노윤아가 언성을 높였다.

"개인적인 일로 권력을 남용해서는 안됩니다."

박건민이 웃었다.

"그럼 네가 주임 교수 하지 그랬어?"

잠시 말을 멈추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하지만 기회가 없는 건 아니야, 네가 예쁘니까 한번 봐줄게. 내 아들한테 잘 보이면 다시 생각해보도록 하지."

학교담당이자 주임 교수인 박건민은 자신의 학생을 희롱하고, 위협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는 듯 보였다. 그는 자리를 뜨고, 노윤아는 분하고 억울한 마음에 눈시울이 붉혀졌다.

화려한 무대 위에 서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해왔것만, 길이 이렇게 어두울 줄은 누가 알았으랴. 이때, 박재정이 웃으면서 다가왔다.

"내가 말했지, 넌 날 못이겨. 그때는 상황이 그랬지만, 사회는 여전히 이런식으로 돌아간단다. 돈과 권력만 있는 사회란 게 이런거야. 윤아야, 나 박재정이 있는 한 네가 대기업에 캐스팅 당할 리는 없을 거야. 하지만, 네가 나를 기분좋게 만들어 준다면 또 다르지. 알겠어?!"

마지막으로 노윤아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꾹 누르고는 웃으면서 자리를 떴다, 노윤아는 결국 참지 못하고 책상에 엎드려 크게 소리를 내며 울었다. 반 학생들은 모두 그녀를 동정하고, 가엽게 쳐다보았다. 하지만 다른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신분’을 잘 알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참고 견뎌야 하는 것 뿐이다.

한편, 강책이 노윤아를 등교시키고 차에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너머로 다정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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