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은 담배 한 개를 꺼내 불을 붙여 피우며 말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까지 데려와서 제 차를 막는 이유가 도대체 뭡니까?”소민준은 피식 웃고 옆에 있는 건장한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제 옆에 있는 이 분은 연산시에서 1등 보디가드 김현철입니다! 김현철 씨가 주먹을 쓰면 죽는 것 아니면 중상을 입기 때문에 평소에는 주먹을 쓰지 않죠. 강책 씨, 당신이 감히 우리 화상 그룹에 맞섰으니 쓴맛을 보여줘야죠. 오늘이 당신 마지막 날입니다.”강책은 실눈을 뜨고 앞에 있는 소민준을 쳐다보며 담배 한 모금을 피우고 말했다. “예전에 당신처럼 미쳐 날뛰는 남자 두 명이 있었어요. 한 명은 신태윤, 다른 한 명은 신태민. 이 두 사람이 저랑 싸운 후에 한 명은 죽고, 한 명은 체포되었어요. 소민준 씨라고 하셨죠? 당신이 신태윤과 신태민보다 대단하다고 생각하세요?”소민준은 기분이 언짢았다. 사실 소민준은 마음속으로 신태윤과 신태열을 업신여겼다. 소민준과 신태윤 그리고 신태열은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랐다. 하지만 소민준은 결국 소헌의 아들이고, 신태윤과 신태민은 신태열의 아들이다. 때문에 소민준은 어렸을 때부터 하인처럼 형제의 시중을 들었다. 남들 앞에서 위세를 떨치던 소민준이 하인처럼 신태윤과 신태민을 모셔야 하니 기분이 얼마나 언짢았겠는가?더욱이 소민준이 보기에 신태윤과 신태민은 그야말로 돌대가리들이었다. 소민준은 신 씨 집안을 통틀어서 신태열과 신태희만 존경했다. 이외에 사람들은 모두 돌대가리이다!때문에 강책이 소민준에게 신 씨 형제보다 대단하다고 물어본다면 어떠하겠는가?당연히 소민준의 기분을 더욱 언짢게 하는 것이다. 소민준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신 씨 형제가 저랑 비교가 됩니까? 게다가 모략으로 두 사람을 상대한 거 아닙니까?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한테 둘러싸여 있는데 어떻게 모략을 부리시겠습니까? 강책 씨, 오늘 살아 돌아갈 생각 마세요!”강책은 전혀 겁먹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정말 저를 죽이실 겁니까?”“당연하죠!”“다시
연산시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청년 인재’ 소민준은 이렇게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쌍둥이자리를 만난 것은 소민준의 운명이다. 쌍둥이자리는 김현철과 소민준을 죽였지만 피 맛을 더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김현철의 부하들은 이미 놀라서 도망치고 없었다. 김현철의 부하들은 오늘 진짜 악마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쌍둥이자리의 악랄함이 강책의 수라 군신보다 더 위협적이다. 잠시 후, 먹잇감을 찾지 못한 김현철은 푸른색 긴 머리를 쓸어올리고 손가락에 묻은 피를 핥으며 자리를 떠났다. 차 안. 물고기자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총수님, 쌍둥이자리가 짐승이 아니라 인간인 게 확실합니까? 얼굴 생김새 빼고 어디가 인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전갈자리 같은 냉혈한 프로 킬러랑은 말이라도 하겠는데 쌍둥이자리한테는 말도 못 붙이겠습니다. 쌍둥이자리는 말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에요.”물고기자리의 불평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강책 외에 황급 십이궁의 사람들도 쌍둥이자리와 교류하지 못한다. 쌍둥이자리는 유일하게 살인을 좋아한다는 인상만 가지고 있다.강책은 웃으며 간단하게 말했다. “사람마다 각자 생각이 있어. 그리고 쌍둥이자리는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쁜 사람이 아니야.”잠시 후, 강책은 소민준의 시체 앞으로 가 담배꽁초를 버렸다. 그리고 잘린 머리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강책은 이렇게 젊은 소민준이 죽으니 안타까웠다. 하지만 강책은 이미 소민준에게 기회를 줬었다. 강책이 소민준에게 정말 자신을 죽일 거냐고 여러 번 물었지만 소민준은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 그렇다면 소민준과 같은 방식을 택한 강책을 탓할 수 없다.물고기자리는 강책에게 물었다. “총수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총수님과 소민준 사이에는 어떤 원한도 없으니 따끔하게 혼내주기만 하면 되는데 왜 쌍둥이자리까지 불러서 소민준을 죽이신 겁니까?”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소민준은 소헌의 아들이니까.”“네?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신태열에게
강책의 유인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경매에서 일어난 일은 신태열의 화를 돋구기는 커녕 강책의 현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준 셈이었다. 그 뒤로 또 하나의 작전이 따라 붙었다. 그 작전은 기술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낮은 수준이다. 목적이 적나라하게 보이지만 동시에 쉽게 걸린다는 점이 있다. 신태열과 소헌이 강책을 비웃고 있을 때, 보안요원 한명이 상자를 들고 들어왔다.“회장님, 강책이라고 하는 남성분이 이 물건을 보내왔습니다.” “오?”신태열이 비아냥거렸다.“또 쓸데없는 도발이겠지? 강책아, 아무리 도발해도 내가 당할것 같아? 오히려 네가 이러면 이럴수록 더 무시할 수 밖에 없어. 이놈이 이번에는 어떤 걸 가져왔을까?” 상자를 열자 신태열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곧이어 얼굴의 웃음기도 사라져버렸다. 안에 들어있던 물건때문에 신태열의 모든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옆에 있던 소헌은 신태열의 반응을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회장님, 대체 뭘 보신 겁니까? 강책 그 놈이 또 뭘 보내 온 겁니까?”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상자 안을 보려했지만 신태열이 재빨리 상자 뚜껑을 덮었다. 그리고는 소헌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이에 소헌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회장님, 왜 못 보게 하시는 겁니까?” 신태열이 침을 삼켰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하는 눈치였다. 마지막으로 깊게 한숨을 내쉬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 안에 있는 물건은 네가 보고 싶은 게 확실해. 하지만 보기전에 나랑 약속해.” “무슨 약속이요?” “절대로 울지 않겠다고 말이야.” “네?”소헌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대체 뭐가 들었길래 울지 말라고 하는 걸까. 사실 소헌은 요 몇십년동안 눈물을 흘린 적이 없었다.“할 수 있겠지?” “회장님, 저랑 장난치시는 겁니까.” “안 울겠다고 약속해줘.”소헌은 신태열의 진지한 태도에 상황을 파악하고,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약속합니다.” “그래, 그럼 와서 봐봐.”곧이어 신태열이 상자를 열
한편, 강책과 물고기자리가 식약식당으로 돌아왔다.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문 앞에 서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머리를 내밀면서 식당 안을 보기 바빴다. 마치 연예인을 구경 온 것 같았다.“중요한 손님이 있나봐?” 보안요원이 길을 터주고, 강책이 식당 안으로 손쉽게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다름 아닌 유명 푸드잡지 ‘향기’의 편집장 노문강이었다. 하지만 노문강을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나이를 지그시 먹은 노인네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랴. 사람들이 주목하는 사람은 노문강 옆에 있는 한 소녀였다. 소녀는 여린 몸에 예쁘장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10점 만점에 8점으로, 예쁘긴 하지만 완벽한 미녀라고 하기에는 어려웠다. 설마 이 소녀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을리는 없다. 이때, 노문강이 강책을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했다.“강사장님, 드디어 오셨군요.” “네? 저를 계속 기다리신 겁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저희 집 아씨가 기다리신 겁니다.”옆에 있는 소녀가 오늘의 주인공이었다. 노문강의 말을 통해 소녀의 신분이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씨’ 라고 부르는 그의 행동에 사람들의 관심이 점점 커졌다. 노문강이 다시 입을 열었다.“이 분은 엄수집안의 장유나 큰 아씨 입니다.” 강책은 ‘엄수집안’ 을 처음 들었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을 보아 대단한 집안의 자식이라는 건 파악할 수 있었다. 게다가 노문강도 장유나를 존경하는 태도를 취했었기에 연산시에서 엄수집안의 위치는 결코 낮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엄수집안과 화상그룹의 사이가 궁금해졌다. 강책이 물고기자리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물고기자리는 조심스레 자리를 빠져나와 엄수집안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노문강과 악수를 나누며, 인사 몇 마디를 주고 받았다. 장유나에게도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 악수는 커녕, 강책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오히려 장유나는 자리에 앉아서 차갑게 말했다.“삼촌, 저 해야할 일이 남았어요, 여기서
정유나는 맥을 짚는 것 조차 트집을 잡았다. 곧이어 노문강이 다가와 다급하게 말렸다.“유나야, 이건 식약식당의 규칙이야. 너의 몸상태를 알아야 제일 알맞는 음식을 내어줄 거 아니니.”장유나는 냉담한 얼굴을 계속 유지했다.“싫어요! 저 더러운 손이 제 몸에 닿는 건 절대로 싫어요.” 만약 일반인이 들었더라면 머리 끝까지 화가 올랐겠지만, 강책은 오히려 재밌는 듯 미소를 지었다. 많은 사람을 만나왔지만 이런 성격의 큰 아가씨는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이어서 얇은 튜브관을 꺼내고는 장유나에게 말했다.“맥을 짚지 않아도 됩니다. 이 물건을 손목 쪽에 갖다 대주시면 제가 실을 통해 진찰을 진행하겠습니다.” 이 진찰 방법은 할 수 있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하지만 장유나는 의심을 놓지 않았다.“헛짓거리 하시다가는 큰일 날거에요.” 그녀가 말하면서 튜브관을 손목에 올렸다. 강책은 얇은 튜브관의 다른 편 입구에 젓가락을 끼어 넣고 관을 직선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관을 통해 장유나의 맥을 진찰했다.“됐습니다. 장유나씨, 혀를 내밀어 보시겠습니까.” 20분 뒤, 모든 진찰 과정이 끝났다. 중간에 장유나가 생떼를 부리는 바람에 더 늦어진 것이다. 곧이어 강책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저한테 10분만 주시죠, 장유나씨가 좋아할 만한 음식으로 준비해오겠습니다.” “흥, 잘난 척하기는.”장유나는 식약식당에 있는 동안 강책의 솜씨가 뛰어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게다가 사기꾼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강책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주방으로 들어가서 요리사들과 회의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한편, 장유나는 의자에 앉아 가만히 기다렸다. 10분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다. 이어서 강책이 주방에서 요리를 내어왔다.“장유나씨, 오래 기다리셨죠? 아씨를 위해 제가 직접 제조한 요리입니다. 드셔보시겠습니까.” 강책이 음식을 장유나 앞에 갖다 두었다. 음식의 형태가 서서히 들어나자 모든 사람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사실, 10분만에 만들 수 있는 고급요리는 없다. 강
노문강도 부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식약식당에 오기 전, 강책을 극찬하면서 식약식당은 백년에 걸쳐 나올까말까하는 신비한 식당이라고 얘기를 해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청국장 이었다. 게다가 청국장은 고급요리도 아닌 그냥 찌개의 한 종류다. 노문강은 강책이 빈정이 상해 요리를 제대로 대접하지 않았고, 청국장의 악취를 이용해 복수를 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가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강사장님, 저희는 진심으로 해결방법을 찾으러 온 겁니다. 유나의 말이 마음에 걸리셨다면 제가 대신 사과 드리겠습니다. 너무 마음에 담지 마시고, 너그럽게 봐주세요. 하지만 이것 때문에 음식을 아무거나 내놓는 일은 없으면 합니다.” 강책이 손을 들었다.“아니요, 아무거나 내놓지 않습니다. 저도 진심 인걸요.” 노문강은 탁자 위에 올려져 있는 청국장을 바라보았다. 이게 진심일 수 있겠는 가. 한편, 장유나는 강책의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삼촌, 더 이상 들을 필요도 없어요. 이제 그만가요, 더럽고 작은 식당에서 1초라도 있기 싫어요.” 지금까지 장유나는 5성급 호텔의 요리만 먹었었다. 화려한 인테리어와 비싼 조각상들에 둘러싸인 곳에서 식사를 하는 게 습관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찌개거리 음식을 먹어 본 적이 없었고, 오늘 찾아 온 이유도 다름아닌 노문강에 대한 신뢰와 존중때문이었다. 변함 없는 장유나의 태도에 노문강은 한숨을 내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때, 강책이 입을 열었다.“장유나씨, 노선생님, 저는 정말로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이 청국장은 장유나씨 현재 상황에 알맞는 ‘약’ 이 분명합니다, 믿어주세요.”근거없는 주장에 노문강은 계속 의심을 놓지 않았다. “정 싫으시면 딱 한입이라도 드셔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한 입 드신다고 죽지는 않으니 말입니다.” “아..”노문강은 혀를 찼다. 자신도 강책을 믿지 않고 있다가, 결국 그의 요리로 천식에서 벗어나지 않았는가. 어쩌면 눈 앞에 보이는 이 음식이 효과가 있을 수도
“유나야?” “삼촌, 방금 내가 먹은 게 정말로 청국장이에요?” “그래, 맞아.” “에이, 그럴리가요.”장유나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다시 테이블로 돌아왔다. 청국장을 한 숟갈 떠서 입 안으로 넣었다. 이번에는 눈을 뜨면서 자신이 먹은 게 청국장이 맞는 지 아닌 지 확인했다. 곧이어 청국장 냄새가 입 안으로 퍼졌다. 순간, 그녀의 표정이 변했다. 악취는 사라지고, 향긋한 냄새가 입 안속에 퍼졌다. 시원한 느낌과 부드러움이 섞여서 위에는 전혀 부담이 없었다. 청국장이 반으로 줄어들었고, 장유나는 다른 사람이 말하기도 전에 또 한 숟갈 떠먹기 시작했다. 심지어 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청국장을 음미했다. 이 장면에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나 눈 먼거 아니지? 엄숙집안의 큰 아가씨가 저런 음식을 먹는 단 말이야? 말도 안돼, 이거 몰카 아니야?”“근데 되게 맛있게 먹잖아.”“나도 배고파졌어.”“장유나 아가씨가 거식증 때문에 그냥 다 토했는데, 저 청국장은 곧 다 먹을 기세야.”“그러니까 말이야. 강사장 요리는 보통 요리 솜씨가 아니야.” 강책이 미소를 지었다. 곧이어 밥 한 공기를 장유나의 앞에 두었다. “찌개만 먹지 말고, 밥이랑도 같이 드셔야 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장유나의 말투가 온화해졌다.“밥은 못 먹어요. 밥만 먹으면 속이 안좋아서 그대로 토해버려요.” “그건 그 식당의 밥이 안 좋은 것 뿐입니다. 저희 식당의 밥은 달라요. 먹으면 또 먹고 싶어질 겁니다. 한번 드셔 보세요.”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쌀밥이 무슨 차이가 있으랴, 식약식당의 쌀밥도 결국 쌀밥이 아닌가. 그들은 강책이 쓸데없는 잘난 척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장유나는 청국장의 ‘교훈’ 덕에 쌀밥에도 눈이 갔다. 손을 뻗어 공기를 가져 온 뒤, 크게 한 입 먹었다. 순간, 장유나의 두 눈이 반짝 거렸다.“맛있어요!” 그녀의 모습은 좋아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와 다름 없었다. 이미지는 신경쓰지 않고, 청국장와 쌀밥을 번갈아 가면서 크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란 표정으로 장유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강책을 도와 자작극을 벌일 사람은 아니다. 허겁지겁 먹는 장유나의 모습만 보아도 음식이 얼마나 맛있는 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청국장이 얼마나 맛있으면 장유나 같은 유명 집안의 큰 아가씨가 이미지를 신경쓰지 않고 식사를 할까가 궁금한 것이었다. 장유나가 게 눈 감추듯 한 판을 먹어치우고, 또 시키려고 하자 강책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말렸다.“장유나씨, 오랜 시간 동안 식사를 안하셔서 충동이 드는 겁니다. 적당히 배만 부르면 됩니다. 더 많이 드시지 마세요.” 장유나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녀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무슨 청국장이 이렇게 맛있어요?” 노문강도 같은 마음이었다.“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유나의 부친이 얼마나 많은 여러 지역에서 요리사들을 불러왔는 지 모릅니다. 또 유나의 입맛에 맞춰서 진수성찬을 차려줬는데도 불구하고 단 하나도 먹지 못했어요. 근데 어떻게 청국장이 그걸 해낸 겁니까?” 강책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저희 식약식당은 음식을 제공하는 것 이외에 병을 치료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장유나씨가 밥을 드시지 못하시는 이유는 음식이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장기간 거식증을 앓았기 때문입니다. 청국장 안에는 제가 직접 만든 약재료를 넣은 것 뿐입니다. 그래서 드시고 나서도 매스꺼움은 온데간데 없고, 식욕이 왕성해진 겁니다.” “그렇군요, 그럼 유나의 병은 완치했다고 보아도 되겠습니까?” 강책이 손을 내저었다.“아니요. 병은 원래 순식간에 찾아오는 법입니다. 완치를 하고 싶으시면 적어도 한달은 제 식당에서 식사를 하셔야 합니다.” 장유나는 입술을 내밀었다. 강책의 요리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더러운 주변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명 집안 아가씨가 한달 내내 청국장만 먹는 다는 소문이 나면 얼굴을 들고 다닐 자신이 없었다. 그녀는 허리에 손을 올리고는 강책에게 말했다.“안돼요, 한달은 절대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