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연은 거울 앞에 서서 정몽연은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옷을 자신의 몸에 대보았다. 예쁜 옷을 입고 사진으로 기념을 남기는 걸 싫어할 여자가 어디 있을까!그녀는 손을 들어 셔츠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한 개, 두 개….그녀가 세 번째 단추에 손을 가져가는데 갑자기 밖에서 변아름의 욕설이 들려왔다.“강책, 당신은 왜 또 왔어? 내가 꺼지라고 했잖아!”“경비, 당장 경비 불러요!”정몽연도 미간을 확 찌푸렸다.‘이 사람 오늘 약을 잘못 먹었나? 왜 이렇게 일을 귀찮게 만들어?’그녀는 짜증스럽게 옷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갔다.“강책 씨, 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정몽연이 인상을 쓰며 물었다.“나랑 나가자.”강책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그녀의 팔목을 잡고 밖으로 끌었다.“이… 이거 놔!”정몽연은 거세게 강책의 손길을 뿌리치며 소리쳤다.“강책 씨, 난 당신의 인형이 아니야. 나도 내 생활이 있고 내가 하고 싶은 거 할 자유가 있어!”“나한테 잘해주고 많이 도와준 거 알아. 하지만 그게 당신이 나에게 무언가를 강요할 이유가 되지는 않아.”“만약 계속 이렇게 막무가내로 억지를 부리면 난 당신이랑….”그녀는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을 꺼내지 않았다.어떤 남자가 들어도 화가 날 상황이지만 강책은 여전히 냉정함을 유지하며 묵묵히 정몽연을 바라보며 온화한 말투로 말했다.“나 믿고 여기를 나가자.”이때, 경비 직원들이 달려 나와 그들을 에워쌌다.피터가 정색해서 말했다.“손님, 저도 참는데 한계가 있어요. 영업 방해하지 말고 알아서 나가 주세요.”경비 직원들은 야구 방망이를 들고 있었다.변아름은 다가가서 정몽연의 손을 잡고는 강책을 손가락질하며 말했다.“당신 피터가 당신보다 잘생기고 돈도 잘 벌어서 질투하는 거지? 그래서 몽연이 데리고 나가려는 거잖아.”“당신은 정말 쪼잔한 남자야. 질투가 무슨 소용이야? 자기 여자를 그렇게 믿지 못해서 다른 남자나 질투하고 말이야.”“능력 없는 인간들이 여자한테 화풀이를 하는 법이지. 그런 걸 우리는 쓰레기라
경찰 팀장이 다가와 말했다.“피터 씨, 해외음란사이트운영자로 긴급 체포합니다. 협조해주시죠.” 곧이어 영장을 내밀고는 “체포영장도 가져왔습니다.” 라며 증거를 더했다. 촬영장 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 눈이 휘둥그레 졌다. 미소관에서 제일 잘나가는 촬영작가가 범죄자라는 사실에 정몽연이 놀란 눈으로 피터를 바라보았다. 경찰의 말에 피터는 억지 웃음을 지어 보였다.“죄송하지만 사람을 잘못 찾아 오신 것 같습니다. 제가 어떻게...” 팀장은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부하직원들에게 신호를 주고는, 촬영장 탈의실 조사를 지시했다. 몇 분뒤, 탈의실 안에서는 숨겨져 있는 20개의 카메라가 발견 되었다. 탈의실과 완벽하게 융합 되어 결코 쉽게 찾아 볼 수 없었다. 팀장은 증거를 내밀고는 “피터 씨, 탈의실에 카메라를 숨겨놓고 해외음란사이트에 생방송으로 내보냈다는 증거까지 있는데, 아직도 변명의 여지가 남아있습니까?” 라며 물었다. 이어서 피터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완전범죄는 존재하지 않는다. 방금 전,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장면을 전세계에 송출되었다는 사실에 변아름은 머리가 새하얗게 변했다.“아!!!!!!” 변아름은 화가 나지만 수치스러운 마음에 울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순간,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으며 똑바로 서있을 수 조차 없었다. 변아름의 울음에 경찰서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변아름으로 향했고, 피터는 틈을 타 정몽연의 목을 휘감고는 주머니에서 팬을 꺼내 그녀의 목에 갖다대었다.“오지마! 한 발자국이라도 다가오면 이 년 죽일거야! 오지마!” 경찰은 인질의 안전을 위해 한발자국 물러갔다. 정몽연은 밝고, 멋진 촬영작가가 범죄자라는 것과 동시에 자신이 그 사람의 인질로 잡혔다는 것에 회의감이 들었다. 그녀는 두려운 마음에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피터 작가님, 제발...” 피터는 정몽연을 더욱 더 꽉 껴안고는 “닥쳐!” 라며 그녀에게 답했다. 정몽연은 마음속으로 땅을 치며 후회했다. 강책의 말대로 서둘러
경찰이 현장을 제어하고, 범죄자 피터는 체포되어 연행되었다. 정몽연은 고개를 숙이고는 난감한 표정으로 강책 앞으로 다가갔다. ‘미안해’ 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10분 전 만해도 강책에게 안 좋은 말을 퍼부었던 정몽연이였다. 여자 탈의실에 몰카를 단 범죄자이며 자신을 인질로 이용한 사람을 덜컥 믿어 버리고 만 것이다. 강책에게 미안한 마음에 정몽연은 “미..미..”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였다.“괜찮아?”강책은 오히려 정몽연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상한 목소리가 정몽연의 귀에 들려왔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강책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 정몽연에게 욕을 먹었어도 그의 눈에는 걱정스러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여보!” 정몽연은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강책의 품에 안겨 엉엉 울기 시작했다.“이제 괜찮아.” 강책은 정몽연의 등을 쓰다듬으며 그녀를 계속 위로해주었다. 정몽연은 그제서야 자신의 선택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미안해. 나 이제 당신밖에 안 믿을 거야.” 정몽연은 더욱 세게 강책을 껴안았다. 시간이 지나고, 변아름은 경찰과 함께 영상, 사진을 모두 삭제했다. 하지만 생방송으로 이미 송출되었다는 사실에 쥐구멍 안에 숨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정몽연도 두렵기는 마찬가지였다. 만약 경찰이 늦거나, 강책의 구조가 늦었더라면 변아름과 같은 처지에 쳐했을 것이다.“여보, 피터가 범죄자라는 건 어떻게 알았어?” “저 사람 팔목에 있는 문신이 그 사이트 로고랑 똑같아.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었지.” 옆에 있던 변아름은 짜증섞인 말투로 물었다.“알고 있었으면서 왜 말리지 않으신거에요?” 그녀의 반응에 강책은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어서 정몽연이 “일단 여기서 나가자.” 하며 대화 주제를 돌렸다. 곧이어 세 사람은 차를 타고는 자리를 떴다. 한편, 한 남자 무리가 그늘에서 나오더니 정몽연의 차번호를 적어서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20분 뒤, 정몽연의 차가 아스팔트 도로를 달
또 동시에 검은 차량 3대가 다시 달려들었다. 3대 중 1대가 정몽연의 속도로 따라 붙었다. 이상함을 감지한 강책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어서 주위를 번갈아 보며 상황을 살폈다. 이때, 앞에 있던 차가 갑자기 속도를 늦추고는 정몽연의 차와의 거리를 좁혔다. 동시에 옆에서 달리고 있던 차와 뒤에서 달리고 있던 차가 정몽연의 차에 서서히 다가왔다. 차량 5대가 정몽연을 완전히 포위했다. 움직일 수 조차 없는 상황에 정몽연은 경악스러운 표정을 하며 “납치하려고 하는 걸까?” 라고 물었다. 곧이어 검은 차에 문이 열리더니 나시를 입은 건장한 남자 4-5명이 차에서 내렸다. 큰 덩치에, 팔목에는 호랑이,용 문신이 가득했다. 그 중 리더처럼 보이는 사람은 빨간 머리를 하고, 얼굴에는 살이 쪄서 기름기가 가득했다.“돼지?”변아름은 그를 보자 깜짝 놀랐다. 그 남자는 다름 아닌 이 구역의 깡패이다. 많은부하직원들을 거들고, 서민들을 무차별 폭행하고, 괴롭히는 집단의 리더이다. 일반인 같은 경우, 저 집단을 보기만 하면 도망치기 일쑤였다. 하지만 왜 하필 돼지가 변아름 등을 노리고 왔는 지 알 수 없었다.“내려.내리라고!” 돼지의 부하가 철몽둥이로 차 후드를 계속 가격했다. 차 안에 있는 세 사람은 모두 문을 열어 나왔다. 돼지는 담배를 뻑뻑 피면서 입을 열었다.“야 이 개자식들아, 미소관은 내가 관리하고 있는 곳이야. 너네 때문에 지금 받는 월세가 적어졌잖아! 너네 세 사람 모두 각오해야할거야!” 변아름이 돼지의 말을 듣고는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두 손을 돼지의 팔목에다가 올리고는 몸을 배배 꼬는 행동을 취했다.“돼지오빠, 사실 이 일은 저희랑 연관이 없어요. 그건 모두 강책이 잘못한 거에요. 피터한테 질투가 나서 신고를 한 건 모두 저 자식이에요. 그래서 돼지 오빠가 월세를 적게 받게 된 거구요. 탓하시려면 저 자식을 탓하셔야 해요, 아시겠죠? 돼지오빠?” 변아름은 방금 전 강책이 자신을 구해준 은혜도 까맣게 잊고 모든 책임을 그에게로
강책은 멀어져가는 차를 보고 나서야 안심이 들었다. 이어서 그의 눈빛이 바뀌었다. 그리고 돼지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너한텐 두 가지 선택이 있어. 나한테 무릎 꿇고 땅에 대가리 박고 사과한 다음에 자리를 뜨는 거, 아니면 여기서 죽는 거.” 돼지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방금 전 들은 말이 믿기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무리에 싸여있어도 전혀 굴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 돼지는 화를 내기는 커녕 웃겨 보였다.“하하하하, 얘들아. 저 자식이 방금 뭐라고 했는 지 들었냐? 내가 안꿇으면 내가 죽는 다고 하네. 네가 그렇게 잘났어? 네 가족은 알고 있냐?” 돼지는 방금 전 강책의 말을 전혀 마음에 두지 않고 있다. 강책은 살짝 고개를 들어 말했다.“시간이 별로 없어. 얼른 꿇고 사과해. 안 그러면 정말로 넌 여기가 제삿상이 될거야.” “하하하하~”돼지는 더욱 더 크게 웃었다.“이봐, 당신 연기자 안할래? 그런 재능을 썩히기는 많이 아쉬울 텐데 말이야. 그래, 나도 이제 슬슬 지겨워. 얘들아, 이 자식 두손, 두발 다 묶어서 나무에 걸어놔라!” 돼지의 말에 부하들이 강책에게 다가갔다. 강책을 제압하려 하자 순간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지진이라고 생각한 그들은 주위를 살폈다. 이때, 도로 끝에서 하얀 색을 띤 무리가 그들에게 다가오고 있었다.“저게 뭐야?”돼지는 눈이 찡그리며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 무리는 하얀 색 오토바이를 탄 젊은이들이였다. 사람마다 새하얀 색의 오토바이를 타고, 이상한 옷을 입고는 손에는 몽둥이, 칼등을 쥐고 있다. 얼핏 보아도 200명은 넘어보였다.“저게 뭐야...” 돼지가 제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무리 중 한 사람이 그에게 다가갔다. 100대가 넘는 오토바이가 돼지를 둘러쌌다. 그들은 오토바이에 계속 시동을 걸며,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 무리의 리더는 다름 아닌 물고기 자리였다. 돼지는 자신이 건드린 사람이 이렇게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훈련을 받은 사람들
물고기 자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네 알겠습니다. 걱정마십쇼.” 라며 답했다. “그래.”강책은 마지막으로 바닥에 누워있는 돼지를 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물고기 자리는 돼지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총수님께서 죽이지 말라고 하시니 죽이지는 않을 게. 하지만 죽는 게 사는 것보다 낫다는 게 뭔지 알려줄게!” “네? 무슨 짓을 하시려고 하는 겁니까?”돼지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20대 청년을 보며 마음 속 깊은 트라우마가 생겨 버렸다. 이 청년은 결코 말을 쉽게 하지 않는 다는 걸 안 돼지는 불안해졌다. 이때, 물고기 자리의 부하가 주머니 안에서 뱀을 꺼내고는 돼지의 목에 걸었다.“안돼..싫어! 하지마!” 돼지는 또 한번 더 비명을 질렀고, 바닥에서 엉엉 울기 시작했다. 이때 돼지는 떠올렸다. 지금까지 살면서 강책을 협박한 일이 제일 틀린 일이라는 걸 말이다. 하지만 과거를 되돌릴 수 있는 약은 없다. 한편, 강책은 오토바이를 몰고 도로위를 활보하고 있다. 돼지가 순순히 정몽연을 풀어주었지만 의심이 가는 건 할 수 없었다. 마음이 놓이지 않는 강책은 속도를 더 올렸다.“몽연아, 기다려줘.” 또 다른 한편, 정몽연은 차를 몰다가 중간에 세우고는 핸드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를 하려 했다. 변아름은 깜짝 놀라고는 정몽연의 핸드폰을 가로챘다.“몽연아, 이게 뭐하는 짓이야?” “아름아, 폰 줘. 경찰에 신고해서 강책을 구해야 할 거 아니야!” 변아름이 답했다.“너 미쳤어? 만약 신고하면 저 돼지가 너 다시 찾아와서 복수 할지도 몰라! 그리고 너가 경찰에 신고를 한다고 해도 강책은 이미 피투성이 인채로 쓰러졌을 거야.” 변아름은 살짝 머뭇거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그러니까, 몽연아. 그 자식은 신경쓰지 말고 얼른 가자니까? 몇 년동안 그 놈한테 바친 청춘이 아까워! 지금이 기회야, 내가 더 좋은 남자 소개시켜줄게. 응?” 변아름은 옆에서 정몽연을 재촉하며 강책을 구할 수 없을 거라고 말했다. 정몽연도 지금가도
아스팔트 도로 위.정몽연이 힘겹게 걸어가고 있다. 구두를 양손에 든 채 앞으로만 쭉 걷고 있다. 그녀는 강책이 맞아서 피투성이인 모습을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쓰라리고 아파왔다. 눈물이 계속 흘러 나왔지만 걸음을 멈추지는 않았다. 발은 무언가에 다쳐 피가 나고 있었지만 아파할 겨를도 없었다.“강책, 강책!” 제일 절망스러운 순간에 오토바이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앞에서는 한 오토바이가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이어서 그 오토바이에서 내린 사람은 다름 아닌 정몽연이 그토록 보고 싶어했던 남편 강책이었다.“책아!!!” 정몽연은 다른 말은 하지 못한 채 눈물만 계속 흘렸다. 그녀는 바로 강책의 품 안으로 들어가 엉엉 울기 시작했다. “너가 죽은 줄 알았어. 다시는 너 못볼 줄 알았어. 살아 있어줘서 고마워.” 강책은 상처투성이인 정몽연의 발과 엉망인 그녀의 모습을 보고 마음 한 구석이 짠하면서도 고마움을 느꼈다. 강책은 목숨을 내어서라도 지켜야할 여자가 정몽연이라는 사실을 또 한번 더 확신했다. 그는 더욱 세게 정몽연을 껴안고는 등을 쓰다듬었다.“괜찮아, 이제 다 끝났어.” 울음을 어느정도 그친 그녀가 물었다.“근데 어떻게 나온거야? 그 무리들은 ?” 강책은 급하게 거짓말을 지어냈다.“딱 마침 경찰이 지나갔어. 그래서 무리는 붙잡혀 가고, 나는 구조 된거야. 경찰들이 나한테 오토바이도 빌려줬어. 근데 자기 차는?”정몽연은 한숨을 내쉬고는 “천천히 이야기해줄게.” 라며 답했다. 두 사람은 오토바이를 올라탔고 정몽연은 양팔로 강책을 꼭 껴안았다. 두 사람은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도로를 달렸다.햇살은 항상 비가 오고 나서 더 쨍한것 같다. 정몽연은 1년의 기다림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고, 강책도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했다. 금이 가던 두 사람의 마음이 점점 하나로 변해가고 있었다. ..늦은 밤.변아름은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는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대낮에 일어난 일들을 떠올리며 무서움을 느
“낮에는 저희가 큰 실례를 범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변아름은 덜덜 떨리는 마음으로 상자를 건네 받았다. 그 중 하나를 조심스럽게 열어보았다. 그 안에는 명품 시계가 들어있었다. 성의가 가득한 선물이였다. 변아름은 거만했던 돼지가 순식간에 태도가 돌변하자 낮에 무슨 일이 있었는 지 궁금했다. 한편, 강씨 별장.정몽연이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거실에 있는 전화기가 울렸다. 전화기 너머로는 변아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몽연아, 자?” 정몽연은 그녀의 목소리만 들어도 짜증이 났다.“나 너랑 이야기할 기분 아니야.” “아,잠깐만.”변아름은 다급한 듯 다시 말을 이었다.“너한테 전화 한 첫번째 이유는 낮에 너한테 그런 짓해서 미안해, 그리고 두번째 이유는 네 차를 내가 내일 다른 사람 통해서 보내겠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서야. 그리고 세 번째는 ..” 뜸을 들이는 변아름의 모습에 정몽연이 짜증섞인 말투로 물었다.“세 번째는 뭔데?”“몽연아, 네 남편 어제 돼지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정몽연은 순간 멈칫했다. 강책이 알려준 대로라면 경찰이 돼지를 잡아간 게 전부였다.“아무것도 안했다는데.” “아무것도 안했다고?”변아름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순식간에 변해버린 돼지의 태도와 멍투성이인 그의 얼굴만 보아도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건 쉽게 알 수 있었다. “방금 전에 돼지가 찾아왔었어. 나한테 사과까지 했다고! 그리고 너랑 네 남편한테도 미안했다고 전해달래. 근데 유독 네 남편을 무서워 하는 것처럼 보였어. 몽연아, 강책이 대체 돼지한테 무슨 짓을 했길래 저러는 거야?” 사실 정몽연도 제대로 알 수 없었다. 경찰이 데려가서 제정신을 차리게 한 것이 아닐까라고 그녀는 생각했다.“진짜 몰라, 이제 묻지마.” “그래, 알겠어. 그럼 끊을 게.” 두 사람은 전화를 끊었다. 이때, 방문이 열리고 강책이 큰 봉지를 들고 들어왔다. 정몽연이 그에게 물었다.“밤중에 어딜 나갔다 온거야?” 강책이 은은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