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반 시간이 지나자, 모든 학부모가 도착했다.고덕양은 골이리와 강책, 그의 아들을 데리고 교실로 들어섰고, 사람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러자 모든 학부모들은 경멸의 눈초리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어떤 사람은 심지어 그들의 처지를 고소해하며 골이리의 아들이 교육을 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싶어 하는 눈치였다.골이리는 울분을 참고 애써 웃어 보이며 말했다.“저도 제가 지난 몇 년간 잘못한 것을 입니다. 하지만 제가 저지른 잘못은 제가 감당해야지, 아이까지 힘들게 할 수는 없습니다.”“게다가 저도 이제 잘못을 깨닫고, 여기 계신 강책 님께서 저에게 안정적인 직장까지 구해 주셨습니다. 그러니 제발 제가 개과천선할 기회와, 아들이 유치원에 들어와 공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십시오.”골이리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간절했다.하지만 현실은 아무도 그를 동정하지 않았다.한 여 학부모가 짜증스럽게 말했다.“다 말했으면 이제 나가시죠? 우린 오늘 제도 안배 문제로 학부모 회의를 연 거지 당신 헛소리 들으려고 온 게 아닙니다.”다른 학부모들도 잇달아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옳소, 당신이 와서 헛소리를 해대니 우리 시간을 허비하고 있지 않습니까!”“게다가 당신이 뉘우친다고 그게 뉘우쳐져요? 건달 주제에, 앞이랑 뒤가 완전히 다른데 당신이 한 말을 어떻게 장담해?”“아빠가 건달인데, 아들은 어디 가겠어요? 내가 봤을 땐 그 나물에 그 밥인데, 와서 남을 해칠 생각일랑 마세요.”“맞아요, 아이 인상이 험악하니, 내 아이도 물들까 두렵네.”모두들 저마다 한마디씩 했고, 구용영을 절대로 받아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골이리는 매우 조급하고 화도 났지만, 감히 화를 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급기야 그는 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조아리며 말했다.“제발 제 아들에게 죄를 묻지 말아 주세요, 아이는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아이를 제발 받아주세요.”“저는 아들이 하나뿐인데, 제 아이는 저처럼 키우고 싶지 않습니다.”“제발 부탁입니다, 부탁드려요
강책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마지막으로 물었다.“당신들은 정말 구용영을 받지 않을 작정입니까?”한 학부모가 다급하게 대답했다.“아니, 몇 번을 얘기합니까? 뭘 또 물어봐요?”강책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좋아요, 이렇게까지 거절하신다면, 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네요. 당신들 말이 맞아요, 부모가 저지른 잘못을 아이도 책임 져야 합니다. 여기 앉아있는 여러분 모두 잘 들으시기 바랍니다. 오늘부터 당신들이 저지른 잘못 들은 모두 당신 자식들이 책임을 져야 할 겁니다.”그러자 학부모들은 강책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당최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서로를 쳐다보았다.강책은 손을 뻗어 골이리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일어나, 네 아들이 한 말이 맞아. 이 사람들에게 무릎 꿇을 필요 없어.”골이리는 이를 꽉 깨물고 일어섰다.“나랑 같이 돌아가지.”“네.”강책은 골이리를 데리고 교실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교실 안에 있는 학부모들을 보며 경고하듯 얘기했다.“만약 당신들이 잘못한 걸 깨달았다면, 골이리의 집에 찾아와 사과하세요.”말을 마친 강책은 고개를 돌려 나섰다.그러자 학부모들은 박장대소하며 모두들 바보를 쳐다보듯 강책을 바라보았다.“정신에 문제가 있군, 오히려 우리더러 사과를 하라고? 하하, 어림도 없지.” “특히나 그 골이리 놈은 건달인데 자식도 틀림없이 아빠를 닮았을 거야. 그런데 어떻게 우리 자식들을 그 건달 자식이랑 같은 공간에서 공부를 시키겠어?”사람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하면서 강책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교문 밖.세 사람은 차에 올랐고, 골이리는 한숨을 크게 내쉰 뒤 차를 몰고 그곳을 빠져나갔다.가는 길에 골이리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형님까지도 이 일에 휘말리게 해서 면목 없습니다.”강책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신경 쓰지 않아도 돼. 참, 두 가지 일을 부탁할까 하는데.”“말씀하십시오.”“첫 번째로는, 네 아들을 위해서 지금 당장 광두용 패거리에서 나와. 하지만 너에게 계속
오는 며칠 동안 강책은 기모 엔터테인먼트의 기지 건설에 전념했고, 며칠 뒤면 완공될 예정이었다.골이리는 강책의 분부대로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 집에서 기다렸다.하지만 이 일은 그의 아내를 몹시 화나게 했다, 아이는 유치원에 가지도 못하는데 그는 집에서 가만히 사람들이 사과하러 오기만을 기다리니, 억장이 무너질 노릇이었다.골이리 또한 심적으로 매우 불안했지만, 강책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계속해서 기다렸다.하루, 이틀, 사흘……나흘째 되던 날, 전세가 뒤집혔다.골이리가 집에서 지루하게 집안일을 하던 중에, 갑작스레 한 여자가 집 대문 앞으로 찾아오더니 싱긋 웃으면서 말을 건넸다.“저기, 골이리 씨, 안녕하세요.”골이리는 순간 당황해하며 물었다.“누구십니까?”“저는 화영이 엄마예요. 그게, 저희 집 화영이가 한빛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데, 며칠 전에 만난 적이 있지 않나요?”골이리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가 며칠 전에 일어났던 일을 언급하는 것에 매우 불쾌해 했다.“여긴 무슨 일로 온 거요?”여자는 과일 바구니를 들고 들어왔고, 과일 바구니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저는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려고 온 거예요. 골이리 씨, 제가 깊이 생각해 봤는데 부모의 잘못을 어떻게 아이에게 책임을 강요하겠습니까? 제 생각에는 골이리 씨 아들이 저희 유치원에 오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요.”골이리는 그녀의 말을 듣고는 완전히 넋이 나가 버렸다.그녀의 태도는 며칠 전과는 그야말로 천지차이였고, 어떻게 이렇게 순식간에 태도가 바뀔 수 있는지 영문을 몰랐다.그는 강책 형님이 자신을 속이지 않고 정말 누군가가 자신에게 사과하러 왔다는 사실에 속으로 뿌듯해했다.하지만 그는 강책이 그에게 연약하게 굴지 말고 그들이 사과를 할 때 거들먹거릴 필요가 있다는 말을 했던 것을 떠올렸다. 골이리는 곧바로 차갑게 대답했다.“나는 건달이고, 내 아들은 건달 자식인데, 내 아들을 유치원에 보내면 당신네 자식들이 덩달아 나빠지는 것을 신경 쓰지 않는 거요? 하하,
골이리가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기만 한다면, 그들은 골이리를 대신해서 어떤 일이든 해줄 것만 같았다.그러자 골이리가 웃으며 말을 꺼냈다.“좋아요, 상황을 다 알고 있으니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어요.”“가져온 모든 선물들은 도로 가져가세요, 다 받지 않을 겁니다. 또한 학비를 대신 내줄 필요도 없어요, 저도 그 정도 돈은 있습니다.”“저는 단지 당신들에게 아이는 결백하고, 이런 터무니없는 상황은 감수하지 말았어야 하는 걸 알려주고 싶었을 뿐입니다. 이제 모두 돌아가세요.”그러자 학부모들은 서로를 쳐다보았다.“그럼……”“나중에 아이를 데리고 유치원 등록을 하러 갈 겁니다.”“아이고, 정말 잘 됐습니다.”사람들은 가지고 온 물건을 도로 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골이리의 집을 떠났다.골이리는 기쁨에 겨워 자리에 앉아 천장을 올려다보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구용영이 그에게 와서 말했다.“아빠, 그렇게 좋아?”“아들, 드디어 유치원에 갈 수 있게 됐네. 강책 삼촌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 정말로 사람들이 나한테 사과하는 날이 올 줄이야!”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교장 고덕양은 물건을 잔뜩 짊어지고 안으로 들어왔다.그는 땀을 닦고 웃으며 말했다.“저기, 골이리 씨, 입학 서류에 익숙하지 않을까 봐 일부러 집까지 찾아와서 제가 직접 아이의 입학 수속을 도와주러 왔습니다.”그의 정성 어린 모습은 이전과는 완전 딴판이었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골이리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조차 싫어하면서 그를 다시는 유치원에 발도 못 붙이게 했는데 말이다.하지만 오늘은 그저 웃는 얼굴로 학교 서류들을 잔뜩 들고 왔다. 사람은 역시 자신의 이익에 영향이 갈 때에만 비로소 승복할 줄 안다.골이리는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들,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 앞으로 강책 삼촌처럼 능력 있는 어른으로 자라야 돼. 네 아버지처럼 건달이 될 생각일랑 하지 말고, 알겠지?”구용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같은 시각, 침몽 하이테크의 사무실 안.
강책은 회사 차를 몰고 총책임자 사무실이 있는 빌딩으로 향했다.강을 따라 난 도로를 지날 때, 많은 차들이 멈춰 있었고 사람들이 강가에서 무언가를 쳐다보고 있었다.그중 머리카락이 반 백인 노인이 강변에 주저앉아 울부짖고 있었고, 자신의 손자가 강물에 휩쓸려 갔다고 하소연하는 듯했다.강책은 차를 세우고 인파로 걸어갔다.“무슨 일이죠?”강책이 물었고, 한 할머니가 말을 건넸다.“강변에서 노신사가 아이를 데리고 놀고 있었는데, 글쎄 파도가 밀려오는 거라, 아이는 또 수심이깊은 데로 뛰어들어가서 순식간에 파도에 휩쓸려갔지 뭐예요.”할머니는 먼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보이죠, 아이가 저기 있어요.”강책의 시선은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갔고, 그곳에는 한 아이가 떠다니는 스펀지 블록을 두 손으로 꼭 껴안고 있었고, 파도에 이끌러 이리저리 떠돌고 있었다.만약 그 스펀지 블록이 아니었다면, 아이는 바로 죽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비록 스펀지 블록이 있어도, 아이의 체력으로는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었고, 경찰이 오기까지 기다릴 수 없는 노릇이었다.누군가 즉시 물에 들어가 아이를 구해내야 했다.강책은 단추를 풀어헤치며 강변을 향해 걸어갔고, 차갑고 매서운 바람이 그의 뺨을 스쳤다.거친 바람은 파도를 일으켰고, 강이 세차게 출렁였다.이런 상황에서 인력만으로는 아이를 강에서 구해낼 수 없었다.노인은 바닥에 안장 울부짖으며 지나가는 사람에게 아이를 구해 달라고 빌었다.“아무나 제발 제 손자 좀 살려 주시오, 제발 부탁드립니다.”“만약 아이를 살려 준다면, 사례금 1억 원을 주겠습니다.”“아무나 도와줄 수 없습니까?”1억 원, 일반인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액수였다.하지만 여전히 아무도 아이를 구하려고 나서지 않았다, 돈과 목숨 중에서 그들은 모두 목숨을 택했기 때문이다.이렇게 세찬 파도가 일렁이고 바람이 부는 날씨에, 물에 들어갔다 하면 그 누구라도 살아서 돌아오지 못할 것이었다.현재로서는 구조 대원들이 한시라도 빨리 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전양이 강책을 붙잡으려 했지만 순식간에 사라졌다. ‘풍덩’ 강책은 아이를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들었다.“미친놈, 돈에 목숨 거는 미친놈!” 전양이 뒤에서 강책 욕을 했다.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와, 돈이 좋긴 좋구나, 이렇게 위험한 일에 나서다니.”“하하, 내가 보기엔 그냥 죽으려는 거랑 다름없어 보여.”“맞아요, 아무리 젊어도 저 파도에서는 못 살아날걸요.”그 순간, 거대한 파도가 강책을 덮쳤다. 눈 깜짝할 사이 강책은 사라졌다. 전양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 “제 말이 맞죠? 잘난 척하면서 목숨까지 바치더니.”사람들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갑자기, 한 사람이 강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좀 보세요, 저게 뭐예요?”사람들이 모두 강물을 향해 쳐다봤다. 물에서 누군가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 하지만 놀랍게도 아이 옆에는 강책이었다. 알고 보니 강책이 파도에 휩쓸린 게 아니라 잠영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거센 파도 속에서 오랜 시간 동안 숨 참고 잠영하는 강책의 수영 실력이 그야말로 대단했다. 강책의 수영 실력에 전양조차 놀라 말을 잃었다. 해안가에 앉아 있던 할아버지는 절망하던 눈빛을 반짝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강책이 한 손으로 아이를 안고 수영을 하며 빠르게 해안가로 나올 때 거센 파도가 두 번이나 덮쳤지만 잠영으로 이겨냈다. 몇 분 후, 강책이 아이를 데리고 해안가로 나왔다. 강책의 옷이 물에 흠뻑 젖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강책은 여전히 고른 호흡을 유지하고 있었다. 마치 아직 실력을 다 보여주지 않은 것 같았다. ‘저게 사람이야?’‘진짜 대단하다.’할아버지는 달려가 아이를 안고 눈물을 흘렸다. “우리 손녀, 할아버지 심장 떨어질 뻔했어, 하마터면 이제 못 보는 줄 알았어.”사람들도 아이가 살아 돌아온 것이 기적이라고 모두 감탄했다.모두가 강책을 우러러보며 전양을 무시했다.“수영 팀장은 무슨, 차라리 아마추어가 수영 더 잘 하겠어.”“하하, 절대 살아 돌아올
노인은 돈 때문에 손자를 구해준 것이 아니라는 강책의 말에 감동했다. 지금 세상에 이렇게 능력 있고 책임감 있는 젊은이가 드물다. “은인님,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강책입니다.”노인이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강책에게 주며 말했다. “제 명함입니다. 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네, 알겠습니다.”강책은 명함을 차 안에 두고 손을 흔들며 자리를 떠났다.운전 중 무심결에 명함을 보았다.곤뢰 음반 유한회사, 프로듀서 ‘나성’“프로듀서?”“엔터테인먼트 업계 사람이네? 나중에 같이 일할 기회가 있겠네.”강책은 명함을 챙기고 총책임자 사무실로 향했다.30분 후, 강책은 목적지에 도착해 주차를 했다. 강책은 차에서 내려 옷을 털었다. 옷을 입고 강에 뛰어들어 아이를 구하느라 젖은 옷이 아직 다 마르지 않아 찝찝했다.“빨리 가서 옷 갈아입어야겠다.” 강책이 사무실 건물로 들어와 엘리베이터 앞에 오자 수염 있는 남자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양복 차림에 아주 단정했다.남자는 강책을 보자 불쾌한 표정으로 슬쩍 옆으로 비켜섰다.강책의 차림새가 더럽긴 했다. 결벽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불쾌할 수 있다. 강책이 민망한 듯 구석으로 가서 최대한 남자와 멀리 떨어져 있었다. 이때, 양복 차림에 넥타이를 맨 남자가 달려와 수염 있는 남자에게 말했다. “염 부처관님, 총책임자님이 곧 도착하신다고 합니다. 위에 올라가서 기다리시죠.”알고 보니 남자는 강책을 보자고 부른 염관우였다. 옆에는 비서가 그에게 보고를 하고 있었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강책과 염관우가 차례대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사무실로 가는 동안 염관우는 한숨을 쉬며 걱정스러운 모습을 보였다.염관우가 비서에게 물었다. “내 시행 방안이 통과할 것 같아?”비서도 한숨을 쉬며 말했다. “잘 모르겠습니다. 이 방안이 대중을 위해 각종 대면 조치를 만들어서 대중들이 심사할 때 더욱 쉽고 빠르게 할 수 있지만, 저희 직원들의
염관우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함부로 말하지 마.”민망해진 강책은 구석으로 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잠시 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16층에 도착했다. 강책이 재빨리 내렸다. 염관우와 비서가 동시에 눈살을 찌푸렸다. ‘저 사람도 16층에 볼 일 보러 온 거야?” 비서가 불만스럽게 말했다. “정말 재수 없네요. 저런 지저분한 사람이랑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다니, 오늘 진짜 느낌이 안 좋네요.”몇몇 사람들도 총책임자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사무실 문이 열렸다. 강책이 먼저 들어가려고 하자 비서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 “순서도 몰라요? 부처관님이 계시는데 기어코 먼저 들어가야겠어요?”강책은 유감스러운 듯 웃음을 지으며 먼저 들어가라고 손짓을 했다. 비서가 콧방귀를 뀌며 염관우에게 말했다. “염 부처관님, 저 사람이 먼저 들어가서 사무실 안에 냄새 베기 전에 먼저 들어가세요.”“그래.”염관우도 냄새나는 강책과 같이 있기 싫어 얼른 사무실로 들어갔다. 염관우가 사무실로 들어가자 비서가 강책에게 말했다. “총책임자님 사무실 오면서 옷도 제대로 안 갖춰 입고 왔어요? 그렇게 더럽고 냄새나면 총책임자님 망신 주는 거 몰라요?”“총책임자님이 마음이 넓어서 이해해 주시는 거지, 나 같았으면 이미 해고했을 텐데, 정말 말도 안 되네요.”비서는 말을 끝내고 염관우를 따라갔다. 두 사람이 잇따라 사무실로 들어갔다. 목양일이 두 사람에게 앉으라고 손짓했다. “총책임자님 5분 후면 도착하십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염관우가 웃으며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염과우는 차를 마시자 악취가 풍겼다. 염관우가 옆에 있는 비서를 보며 말했다. “왜 또 냄새가 나지?”비서도 의아해했다. “네, 방금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던 냄새랑 똑같아요.”두 사람이 의아해할 때, 강책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온몸이 물에 젖어 있었으며 신발에 남아 있는 물기 때문에 걸을 때마다 철벅철벅하는 소리까지 났다. 더럽고 악취가 났다. 비서가 다급하게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