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하이테크 안.강책은 회사사람들을 데리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무실로 돌아갔다. 완벽하게 로형민을 이긴 건 최민지 덕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만약 조금이라도 늦게 알게 됬더라면 무슨 꼴을 당했을 지 모른다. 로형민의 계획은 구멍이 많지만 잘못 걸린다면 빠져 나오기 힘들다. 다음에 또 다시 만나게 된다면 더 철저히 방어를 해야할지도 모른다.“양자리, 다음부터 로형민 주시해줘. 잘못 걸리면 데미지가 클 것 같아.” “네, 알겠습니다.”둘이 대화를 하고 오는 중에 정단이 그들에게 다가왔다.“회장님, 회장님 스승님께서 보내신 편지 입니다.” 편지는 윤석현이 보내 온 것으로, 강책은 정단이 건네준 편지를 받아서 열어보았다. 내용을 살피던 강책의 안색이 나빠졌다. 양자리는 궁금한 마음에 “무슨 일 생기신 겁니까?” 라며 물었다. 강책은 아무 말 하지 않고, 편지를 바로 양자리에게 건네줬다. 편지의 내용은 딱 한마디 였다.‘스승에게 좋은 차가 생겼으니, 제자가 와서 같이 마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편지의 내용만으로 보면 전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윤석현이 강책과 함께 차를 마시고 싶은 뜻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어서 양자리가 물었다.“교관님이 총수님과 화해하려는 뜻 아닐까요?” 강책은 미소를 지었다.“내가 교관 밑에서 얼마나 오랜시간 훈련 받았었는데, 그 사람 성격을 내가 모를 것 같아?” 윤석현은 두 얼굴을 가진 사람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그가 상대에게 잘하면 잘할수록 상대에게 다른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과거에 윤석현이 이 수법을 활용해 자신의 제자를 속여 강책을 위로 올린 것이다. 오늘 어쩌면 다시 똑같은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강책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그리고, 그냥 나랑 차만 마실거였으면 전화를 했을거야. 편지를 굳이 보낼 필요가 없잖아?” “네, 그건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편지가 아니라 초대장으로 해석할 수 있어, 만약 전화를 거신다면 내가 거절이라도 할 수 있을텐데 말이야. 스승님의 초대장
방 안으로 들어가자 향 피우는 냄새가 가득했다. 사람에게 좋은 기분을 전해주는 향이였다. 윤석현은 방 한 켠에서 차를 우리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들고는 “왔구나, 이리 와서 앉게나.” 라며 강책에게 말했다. 강책도 더 이상 격식을 차리지 않고 앞에 있는 대나무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는 주위를 한번 둘러보았지만 자신을 모함할 분위기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방 안에 있는 사람은 그 둘과 몇 명 뿐이였으며, 이영호도 없었고, 스파이처럼 보이는 사람도 없었다. 강책의 추측대로 윤석현은 명성을 위해 자신의 구역 안에서 강책을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 몇 초 뒤, 윤석현은 우려낸 차를 가지고 강책에게 따라 주었다.“자, 새로 도착한 서호용정이라는 차야. 한 번 마셔봐.”“감사합니다, 스승님.” 강책은 차를 한 입 마셨다. 곧이어 윤석현이 옆에서 “어떤가?”라며 물었다. 강책은 찻잔을 내려놓고는 민망한 듯 웃었다.“스승님, 저는 차에 대해 잘 모릅니다.한 입으로 특별한 건 느끼지 못합니다.” 윤석현은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하하하하! 그래, 내가 자네처럼 할 말은 다 할 줄 아는 성격을 참 좋아하지. 다른 사람이였으면 모두 나에게 격식을 차리려 했을 거야.” 윤석현은 찻잔을 가리키고는 “이 첫 잔은 아무런 특별한 맛을 느낄 수 없을 걸세, 자네 말이 맞아.” 라며 강책에게 다시 한번 더 차를 따라주었다.“한번 마셔보게.” “네.”강책은 다시 찻잔을 들어 한 입 마셨다. 윤석현이 “이번 차는 무슨 맛인가?” 라며 물었다.“식도로 넘어가는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씁쓸한 맛이 느껴집니다.” 양자리는 강책의 직설적인 말에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하지만 윤석현은 오히려 더 기쁘게 웃음을 터뜨렸다.“자네 말이 맞네. 이번 차는 씁쓸하고 떫어. 목구멍으로 잘 넘어가지 않을 걸세, 책아 만약 방금 전 내게 차가 맛있다고 했다면 화가 났을거야. 역시 넌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구나.” 윤석현은 세 번째로 강책에게 차를 따라주며 “이번 것도
강책은 “스승님, 그냥 말해주십시오.” 라며 말했다. 이어서 윤석현은 강책을 바라보았다.“좋아, 그럼 직설적으로 얘기하겠네. 네 스승을 도와 지금까지 올라온 선수들을 손 쉽게 탈락 시킬 수 있을거야, 마지막에 내 제자에게 일부로 져주면 이영호가 바로 올라가지 않겠어? 책아, 난 네 스승이다. 이영호는 자네의 후배고, 결국 자네에게 해로운 게 없어. 달콤한 차를 준다면, 나도 자네에게 고맙게 생각할 걸세. 자네는 주먹을 날리고, 나는 권력을 쓰게 될 수 있을 거야. 이랬다저랬다 할 필요 없이 우리끼리 손 잡으면 되지 않겠나?” 윤석현은 강책이 이영호를 도와 나머지 선수들을 탈락시키면 이영호를 우승의 자리에 앉히려는 것이였다. 그의 목표는 뻔뻔하기 그지 없었다.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양자리가 점점 초조해졌다. 도리에 맞게 행동한다는 강책의 가치관 때문에 윤석현에 속아 넘어갈까 걱정부터 앞섰다. 이번 자리는 겉으로 보면 아무런 위험이 없으나, 가까이서 보면 위험성이 아주 높다. 하지만 강책은 계속 고개를 들지 않고 차만 들이킬 뿐이였다. 시간이 흐르고, 그는 고개를 들어 윤석현을 바라보았다.“스승님, 외람된 말이지만 혹시 저번에도 스승님의 후배를 이런 식으로 말리시지 않았는지요?” 쿵! 윤석현의 심장이 가라 앉는 것 같았다. 이제 더 이상 둘의 대화는 의미가 없었다.“강책, 스승한테 마음에 걸리는 거라도 있나?” 강책은 찻잔을 내려놓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제가 마음에 걸리는 게 아닙니다. 스승님께서 과거의 자신의 행적을 마음에 두고 계신 거지요. 스승님, 권력을 왜 놓지 못하십니까?” “그만해!”윤석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털고는 “이제 더 이상 할 얘기는 없네. 차도 다 마셨으니 이제 그만 가보게.” 이라며 말을 끝냈다. 결국 대화의 마지막도 좋지 않게 끝이 났다. 강책은 자리에서 일어나 윤석현에게 마지막 존경의 표시로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스승님, 안녕히 계십시오.” 강책은 한치의 머뭇거림 없이 뒤를 돌아 자리를 빠져나왔
돌아가는 길.차가 호위대를 벗어나고 강책은 차갑게 말을 꺼냈다.“늘 푸른 약국 임시점포로 가.” 양자리가 “모가부자가 점포를 어떻게 했는 지 보러 가시는 겁니까?” 라며 물었다. 강책은 숨을 꾹 참고는 “아니, 치료해야해.” 라며 말했다. 양자리는 잠시 멈칫하더니 바로 방금 전 차를 떠올렸다.“총수님께서 방금 마신 차가 혹시?” 강책은 더 이상 말을 내뱉지 못했다. ‘침’ 만으로 독성을 제압하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에겐 오직 30분 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만약 독성을 남은 시간 내에 빼지 못한다면 윤석현의 계획대로 흘러갈 수 있는 것이다. 양자리는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는 속도를 올려 늘 푸른 약국의 임시점포로 향했다. 빠르게 달려 15분도 되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 할 수 있었다.“총수님, 도착했습니다.” 차가 멈추고, 양자리는 다급하게 문을 열어 강책을 부축한 뒤 약국 안으로 들어갔다.“모사장님!”양자리의 외침에 모지안이 약국에서 나왔다. 곧이어 강책의 모습을 보고는 아무 말 없이 바로 빈 방을 내주고는 두 사람이 강책을 같이 방 안으로 부축했다. 모지안은 다급하게 “스승님, 무슨 일 이에요?” 라며 강책에게 물었다. 강책은 더 이상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간단하게 “종이, 펜이 필요합니다.” 라며 답했다. 모지안은 빠른 속도로 강책에게 종이와 펜을 가져다 주었다. 강책은 종이에 약 이름을 적고는 모지안에게 건넸다. 그는 종이를 쭉 훑어보았다. 대부분의 약재료는 있었지만 ‘거머리’ 는 구할 수가 없었다. 강책은 손을 들고는 “제 집에 있습니다.” 라며 말했다. 이어서 양자리에게 열쇠를 주었다. 양자리는 집으로 가 거머리를 가져오고, 모지안은 다른 약재료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모지안은 뜨거운 물을 잔뜩 담은 큰 통에 강책이 적어준 약재료를 분배하여 넣었다.“스승님, 약 준비했습니다!” 강책은 상하의를 탈의하고, 약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어서 모지안이 약재료로 쓰이는 뱀 종류를 약물 안에 풀었다. 뱀이 물 안에서 꿈틀거리자
거머리들이 피를 빨기 시작했다. 여러 마리의 거머리들을 더 올리자 강책 등 뒤에 있던 피멍울이 모두 깨끗하게 사라졌다. 모지안은 양자리에게 “여기서 제가 보고 있겠습니다. 얼른 가셔서 보혈할 수 있는 약재와 음식을 준비해주세요.” 라며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양자리는 바로 행동에 옮겼다. 그렇게 15분이 또 한번 더 지나고, 강책의 등 뒤에 있던 피멍울이 모두 사라졌지만 그의 안색은 창백하기 그지 없었고, 입도 마른 상태였다. 시간이 흐르자 거머리들이 강책 체내 안에 있는 피를 흡수하기 시작했다.“안돼!”모지안은 빠르게 거머리들을 모두 하나씩 빼내려고 했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거머리들은 강책의 등에 착 달라붙어 모지안이 빼내려고 해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거머리들이 피 때문에 내려오지를 않습니다. 어쩌죠?” 강책은 눈을 감은 채로 딱 한마디를 내뱉었다.“불입니다.” “아, 불!”모지안은 계산대에 가서 양초를 들고 와 라이터로 불을 켰다. 그리고 거머리들을 향해 양초를 비췄다. 몇 초도 되지 않아 거머리들이 모두 약물 안으로 떨어졌다.“스승님, 얼른 나오셔야 합니다.” 그는 양초를 내려놓고 강책을 부축한 뒤, 물을 닦아내고 새로운 옷을 입혀 주었다. 이때, 양자리가 보혈할 수 있는 약을 가져왔다.“총수님, 약입니다!” “그래.”강책은 약을 건네 받을 힘조차 남아있지 않아 모지안이 그를 잡고, 양자리가 한 숟가락씩 먹여주는 수 밖에 없었다. 약 한 그릇을 다 마시고 나서야 강책의 호흡이 회복되었다.“아마 몇 시간은 쉬어야 할거야. 다른 사람이 오지 않게 잘 봐주게나.” “충성!”두 사람은 강책을 위해 침대를 정리한 뒤, 그를 눕혔다. 양자리는 안에서 강책을 지키고, 모지안은 밖에서 어떠한 사람도 출입을 금하게 앞에서 지키고 있었다. 심지어 큰 소리도 나지 않게 주의를 주었다. 5시간이 지날 때 쯤, 강책이 눈을 떴다. 제일 먼저 눈을 뜬 뒤에 내뱉은 말은 “보약이 더 필요해.” 였다. 양자리는 바로 행동으로
양자리의 말 대로라면 사람들을 데리고 호위대로 찾아가 윤석현과 싸워야 한다. 그의 말에 강책은 그저 아무말 하지 않은 채 양자리를 계속 바라만 볼 뿐이였다. 양자리는 한숨을 내쉬고는 어깨를 올렸다.“그렇게 쉽지 않다는 거,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총수님, 이번 일은 제가 그냥 이렇게 넘어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강책이 입을 열었다.“절대로 넘어갈 리는 없어. 하지만, 또 쉽게 행동해서는 안돼. 스승님이 원하는 건 이영호의 입신양명이야. 내가 그 길을 막게 된다면, 스승님께 제일 큰 복수가 될거야.” “네! 좋습니다! 교관님이 원하시는 게 권력 아닙니까, 그렇다면 그 길을 막고만 있으셔도 화가 잔뜩 나실게 뻔합니다.” 오늘 사건으로 인해 강책과 윤석현의 스승과 제자 사이는 이렇게 끝이 났다. 다음에 만나게 된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적’이라는 신분으로 대하는 수 밖에 없다. 양자리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총수님께서는 처음부터 그 차에 독이 있다는 걸 아시고 계셨습니까?” “응.” “왜 마신겁니까?” 강책은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내 스승이야. 아무런 곳에 의지할 수도, 아무런 능력도 없던 나를 길러주신 분이야. 그 분은 나에게 있어 감사한 분이야, 이건 변함이 없어. 그래서 은혜를 갚는 다는 생각에 독이 든 차를 마셨을 뿐이야.” “위험했습니다. 그 차에 들어간 독성이 조금만 강했어도 총수님 목숨이 날아갈 뻔 했습니다.” 강책이 미소를 지었다.“아니야. 내가 말했지, 윤석현은 자신의 명성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자신의 제자를 바로 앞에서 죽이는 꼴은 만들지 않아. 나한테 독약을 탄 건 어쩌면..” 강책은 말을 다 하지 못하고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모레가 선발 대회야, 이럴 시간이 없어. 빨리 휴식을 취해서 회복하는 수 밖에 말이야. 내일 스케줄 모두 비우도록 해.” “네, 알겠습니다.” 강책은 방 안에서 쉬며, 하루 종일 몸의 회복에 온신경을 썼다. 완전히 회복이 된 건 아니지만 80%정도는 돌아
머리를 조아리고 사과하라고?그 두 사람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걸어 나왔다."이 미련한 돼지 같으니라고, 지금 우리더러 사과를 하라고? 그럴 재간이 있는 건가?"재간? 허선우는 팝콘을 삼킨 뒤 입을 닦고 말했다."그렇다면 우리 재간을 보여줄 수밖에!"말이 끝나자, 순간적으로 한 사람의 목을 움켜쥐고 쏜살같이 움직이며 다른 한 사람을 들어 올렸다.다른 한 명은 도와주려다 눈 깜짝할 사이에 허선우의 다른 한 손에 넘어갔다.허선우는 한 손에 한 명씩, 마치 병아리를 든 것 마냥 수월해 보였다. "허, 너희 둘이 감히 날 의심해? 썩 꺼져라!"그는 조금 힘을 주자 두 사람은 동시에 날아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져 피를 토했다.허선우는 손을 털고 손을 뻗어 음료수 한 병을 집어 들고 꿀꺽꿀꺽 들이켰다.많은 사람들이 보고 저도 모르게 간담이 서늘해졌다.원래는 허선우가 자신의 아버지로 인해 선발된 돼지인 줄 알았는데, 이 돼지의 실력이 이렇게 대단해서 눈 깜짝할 사이에 두 명의 고수들을 해치울 줄이야. 그는 방금 너무 빨라서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손을 댔는지 제대로 볼 수조차 없었다.역시 사람은 겉모습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허선우는 음료수를 마시며 강책의 앞을 지나갔고, 그를 보며 웃었다."당신은 이전 수라 군신인 강책이군요. 잃어버린 자리를 다시 되찾으려 하다니, 부끄럽지도 않나 보네요."그러면서 그는 일부러 반쯤 마신 음료수 병을 강책에게 던졌다.강책이 몸을 움직이지 않고 손을 가볍게 내리치자 음료수 병은 허선우 앞에, 그것도 그가 막 발을 내디디려던 자리에 떨어졌다.꽈당.허선우는 자신의 음료수 병을 그대로 밟고 똑바로 서 있지 못하고 우당탕 소리를 내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아악!!!"허선우는 소리를 지르며 입을 가리고 아파했다.모든 사람들이 즐거워했고, 정말 자업자득이 아닐 수 없다고 느꼈다.하필이면 강책을 건드리다니, 여기서 강책이 얼마나 센지 누가 모르는가? 허선우는 일어나 강책을 가리키며 소리쳤다."감히 날 건드려
1차 심사가 정식으로 시작됐다. 강책은 그의 열쇠를 손에 쥐고 방으로 들어섰고, 그를 제외한 10명도 모두 1등 고수들이었다.선발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은 적어도 자신의 능력에 자신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허선우도 이 사람들 중에 있다. 그는 닭 다리 튀김을 먹으며 말했다."원수도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강책, 오늘 나랑 같은 방에 들어왔으니 정말 재수 없게 됐군!" 강책은 별 반응이 없었다.누구와 같은 방을 배정 받든, 모두 목숨을 걸고 죽여야 하는 것이다.그게 허선우든, 다른 사람이든 강책에게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징이 울리면서 한 시간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나머지 세 방은 곧 싸움이 벌어졌고, 모두가 유일한 자리를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는데, 강책이 있는 이 방은 유독 이상했다. 모두가 강책의 실력을 꺼리는 바람에 결국 모두의 시선이 강책에게 쏠리게 된 것이며, 그들이 보기에 강책을 해결하지 않고는 누구도 이 방을 나갈 수 없을 것 같았다.나머지 10명은 상의도 없이 자발적으로 동맹을 완성했다. "강책, 당신 인맥이 안 좋은 것 같네요."허선우가 웃으며 말했다. 강책은 외투를 벗어 바닥에 던지고 양손에 붕대를 감은 채 한숨을 내쉬며 건너편 10명을 바라보았다."이렇게도 괜찮지, 시간도 아끼고 말이야. 한꺼번에 덤벼요."그러자 나머지 사람들이 서로를 쳐다보았다. "하하, 강책 당신이 대단한 건 알고 있었지만, 강자 중에 강자가 있기 마련인데 말이야. 우리도 그렇게 만만한 상대는 아닌데, 당신이 이렇게 말하면 너무 얕잡아 보는 것 같네요!"강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해하셨군요. 저는 사람을 얕잡아 본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제 눈에는 당신들은 사람이 아니라 썩은 나무이기 때문이죠.""건방지기는!"무술을 연마하는 사람들은 모두 한 성질 하는 사람들인데, 어떻게 강책의 이런 모욕적인 말에 그냥 당하고만 있겠는가? 순식간에 두세 사람이 돌진했다."동작이 너무 느리군."강책은 몸을 피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