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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87화

강책은 “스승님, 그냥 말해주십시오.” 라며 말했다. 이어서 윤석현은 강책을 바라보았다.

“좋아, 그럼 직설적으로 얘기하겠네. 네 스승을 도와 지금까지 올라온 선수들을 손 쉽게 탈락 시킬 수 있을거야, 마지막에 내 제자에게 일부로 져주면 이영호가 바로 올라가지 않겠어? 책아, 난 네 스승이다. 이영호는 자네의 후배고, 결국 자네에게 해로운 게 없어. 달콤한 차를 준다면, 나도 자네에게 고맙게 생각할 걸세. 자네는 주먹을 날리고, 나는 권력을 쓰게 될 수 있을 거야. 이랬다저랬다 할 필요 없이 우리끼리 손 잡으면 되지 않겠나?”

윤석현은 강책이 이영호를 도와 나머지 선수들을 탈락시키면 이영호를 우승의 자리에 앉히려는 것이였다. 그의 목표는 뻔뻔하기 그지 없었다.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양자리가 점점 초조해졌다. 도리에 맞게 행동한다는 강책의 가치관 때문에 윤석현에 속아 넘어갈까 걱정부터 앞섰다. 이번 자리는 겉으로 보면 아무런 위험이 없으나, 가까이서 보면 위험성이 아주 높다. 하지만 강책은 계속 고개를 들지 않고 차만 들이킬 뿐이였다. 시간이 흐르고, 그는 고개를 들어 윤석현을 바라보았다.

“스승님, 외람된 말이지만 혹시 저번에도 스승님의 후배를 이런 식으로 말리시지 않았는지요?”

쿵! 윤석현의 심장이 가라 앉는 것 같았다. 이제 더 이상 둘의 대화는 의미가 없었다.

“강책, 스승한테 마음에 걸리는 거라도 있나?”

강책은 찻잔을 내려놓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제가 마음에 걸리는 게 아닙니다. 스승님께서 과거의 자신의 행적을 마음에 두고 계신 거지요. 스승님, 권력을 왜 놓지 못하십니까?”

“그만해!”

윤석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털고는 “이제 더 이상 할 얘기는 없네. 차도 다 마셨으니 이제 그만 가보게.” 이라며 말을 끝냈다. 결국 대화의 마지막도 좋지 않게 끝이 났다. 강책은 자리에서 일어나 윤석현에게 마지막 존경의 표시로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스승님, 안녕히 계십시오.”

강책은 한치의 머뭇거림 없이 뒤를 돌아 자리를 빠져나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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