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조아리고 사과하라고?그 두 사람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걸어 나왔다."이 미련한 돼지 같으니라고, 지금 우리더러 사과를 하라고? 그럴 재간이 있는 건가?"재간? 허선우는 팝콘을 삼킨 뒤 입을 닦고 말했다."그렇다면 우리 재간을 보여줄 수밖에!"말이 끝나자, 순간적으로 한 사람의 목을 움켜쥐고 쏜살같이 움직이며 다른 한 사람을 들어 올렸다.다른 한 명은 도와주려다 눈 깜짝할 사이에 허선우의 다른 한 손에 넘어갔다.허선우는 한 손에 한 명씩, 마치 병아리를 든 것 마냥 수월해 보였다. "허, 너희 둘이 감히 날 의심해? 썩 꺼져라!"그는 조금 힘을 주자 두 사람은 동시에 날아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져 피를 토했다.허선우는 손을 털고 손을 뻗어 음료수 한 병을 집어 들고 꿀꺽꿀꺽 들이켰다.많은 사람들이 보고 저도 모르게 간담이 서늘해졌다.원래는 허선우가 자신의 아버지로 인해 선발된 돼지인 줄 알았는데, 이 돼지의 실력이 이렇게 대단해서 눈 깜짝할 사이에 두 명의 고수들을 해치울 줄이야. 그는 방금 너무 빨라서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손을 댔는지 제대로 볼 수조차 없었다.역시 사람은 겉모습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허선우는 음료수를 마시며 강책의 앞을 지나갔고, 그를 보며 웃었다."당신은 이전 수라 군신인 강책이군요. 잃어버린 자리를 다시 되찾으려 하다니, 부끄럽지도 않나 보네요."그러면서 그는 일부러 반쯤 마신 음료수 병을 강책에게 던졌다.강책이 몸을 움직이지 않고 손을 가볍게 내리치자 음료수 병은 허선우 앞에, 그것도 그가 막 발을 내디디려던 자리에 떨어졌다.꽈당.허선우는 자신의 음료수 병을 그대로 밟고 똑바로 서 있지 못하고 우당탕 소리를 내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아악!!!"허선우는 소리를 지르며 입을 가리고 아파했다.모든 사람들이 즐거워했고, 정말 자업자득이 아닐 수 없다고 느꼈다.하필이면 강책을 건드리다니, 여기서 강책이 얼마나 센지 누가 모르는가? 허선우는 일어나 강책을 가리키며 소리쳤다."감히 날 건드려
1차 심사가 정식으로 시작됐다. 강책은 그의 열쇠를 손에 쥐고 방으로 들어섰고, 그를 제외한 10명도 모두 1등 고수들이었다.선발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은 적어도 자신의 능력에 자신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허선우도 이 사람들 중에 있다. 그는 닭 다리 튀김을 먹으며 말했다."원수도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강책, 오늘 나랑 같은 방에 들어왔으니 정말 재수 없게 됐군!" 강책은 별 반응이 없었다.누구와 같은 방을 배정 받든, 모두 목숨을 걸고 죽여야 하는 것이다.그게 허선우든, 다른 사람이든 강책에게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징이 울리면서 한 시간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나머지 세 방은 곧 싸움이 벌어졌고, 모두가 유일한 자리를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는데, 강책이 있는 이 방은 유독 이상했다. 모두가 강책의 실력을 꺼리는 바람에 결국 모두의 시선이 강책에게 쏠리게 된 것이며, 그들이 보기에 강책을 해결하지 않고는 누구도 이 방을 나갈 수 없을 것 같았다.나머지 10명은 상의도 없이 자발적으로 동맹을 완성했다. "강책, 당신 인맥이 안 좋은 것 같네요."허선우가 웃으며 말했다. 강책은 외투를 벗어 바닥에 던지고 양손에 붕대를 감은 채 한숨을 내쉬며 건너편 10명을 바라보았다."이렇게도 괜찮지, 시간도 아끼고 말이야. 한꺼번에 덤벼요."그러자 나머지 사람들이 서로를 쳐다보았다. "하하, 강책 당신이 대단한 건 알고 있었지만, 강자 중에 강자가 있기 마련인데 말이야. 우리도 그렇게 만만한 상대는 아닌데, 당신이 이렇게 말하면 너무 얕잡아 보는 것 같네요!"강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해하셨군요. 저는 사람을 얕잡아 본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제 눈에는 당신들은 사람이 아니라 썩은 나무이기 때문이죠.""건방지기는!"무술을 연마하는 사람들은 모두 한 성질 하는 사람들인데, 어떻게 강책의 이런 모욕적인 말에 그냥 당하고만 있겠는가? 순식간에 두세 사람이 돌진했다."동작이 너무 느리군."강책은 몸을 피함과
마지막으로, 강책은 허선우에게로 몸을 돌렸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패했고, 허선우만 남았다.강책은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나를 제대로 교육해 주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지금 그 기회가 왔는데 왜 가만히 있는 거죠?" 허선우는 조금도 서두르지 않고 담담하게 대답했다."조급해하지 말죠, 아직 때가 안 됐으니까.""네? 그럼 언제까지 기다릴 겁니까?""그건......"허선우는 손목시계를 한 번 쳐다보고는 문득 물었다."강책 씨, 지금 몸이 좀 나른한 것 같지 않나요?"강책은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그게 무슨 말이죠?"허선우가 웃었다.“내가 듣기로는, 엊그제 당신의 스승은 윤석현과 같이 차를 마셨다면서요? 그것도 세 잔이나."강책은 눈을 가늘게 떴다."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지?"그러자 허선우는 음산하게 말했다."그렇다면 그 세 잔의 차 안에 약이 들어갔다는 걸 알고 있나요?"강책은 매우 놀란 눈치였다."그럴 리가? 헛소리는 하지 말지!"그러자 허선우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웃어대기 시작했다."하하하하, 죽기 직전까지도 모르고 있었나 보죠? 당신 스승님이 당신을 불러낸 이유가 바로 당신이 자신의 길을 막을까 봐 차에 독을 넣은 겁니다. 당신을 없애기 위해서죠!"강책은 전혀 믿지 않는 눈치였다."당신은 나를 이간질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내 스승님이 정말로 독을 넣었다고 해도, 그걸 어떻게 안다는 거죠?"허선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꾸했다."당연히 알죠. 윤석현 그 늙은 여우가 나랑 손을 잡았기 때문이죠. 그는 진작에 심사위원을 매수해서 당신과 나를 한 방에 넣은 겁니다. 그리고 내가 할 일은 당신의 몸에 독이 완전히 퍼져서 온몸이 나른하고 힘이 없어 싸움도 할 수 없을 때 내가 당신 목을 비틀어버리는 겁니다."그는 말을 하면 할수록 격양됐다."윤석현이 왜 나랑 손을 잡은 지 압니까? 그는 당신 몸에 독이 퍼졌어도 당신을 죽일 수 없을까 봐, 그래서 보험을 한 개 더 추가한 겁니다! 강책 씨, 당신은 아직도
지금 이 순간 현장 객석에는 여러 세력들이 관전을 하고 있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흥분한 사람은 바로 윤석현이었다. 그는 의자에 앉아서 한 방향만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3번 방! 다른 방 몇 개는 전부 신경 쓰지 않았고, 그가 신경 쓰는 것은 오직 3번 방이었으며 단지 그것이 강책이 있는 방이기 때문이었다!윤석현은 손에 염주를 쥐고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3번 방문을 노려보았다.시간 추산에 따르면, 지금쯤 강책은 이미 온몸에 독이 퍼져 힘이 없고, 그저 수동적으로 얻어맞기만 할 것이다. 허선우의 능력으로는 반격할 힘이 없는 강책을 상대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믿었다. "허선우, 이제 나와야지."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쾅'하는 큰 소리가 들렸고, 3번 방의 벽이 심하게 흔들렸다. 도대체 무슨 괴력이길래 벽면까지 흔들리게 한다는 말인가? 안에서는 도대체 어떤 전투를 벌이고 있는 거지? 정말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 안지영은 한숨을 쉬며 슬픈 듯이 말했다."이제야 만족을 하는 거예요?"윤석현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활짝 웃었다.아까는 말할 필요도 없이, 분명 허선우가 강책을 혼내주는 상황에서 발생한 진동일 것이다.원래 강책은 쉽게 길을 갈 수 있었는데, 굳이 자신을 불쾌하게 하려고 하다니.쌤통이다. 그가 이렇게 마음속으로 생각한 것을 입 밖으로 다 내뱉을 수는 없었다. 윤석현은 여전히 슬픈 얼굴로 말을 꺼냈다."여보, 걱정하지 마. 내가 반드시 강책을 위해 성대하게 장례를 치를 거니까." "강책이 죽은 후의 모든 것은 스승으로서 내가 적절하게 처리를 할 거야."듣기에는 좋은 말이었지만, 사람이 죽었는데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안지영은 슬그머니 눈물을 훔치며 슬픈 기색으로 말했다."강책이 얼마나 좋은 아이인데요, 요 몇 년 동안 우리가 얼마나 덕을 봤어요? 그런데 이렇게 그 아이를 해치려고 하다니요. 영감님, 이러면 우리는 천벌을 받을 거라고요!""에휴, 들어줄 가치도 없군."윤석현은 더 이상 이
"말도 안 돼, 이럴 리가 없잖아?""강책이 어떻게 아직도 걸어 나올 수 있단 말이지? 이건 말이 안 돼, 이렇게 돼서는 안 된다고!"윤석현은 매우 다급해졌고, 그의 상상 속에서 강책은 지금쯤 맞아 죽어 있었다. 그는 강책이 어떻게 독이 온몸에 퍼진 상황에서도 허선우를 이길 수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독약에 문제가 있었던 건가?"윤석현은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는 없다.그 독약을 수없이 실험해 보았지만 사람은 물론 사자나 코끼리도 살아남지 못하는 맹독이다. 그러나 강책을 보니 독약을 먹은 사람의 모습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정말 황당무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쪽에서 안지영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영감님, 강책의 지략과 실력은 모두 당신의 상상을 훨씬 초월한 것 같네요. 지금의 강책은 생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성장한 것 같은데요."윤석현은 털썩 주저앉았다.때마침 강책은 그들 앞을 지나다가 고개를 살짝 돌려 윤석현을 바라보았고, 그 눈빛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말할 필요도 없이, 강책은 무언가를 알아차린 눈빛이었으며 어쩌면 이미 다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윤석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중얼거렸다.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네. 이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강책을 없애 버려야 돼! 무슨 수를 써서라도!"곧이어 1,2,4번 방의 문도 열렸고, 이영호와 다른 두 남자가 문에서 나왔다. 심사위원이 정식으로 발표를 했다."제가 생각한 시간보다 더 빨랐네요. 저는 난타전이 될 줄 알았는데 방마다 실력 있는 고수들이 있어서 10분도 안 돼서 승부가 끝이 나버렸습니다."사실, 강책과 이영호 두 사람만이 그들의 본래 실력으로 뚫고 나온 것이며, 다른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돈과 권력에 의지해 다른 사람을 이겼으니 실제 실력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었다. 심사위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합격자 4명은 15분 정도 휴식을 취한 뒤 2차 심사를 하겠습니다."강책과 다른 참가자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졌고, 윤석현은 얼른 일
윤석현은 처음에는 아무 반응도 없이 '응' 소리를 내더니 이내 이 말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자신이 더 이상 가치가 없다는 것이 무슨 뜻이지? "뭐라고?"이영호는 어깨를 으쓱했다. "스승님께서 강책을 다루는 마지막 방법을 내게 다 말해줬으니 이제 스승님은 아무 가치도 없다는 말이죠. 스승님, 이제 더 이상 제가 당신을 곁에 둘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요?"윤석현은 깜짝 놀랐다.그는 이영호가 이런 마음을 가질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게다가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말이다. "함부로 말하지 말거라!"윤석현은 뒤로 몇 걸음 물러섰고, 줄곧 그 만이 다른 사람을 계산했을 뿐, 다른 사람이 그를 계산한 적은 없었다. 이영호는 한발 한발 다가서며 말했다. "이따가 강책과 싸우면 지거나 이기거나, 둘 중 한 가지 결과만 있겠죠.""진다면 저는 스승님의 눈에 이용 가치가 없는 물건이나 다름없을 거고, 다른 제자를 대하듯 저를 처분해 버리겠죠.""하지만 내가 이기면…나는 수라 군신이 되겠죠. 저는 정말 그 강책처럼 수라 군신이 되어서도 늙은이에게 휘둘리고 싶지 않은걸요. 그러니 스승님을 없애야겠죠.""그러니까 내가 지든 이기든 저는 스승님을 제거해야 합니다.""스승님, 죽을 준비가 되셨나요?"이영호는 윤석현을 노려보았고, 윤석현은 다급해 죽을 지경이었다. 그는 평생 동안 자신의 스승과 제자를 모두 한 번씩 뒤통수를 쳤지만, 결국 자신은 이영호 이 개자식의 손에 넘어갈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는 매우 불쾌했고, 이영호가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오는 것을 보고만 있을 뿐 그는 전혀 방법이 없었다. 중상을 입고 나이가 든 노인이 어떻게 흉악한 늑대의 적수가 될 수 있겠는가?"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그가 큰 소리로 외쳤다. 하지만 누가 그를 구하러 오겠는가?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하기 위해, 그는 이영호를 아무도 발견할 수 없는 이 숨겨진 곳으로 데려왔고, 살려달라고 외쳐도 아무도 들을 수 없을 것이다.네 글자로 표현하자면, 자업자득이다.이영
심사위원은 경기 규칙을 발표한 뒤 무대를 떠나 최종 4명의 참가자에게 무대를 맡겼다.그들은 무대 네 귀퉁이에 서서 서로를 바라보았고, 북소리와 함께 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강책과 이영호는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 눈에는 서로만 보이고 다른 두 사람은 전혀 안중에도 없다.다른 두 사람도 매우 당황했다.능력으로 따지면 강책과 이영호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을 건데, 이를 어떡하지?그중 한 사람은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며 주머니에서 지폐를 한 움큼 꺼내더니 말을 했다."어이, 너희 셋 잘 들어. 당신들이 먼저 무대에서 뛰어내리기만 하면 내가 너희들에게 현금 20억씩 줄게!"20억? 무대 위의 나머지 세 명이 20억을 마음에 들어 할까? 이영호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다가 담담하게 말했다."3초 줄게, 너 혼자 꺼져."그 사람은 이영호의 눈빛에 놀라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셋.""둘.""하나!"이영호는 앞으로 두 걸음 더 나갔고, 그 사람은 소리를 지르며 몸을 돌려 무대에서 뛰어내리며 반항할 용기도 내지 않았다. "쓸데 없는 놈."이영호는 또 옆 사람을 쳐다보며 말했다."어이, 너도 빨리 꺼져, 내 말 안 들려?"그러자 그 사람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감히 나한테 그런 말을 해? 우리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건가? 네가 뭐라도 되는……"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영호는 쏜살같이 달려들어 그의 멱살을 움켜잡았다."네 아버지가 누군지 난 몰라, 하지만 내가 아는 건 네 아버지가 곧 시체를 수습하러 올 거라는 거지."말을 마치자 그는 팔을 그 사람의 목에 걸치고 두 팔에 앞뒤로 동시에 힘을 주어 딸깍 소리를 내며 그 사람의 목을 비틀어 부러뜨렸다.순식간에 그는 즉사했다. "내려가!" 이영호는 발로 그 사람의 시체를 무대에서 걷어찼다. 그의 수단은 매우 악랄했고, 모두 듣도 보도 못한 것들이며 무대 아래에서 보는 사람들은 두려워서 자신의 목을 만졌다.다른 건 몰라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죽이
"스승님이……"강책은 한순간에 넋을 잃었다. 비록 윤석현과의 갈등이 매우 깊었지만, 강책과 윤석현은 사제지간이며 아름다운 과거가 있었고, 윤석현이 직접 강책을 키운 것은 사실이다. 한이 한으로 돌아가도 은혜는 잊을 수 없다.강책은 두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살짝 젖혀 울분을 풀었다.윤석현은 이리저리 머리를 굴렸지만 결국 자신은 지켜내지 못했고, 자신이 이런 식으로 세상을 떠날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을 즐겨야 한다는 말은 틀리지 않았다. 항상 내일을 기대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내일이 반드시 있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강책은 눈을 뜬 뒤 이영호를 바라보았다. 이영호가 웃으며 두 팔을 벌렸다."왜죠? 물어볼 필요가 있나요? 내가 선배처럼 평생 윤석현의 통제를 받아야 하나요? 선배, 나한테 고마워해야죠, 내가 정말 선배를 도와 큰 문제를 제거한 셈입니다. 내가 아니면 언제까지 윤석현에게 속아넘어갔을지 모르는 거니까요."이 말은 틀리지 않았다. 윤석현이 죽지 않았다면, 그는 반드시 평생 강책을 이용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것도 강책을 도운 셈인가?강책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내가 스승님께 원한이 있든 없든, 너와 나는 오늘 단 한 사람만이 살아나갈 수 있을 거야." 이영호는 고개를 끄덕였다."비록 나와 선배의 의견이 종종 다르긴 하지만, 선배의 그 말에는 동의해요. 내가 무대 위에 올라선 순간부터 선배를 살려둘 생각은 없었어요.""그래, 좋은 기세야."처음으로 강책은 진지한 자세를 취했고 그의 두 눈은 이영호에게 고정되었다. 강책은 이영호에게 달려들었고, 그 속도는 육안으로 따라갈 수 없을 정도였다.이영호는 자신의 스피드가 충분히 빠르다고 생각했지만 강책 앞에서는 여전히 녹록지 않았다.이영호가 반응 하기도 전에 강책의 주먹은 이미 그에게로 향하고 있었다.퍽!주먹이 단단하게 이영호의 어깨를 내리쳤고, 순간 그의 어깨는 탈구되었다."아직 안 끝났어."강책은 높이 날아올라 두 무릎을 이영호의 양쪽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