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는 오영감의 행동이 의외라고 느껴졌다. 이번의 실패로 인해 강책과의 결투를 잠시 멈추게 할 줄 알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의심을 품은 채 말했다.“아버지, 지금 강책 기세가 너무 셀텐데, 여기서 잠시라도 쉬는 게 어때요? 이럴 때 잘못하면 큰 일 날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오영감은 차가운 말투로 “왜, 이 아버지한테 믿음이 사라진 거냐?”라며 물었다. “아니요, 저는 그냥 타이밍이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요.” “로라야, 네가 틀렸어. 지금이 바로 그 타이밍이야!” “네?” “모가집안의 재건설을 위해 강책이 몇 천만원을 후원했어. 이 일은 의학계에 있어 큰 영향과 의미가 될거야.”로라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고 있어요. 지금 강책은 경성의 의약계에서 ‘신’ 이랑 비슷한 존재 잖아요.” 오영감이 답했다.“하지만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는 법.” “아버지, 혹시 후원에 손을 쓰신 거에요?” “반 쯤 정확해.” “아버지 대단하시네요.” “만약 우리가 바로 돈을 건드린다면 훔쳤든, 빼았든 멍청한 꼴을 보이는 거야. 경찰은 금방 알게 될거거든, 강책에게도 큰 영향은 가지 않아. 오히려 저 단체들을 단단하게 해주는 것 뿐이야. 우리가 해야할 건, 후원한 단체에 손을 써야 한다는 거야. 강책과 경성 의약계를 갈라 놓는 거지.” “어떻게 하시게요?” “귀를 가까이 대보렴.”이어서 오영감은 구체적인 행동방안을 로라에게 알려 주었다. 로라는 인상을 짓고는 “아버지, 이 방법이 확실하게 통할까요? 뒤집어 씌우고 모함하는 방법은 쉽게 알아낼 수 있어요.”라며 말했다. 오영감이 미소를 지었다.“진짜 그럴까? 로라야, 넌 너무 어려.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우여곡절을 겪어야 한다는 말 알고 있어? 네 손에 상처를 내어서, 제일 좋은 약을 쓴다고 해도 상처는 남을 거야. 강책을 한 번에 처리하는 게 아니라 강책 몸에 상처를 남게 하는 거야. 훗날, 의약계에 있는
“허, 비가 왜 갑자기 내리는 거야?”모지안은 서류를 꺼내고는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이다. 후원 받은 서류가 젖었으면 스승님한테 뭐라 말해야 할지 몰랐는데”모지안은 커피를 마시면서 창문을 바라보았다.“비가 언제 멈출라나?” 강책은 별장을 들를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 짧은 끈치마를 입은 여자가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머리 위로 가방을 들었지만, 온 몸이 다 젖어있었다. 보아하니 대학생 같았다. 여자는 카페 안을 훑고는 모지안 앞 자리가 비어 있는 것을 보고 그를 향해 걸어갔다. 이어서 머리를 뒤로 넘기고는 미소를 지은 채 물었다.“여기 앉아도 되나요?” 여자의 목소리는 똘망똘망했다. 그리고 머리를 넘길 때 나는 향기로운 냄새와 예쁜 미소에 모지안은 그녀에게 완전히 홀려버렸다. 사실 모지안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 약국에서는 청춘느낌 가득한 여대학생을 찾아 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녀를 본 순간,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네,네.”모지안은 당황해서 말을 더듬거렸다. 여자를 처음 대하는 사람과 같았다. 여자는 자리에 앉아 옷을 정리했다. 모지안은 고개를 푹 숙였지만, 참지 못하고 고개를 들었다. 마침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모지안은 마음속으로 ‘어떡해,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라며 생각했다. 하지만 여자는 오히려 웃음을 터뜨리며 “귀여워요.”라며 말했다. 모지안은 마치 돌이 된 것 마냥 온 몸이 굳어버렸다. 알지도 못하는 두 사람은 비 덕분에 카페 안에서 천천히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모지안은 방금 전 생각한 일들을 잊은 지 오래였다. 그리고 비가 멈추지 않기를 바랬다. 하지만 인연은 끝이 있는 것이였다. 비가 멈추고, 여자는 가방을 챙기고 모지안을 향해 손을 흔들며 자리를 떴다. 그녀는 모지안의 마음속으로 들어왔고, 알게 모르게 사라져 버렸다. 결국 모지안의 마음 속에는 짧은 행복과 영원한 실망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모지안은 상대방의 이름도 모르는 상태였다.“휴..그래, 내 것
수운정 별장, 22동이곳은 강책의 개인 별장으로, 잠시 모한철 가족에게 빌려주었다. 이 시각, 강책과 모한철은 거실 소파에 앉아 늘 푸른 약국을 어떻게 재건축을 할지 고심하고 있다. "이번 재건축은 예쁘게 짓는 것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적 감각도 갖춰야 합니다."모한철이 말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신축에 대한 불평이 많았던 그가 지금은 가장 적극적이다.딩딩딩딩.종소리가 네 번 울렸고, 오후 네 시임을 나타냈다. 모지안은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이마의 땀을 닦고 서류를 탁자 위에 놓았다."아버지, 스승님, 다녀왔습니다."모한철은 그를 올려다보며 언짢은 듯 말했다."절차 좀 밟으라고 했는데 왜 그렇게 오래 걸리는 거야?" 그러자 모지안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돌아오는 길에 비가 와서요, 자료가 젖을까 봐 카페에서 비를 피하느라 시간이 좀 지체됐어요." "변명 그만하거라!"모한철이 말했다."2시가 되기도 전에 비가 그쳤는데 넌 지금 4시가 돼서 왔잖니. 여기까지 오는 데 2시간이나 걸린다고?"그러자 모지안이 혀를 차며 말했다."제가 말했잖아요? 카페에서 비를 피하다가 우연히 여대생을 만났는데, 음......그 학생이 수험표를 두고 왔다고 해서 호의를 베풀어 학교에 데려다주었는데 또 그 학생이 저한테 마실 것을 사줘서 시간이 더 지체되었다고요." 이 말을 들은 모한철이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그래, 왜 이렇게 늦게 돌아왔나 했더니 여대생한테 눈이 멀어서 그런 거였구먼!" "젊고 예쁜 여대생을 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게지?"모지안은 머리를 긁적였다. "아니에요, 아버지. 저는 아버지가 말씀하신 것처럼 나쁘진 않습니다, 저는 그냥......" "그냥 뭐? 네가 감히 그 여대생이 예뻐서 데려다주었다고 말을 안 할 수 있나?"모지안은 입을 삐죽 내밀며 대답할 수 없었고, 마음이 약해졌다. 확실히 최민지가 그렇게 귀엽지 않았다면 모지안은 그녀를 데려다주었으리라고 확신할 수 없다. 첫눈에 반
그러자 강책은 다시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다시 말해 첫인상이 매우 중요합니다. 여자마다 자신이 백마 탄 왕자를 만나길 원하니, 남자가 너무 초라해도 맞지 않죠."모지안의 얼굴이 밝아지며 말했다. "그 말은 허락하신다는 건가요?"강책은 테이블 위에 차 열쇠를 올려놓았다. "차는 빌려줄 수 있지만, 한 마디 일러두자면, 분수에 주의하세요. 차를 빌려준 것은 허세를 부리라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민지 씨가 허영심만 가득한 사람이라면 빨리 포기하세요."모지안은 열쇠를 움켜쥐었다. "분수에 주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승님!"그는 껄껄 웃으며 뛰어갔고, 모한철은 옆에서 고개를 가로저었다."강 선생님, 당신은 모지안에게 너무 관대합니다."강책은 웃으며 대꾸했다."여자를 쫓는 건 격식을 차려야 할 때가 있으니 품격을 헤치지 않습니다. 자, 저희는 계속해서 늘 푸른 약국 재건에 대해서 연구를 해 보죠."앞으로의 며칠은 모지안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즐거웠던 날이었다.그는 강책의 럭셔리 스포츠카를 몰고 최민지를 데리고 놀러 다녔다.동물원, 수족관, 대형 쇼핑몰, 워터파크 놀이공원 등 며칠 만에 경성의 모든 명소를 거쳤다. 물론 지갑도 금방 납작해졌다.모지안은 십여 년 동안 모아둔 비상금을 모두 꺼냈고, 비록 가슴이 아팠지만 즐겁게 썼다. 여자를 쫓아다니는데 돈이 안 드는 게 어디 있겠는가?매일 모지안은 최민지와 둘만의 세계를 즐기고, 이 순수한 사랑을 즐기고 있다. 어둠이 깔리자 모지안은 최민지를 학교로 돌려보낸 뒤 붉은색 페라리를 몰고 떠났다. 그가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로라는 어둠 속에서 나왔고, 최민지의 얼굴에서 웃음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몹시 지쳐 보였다.그녀는 목에 손을 얹고 몇 번 움직이며 원망하듯 말했다."뭐가 그렇게 좋아? 저 바보랑 하루 종일 놀아주고 말하는 것도 들어줘야 하고, 진짜 피곤해 죽겠어." 그녀는 멈칫하더니, 이내 물었다. "로라 언니, 이 짓거리를 도대체 언제까지 해야 해
심야 무렵.강책과 모한철은 여전히 모 씨 집안 재건 일에 바빴고, 모지안도 피곤해서 먼저 잠자리에 들었다.집 밖에 또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고, 모든 것이 평온해 보였다.순간, 입구에서 차량이 멈추는 소리가 들렸고, 곧이어 대문이 열리며 양자리가 온몸이 흠뻑 젖은 채로 뛰어들어왔다. "총수님, 사고가 났습니다!"원래 침착하고 쉽게 추태를 부리지 않던 양자리가 온몸을 흠뻑 적시고 집안으로 뛰어들다니, 게다가 첫마디가 ‘사고가 났다’고 했으니 분명 큰일이 난 것이다. 모한철은 일을 멈추고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일이죠?"양자리는 강책에게 다가가 우물쭈물거렸다. "말해."강책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고, 양자리는 심호흡을 한 뒤 입을 열었다."방금 저희 모리 하이테크가 늘 푸른 약국과 손을 잡고 사기를 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모금을 명목으로 경성 의약계를 속여 거액을 축재했다는 말도 있습니다."모한철은 이를 듣고는 싸늘하게 말했다."어느 언론이 날조하고 있는 거죠? 우리가 모금해 온 돈은 어디에 쓰든지 명세서가 한 글자도 빠짐없이 다 있습니다! 감히 우리를 모욕한다면 내일 법원에 가서 그를 고소하겠습니다."모한철이 흥분한 데에 비해 강책은 매우 평온해 보였다. 강책은 이 정도 일에 양자리가 이렇게 흥분할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저 이런 수준 낮은 헛소문을 퍼뜨리는 일은 강책의 손길 없이 양자리의 능력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회견, 기소, 채널 봉쇄 등 일련의 수단으로 모리 하이테크는 어떠한 손실도 없을 것이고, 그 소문을 퍼뜨린 언론도 끝날 것이다. 그러나 양자리는 평정심을 잃은 상태로 강책을 찾아왔고,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문제의 심각성은 모한철이 바라본 것보다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다. "아마, 더 있겠지?"강책은 양자리를 바라보았다.양자리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말을 잇지 못했고,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그러자 강책이 말했다. "걱정하지
강책이 보자, 그 여학생은 부자 행세를 하고 있었다. 오늘 어떤 맛있는 것을 먹었고, 내일은 어디를 놀러 가고 모레는 어떤 사치품 사러 가고 등등, 그녀의 개인 공간은 수많은 명품 브랜드로 채워져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 여학생이 가끔 ‘모 씨 도련님’이라는 글자를 꺼내 그녀가 가진 모든 것을 이 도련님이 사주었고, 도련님이 그녀에게 어떻게 잘해 주었는지에 대한 글이었다. 이 모 씨 도련님이 바로 모지안이다. 먼저 수많은 현장 사진이 공개됐고, 이어 여자의 개인 계정이 폭로되면서 모지안이 돈을 펑펑 쓴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게 되었다. 확실한 증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막아내려고 해도 막아낼 수 없다.눈앞의 ‘피범벅’이 된 사진을 보고 있던 모한철은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강책은 얼른 그를 부축했다."모 사장님, 괜찮으세요?""허허, 괜찮냐고요? 어떻게 괜찮을 수 있겠습니까? 나 모한철은 한평생 청렴결백한 생활을 하다가 결국 말년에 모지안 그 자식 때문에 함정에 빠져 죽게 생겼습니다!""모 사장님, 흥분하지 마세요. 모지안의 성격은 당신과 내가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 같지 않아요.""강 선생님, 지금 사진이 눈앞에 펼쳐져 있고, 여우 같은 개인 계정까지 발가벗겨져 있는데, 당신은 아직도 그 자식을 보호하려 하십니까? 안 되겠군, 내가 오늘 그 새끼를 아주 따끔하게 혼내야겠어!"그렇게 말하며 모한철은 신발을 벗고 맨발로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 모지안의 방문을 확 밀었다.꽝!방문이 벽에 심하게 부딪혔다.모지안은 달콤한 단잠을 자다가 벽에 부딪히는 문 소리에 정신이 들어 고개를 들어 보니 자신의 아버지가 있었다. "아버지, 문 좀 살살 열어주시겠어요? 놀랐잖아요.""놀랐다고? 난 오늘 네놈을 놀래킬 뿐만 아니라 아주 호되게 혼을 내 줄 거다!"그는 신발 밑창을 들어 이불을 들추고 침대에 누워 있는 모지안에게 향했다. 모지안은 아무것도 모른 채 엉덩이를
"스승님, 이게......"눈앞의 모든 것이 모지안의 얼굴을 붉혔다.그는 그저 연애를 한 것이 아닌가? 어째서 이런 큰 기사가 난 거지?그는 설명하려고 했지만 눈앞의 모든 것은 달리 설명할 것이 없는 것 같았다.기사에 나온 모든 것은 전부 그가 한 짓이며, 결코 발뺌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한 일은 언론에 묘사된 것과 큰 차이가 있었다. 양자리 모한철을 부축하고 앉자, 그가 신발을 다시 신으며 탁자를 치고 말했다."무슨 짓을 한 거야? 낱낱이 자백하거라!"그러자 모지안이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저는 자백할 게 없어요." "자백할 게 없다? 허허, 모금한 돈을 다 어디에 썼어? 또 얼마나 썼는지 다 말해!""아버지, 저는 쓰지 않았어요.""아직도 발뺌을 한다고?" 모한철이 손을 들어 모지안의 뺨을 때리려다가 양자리에게 제지당했다. 강책은 두 손을 뻗어 그들 부자를 양옆으로 밀치고 중간에 앉으며 말했다."모 사장님, 진정하세요. 저는 지안 씨의 말을 믿고, 그는 모금한 돈은 쓰지 않았을 겁니다."모한철은 다급해졌다."강 선생님,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이 망나니 같은 놈을 감싸고 있습니까? 왜 그렇게 저 자식을 믿는 거죠?"그러자 강책이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그를 믿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믿는 것입니다."단숨에 현장은 조용해졌고, 강책은 말을 이어갔다."모금한 돈은 모두 철저히 통제하고 전담 요원이 관리하며, 단 한 푼이라도 어디에 썼는지 정확하게 기록합니다. 그리고 모 사장님, 모 사장님 쪽에도 백업본이 있습니다. 저희 둘이 이렇게 지키고 있는데 지안 씨가 어떻게 그 돈을 건드릴 수 있겠습니까?" 그의 말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모한철은 그제야 문득 깨달았다. 그렇다, 강책과 자신이 이 돈을 지키고 있다면 아무도 그걸 건드릴 수 없을 것이다! 그는 방금 화가 났던 것이 모두 풀리며 말했다."내가 왜 이런 사실까지 잊었을까요? 하지만 문제는, 이 사진들
"민지......?"모지안의 온몸의 피가 순식간에 식었다. 그럼 최민지가 모지안을 모함한 살인자라는 말인가? 심지어 연애란 것도 미리 짜놓고 한 것이라고?생각하면 할수록 등골이 오싹해졌다. 강책이 말했다."빗속에서 우연히 만났고, 마침 상대방이 떨어뜨린 수험표까지 주운 것 자체가 너무 드라마틱 했어요. 나중에는 영문도 모른 채 지안 씨를 좋아하게 되어 그녀를 차로 데리고 놀러 다녔고, 며칠 안에 그녀를 데리고 경성을 두루 돌아다니며 돈을 펑펑 썼죠.""하하, 이건 아무리 봐도 잘 짜인 사기극 같아요.""당신을 구덩이에 몰아넣고, 민지와 쇼핑하고, 구매할 때 모든 과정을 몰래 촬영한 뒤 언론의 과장 보도와 악의적인 추측을 통해 기부금 횡령 사실을 날조한 거죠.""이 수법은 매우 훌륭하네요."모지안은 침을 삼켰고, 지금도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지금 바로 민지에게 전화해서 확실히 물어보겠습니다!"순진무구한 그는 휴대폰을 꺼내 최민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기 너머에는 신호음만 맴돌 뿐이었다. 이제 모지안은 믿고 싶지 않아도 믿어야 한다. 순진한 사내의 첫사랑이, 이렇게 상대방이 설계한 덫에 빠져 버렸다. 자신의 감정에 큰 타격을 입었을 뿐만 아니라, 가문과 스승에게도 피해를 입혔고, 이 순간 모지안은 자신이 만고의 죄인이고 용서받을 수 없다고 느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모지안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고 테이블에 엎드려 통곡했다.강책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지안 씨는 잘못이 없어요. 연애를 하지 않은 당신의 순수함과 착함을 이용해 덫을 놓은 것은 피하기 힘들죠."모한철도 한숨을 쉬며, 허탈한 듯 말했다."그래서 내가 처음부터 상대방의 내막도 모르면서 무슨 연애를 하냐고 말하지 않았니? 지금 이 지경이 됐는데 어떻게 할 거냐?"그러자 양자리는 궁금한 듯 물었다."이 안에서 제가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모지안 씨, 당신이 모금한 돈을 쓰지 않았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