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계속해서 식사를 했다. 강책의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해 보니 정해에게 문자가 왔다. -S급조력기 곧 배송 될 거예요. 택배 잘 받으세요.-강책은 태연하게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그때 정운이 갑자기 강책에게 물었다. “강책씨, 오늘 외할머니 생신인데 설마 빈손으로 온 거 아니죠?”강책이 코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선물 곧 도착할 거예요.”“곧 이요?” 하하하” 정운이 비웃으며 말했다. “선물 살 돈이 없어서 핑계 대는 거예요?”사람들이 강책을 무시하듯 쳐다봤다. 정운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그것도 이상하지 않죠. 수입도 없어서 아내에게 빌붙어 사는데 무슨 돈이 있어서 선물을 사겠어요? 제가 잘못 말했네요, 강책씨에게 선물은 부담되겠어요.”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이 입을 가리고 웃으며 더욱이 강책을 무시했다.소한은 화를 참지 못하고 정운에게 말했다. “당신도 빈손으로 온 것 같은데, 그런 말 할 자격이 있어요?”“제가요?”정운이 웃으며 말했다. “제 선물은 곧 도착할 거예요.”한 여성이 정운에게 물었다. “정운씨는 무슨 선물 샀어요?”정운이 옷매무새를 다듬으며 당당하게 말했다. “침몽 하이테크에서 이번에 새로 출시한 조력기요!”푸웁-강책은 하마터면 웃음이 터질 뻔했다. ‘선물이 겹쳤네?’ 정운이 덧붙여 말했다. “이번에 어떤 사장한테 팔렸는데 그 사람이 어마어마한 부자래요. 최근에 그 사람이 추진해서 노인들 생활을 도와주는 조력기를 연구했다고 해요!” “아직 출시되지 않았는데 저는 내부 직원 통해서 B급 테스트용으로 받았어요, S급은 손가락만 까닥해도 무엇을 하고 싶은지 조력기가 다 안다고 해요.”“하지만 B급도 기능이 많아요, 제가 장담하는데 저 말고 조력기를 구한 사람은 없어요.”정운의 허풍에 여자들은 흠뻑 빠졌다.그중 한 여자가 말했다. “침몽 하이테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요. 정운씨 아버지 회사랑 침몽 하이테크랑 협력관계라고 하던데 나중에 그 사장님 뵈면 저희도 불러주세요.”정운이 웃으며 말했
정운이 현관에 가서 사인을 하고 조력기를 받았다. 상자를 열자 유선형 디자인의 최고급 조력기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자아냈다. 하지만…조력기 가장자리에 B급이 아닌 S급이라고 써 있었다. 즉, 이 조력기는 B급이 아니라 S급이라는 것이다.정운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가 주문한 것은 B급인데 왜 S급이 배달된 거지?직원이 잘못 보낸 건가?정운이 의아해하고 있을 때 사람들이 몰려와 사진을 찍었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과학기술 제품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운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순간을 즐기며 허영심이 가득했다. 정운은 스태프를 시켜 조력기를 외할머니에게 갖다 드렸다. 정운이 허리를 숙이며 할머니에게 말했다. “할머니, 차세대 과학기술 S급 조력기에요, 한번 써보세요.”외할머니는 치매 때문에 정운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다.하지만 소홍문과 소청은 매우 기뻐하며 할머니를 부축하여 조력기 위에 앉혔다. 할머니는 편안한 조력기에 앉자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이 모습을 본 소홍문과 소청도 덩달아 매우 행복했다.소홍문이 말했다. “정운 조카, 선물이 너무 비싼 거 아니야? 고마워서 어쩌나.”정운이 마속으로 기뻐했다.소홍문의 환심을 사면 그의 딸 소한과 결혼하기 훨씬 수월할 수 있다. 이 기세를 몰아 정운이 말했다. “이 조력기는 그냥 의자가 아니에요. 아주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분석을 통해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판단해서 도와줘요. 제가 한번 보여드릴게요.”정운이 조력기의 스위치 버튼을 찾았다. 그의 기억으로는 B급에는 스위치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작동했다.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스위치 버튼이 없었다. 정운이 스위치를 찾느라 진땀을 빼고 있을 때 강책이 다가와 조력기의 가장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건 지문인식 이예요. 지문을 입력하면 작동하죠.” 강책이 조력기에 지문을 대자 조력기가 작동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조력기는 할머니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예측하고 말했다. 할머니가 다 말
순식간에 분위기가 얼어붙으며 사람들은 모두 민망해했다. 심지어 사람들은 손에 들린 술잔이 잊은 채 강책과 정운 그리고 S급 조력기를 번갈아 가며 쳐다봤다.정운이 비웃으며 말했다. “잠깐,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이 조력기를 당신이 샀다고요? 무슨 자격으로 사요? 그리고 이 조력기가 얼마인지 알아요? 살 돈이 있어요?”강책이 으쓱거리며 지문인식 스위치를 가리키며 말했다.“못 믿겠으면 당신 지문으로 작동하는지 한번 해보세요.”정운은 심장이 뛰었다. 그는 해보고 싶어도 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강책이 계속해서 말했다. “그리고 방금 술자리에 있었던 사람들 모두 분명히 들었을 거예요. 정운씨가 방금 B급 조력기를 주문했다고 했는데 이 조력기는 S급이예요. 그럼 정운씨 주문한 것이 아니죠.”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사람들이 똑똑히 들었고 이렇게 보니 눈앞에 있는 조력기는 정운이 산 것이 아니었다.하지만 정운은 S급 조력기가 자기가 주문한 것인 줄 알았다.정운을 치켜세우던 사람들은 그를 혐오스럽게 쳐다보며 심지어 침을 뱉기도 했다. “본인 것도 아니면 자기가 산 것처럼 하고, 재밌나?”“본인은 B급 샀으면서 다른 사람이 산 S급을 자기 것 인척 하네, 하하. 이렇게 뻔뻔한 사람 처음 봐요.”정운은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때 또 다른 배달원이 도착했다.“정운씨 계신가요? 조력기 배달 왔습니다.”정운은 그제서야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제가 주문한 조력기 왔네요. 이제 정말 보여드릴게요.”배달원은 조력기를 사람들 앞으로 가져왔다. 하지만 B급 조력기를 본 사람들은 실망했다. 옆에 있는 S급과 비교하자 80년대 흑백 TV와 최신 TV를 보는 것 같았다. 두 조력기의 차이는 누가 봐도 엄청났다. S급 조력기를 본 후 B급 조력기를 본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다. 소한이 다가와 비웃으며 말했다. “아유, 이것도 조력기예요? 변기인 줄 알았어요. 왜 형부 선물을 본인 거라고 한 건
그가 앉자마자 옆에 앉아있던 여자 두 명이 동시에 일어났다. 같이 앉기 싫어하는 눈치였다. 그리고는 한 여자가 다가와 손을 내밀며 말했다.“방금 제가 드린 명함 다시 돌려주세요.” 방금 자신에게 굽신굽신 거리고 심지어 무릎까지 꿇었던 여자들이 갑자기 태도가 돌변하니 정운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한편, 소홍문은 강책을 이리저리 보고 웃으며 말했다.“한이가 저번에 갔다 오면서 네 얘기를 했었어. 네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 몽연 그 기지배가 아주 딱 맞는 낭군님 한테 시집을 갔다고 그랬는데. 오늘 보니까 그 말이 맞는 것 같아. 강책, 네가 우리 엄마한테 준 선물 진짜 마음에 들어. 자, 내가 술 한잔 따라주겠네.” 강책이 말했다.“과찬 이십니다.” 두 사람은 술을 같이 들이켰다. 소홍문은 그를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어 소청에게 말했다.“큰 누나, 어디서 이런 사위를 찾은 거야?” 소청은 소홍문의 말을 듣고 기뻐서 입을 다물 수 가 없었다. 웃음이 오가는 자리 덕분에 분위기가 점점 좋아졌고 예전의 유쾌하지 않은 일들은 다 잊혀진 것처럼 보였다. 오로지 정운만 구석에 앉아 혼자 술을 들이켰다. 분위기가 더욱 무르익어 갈 때쯤, 어떤 사람들이 무리 지어 들어왔다. 리더처럼 보이는 사람은 선글라스를 끼었으며, 그는 키도 크고 덩치도 컸다. 그의 뒤로는 보디가드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모두 검정 슈트를 입고 있었다. 무리들이 들어 온 걸 본 소청과 소홍문은 서로 바라보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억지로 웃음을 내보이며 말했다.“형 왜 이제서야 와, 기다리다가 죽는 줄 알았네.” 선글라스를 낀 그 리더는 소청의 동생이자 소홍문의 형, 소중원이였다. 그는 오랜 시간 동안 외국에서 사업을 했기에 그의 가족도 같이 외국으로 이민을 갔다. 귀국도 거의 하지 않았고 집안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심지어 자신 모친의 건강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하지만 근래에 모친의 건강이 악화되었다고 하여 귀국을 하여 찾아왔다
소중원은 고개를 들고 하찮게 여기며 말했다.“일단, 여기는 호텔이고, 네 집이 아니야. 그리고 나는 엄마를 보러 온거지, 너를 보러 온 게 아니야. 넌 날 쫓아낼 자격 없어, 알아들어?” 그가 손가락을 몇 차례 튕기더니 요리사 옷을 입고 있는 외국 남자가 다가왔다.소중원이 말했다.“난 너네 같은 거지들이랑 다르지, 덜 떨어진 요리사 불러서 개돼지줘도 안 먹을 요리나 해서 엄마 구역질 하게 만드는 것 뿐이지만, 난 무려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로브트 요리사를 불렀다고, 로브트 요리사의 요리는 이미 전세계 음식 잡지에서도 실린 적 있어. 동생아, 네가 말한 강남에서 제일 잘나가는 쓰레기 요리사들 중에 이런 업적 이룬 사람 있어?” 소홍문은 그의 말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다. 소홍문이 데리고 온 사람들은 강남에서 제일 잘 나가는 요리사들 이였지만 로브트같은 전세계에서 잘 나가는 요리사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는 화가 가라앉지 않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평소엔 엄마한테 얼굴도 안 비추더니, 재산 나눈다고 하니까 바로 나타나는 거 진짜 역겨워.” 소중원은 자신의 모친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엄마, 이런 쓰레기는 먹지 마. 내가 로브트 요리사한테 새로 만들어 오라고 할게. 이것보다 더 맛있을 거야. 엄마생신잔치 더 재미있게 보내게 해줄게. 알겠지?” 소청은 한숨을 내쉬고는 질책하며 말했다.“중원아, 엄마 입맛이 워낙 유별나. 서양음식을 엄마가 먹길 하겠어? 안 드실 게 뻔한데.” 소중원은 화를 냈다.“누나, 누나가 뭘 아는데?로브트 요리사는 전세계에서 제일 잘나가는 요리사라고! 저 사람이 해준 음식을 안 먹다니, 그게 말이 돼? 그리고 셋째는 자기 정성이라고 쓰레기 요리사 들이라도 불렀지, 누나는 장녀가 돼서 요리사도 안 불러, 한 게 뭐야? 정말 불효녀가 따로 없네. 근데도 나를 가르치려 들어? 안 창피해?”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한 소청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섭쟁의 등장으로 소청은 큰 망신을 당했다. 하지만 군중들의 비웃음 속에도 섭쟁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침착하게 말을 꺼냈다.“요리사에게 팔의 개수 따위는 중요치 않습니다.만들어 낸 음식이 맛이 있는지, 맛이 없는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건장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람도 맛 없는 음식을 만들 수 도 있습니다.” 소중원은 미소를 거두며 물었다.“무슨 뜻이지? 그 뜻은 자네가 한 음식이 로브트 요리사가 만든 음식보다 더 맛있다는 뜻인가? 그쪽이 뭐라고 그렇게 자신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거지? 로브트는 전세계 음식 잡지에..”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섭쟁이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중화 운명 오 천년, 긴 역사에, 땅도 넓으니 음식의 종류가 매우 다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설령 같은 음식이라고 해도 다른 지역, 방법에 따라 다른 맛이 날 수도 있습니다.긴 세월이 흘러 지금의 음식은 총 8가지 사천,산동,광동,푸저우,소주,절강,후난,안훼이의 음식으로 나누어집니다. 더 자세하게는 너무 복잡하여 말씀 드리지는 못하지만 요리의 기술, 방법, 기구까지 전세계가 다 합쳐도 중화요리를 따라오지는 못할 것 입니다. 하여 제일 대단한 요리사는 중화요리사 일 수 밖에 없습니다. 서양 요리사를 데리고 와 현지의 음식을 하라고 하는 것은 얼토당토않은 소리입니다. 서양의 요리는 중화요리와 비교할 수 가 없습니다, 덜 떨어진 방법과 평범한 기술이 만들어 낸 맛은 다양하지 않고 손으로 셀 수 있을 만큼 단일합니다. 전세계 음식 잡지에 실렸다고 하지만 한낱 종이에 불과한 것인데, 제가 거기에 무릎까지 꿇고 빌어야 할 일입니까?” 소중원은 그의 말에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입을 열지 못했다. 강책은 소리없이 웃었다. 섭쟁이 이렇게 말을 잘 하는 줄 몰랐다. 사실, 다른 방면에서 섭쟁은 말할 자격,권리는 없었지만 요리 쪽에서는 그 어느 누구보다 의견을 내놓을 자격을 가지고 있었다. 소중원은 화가 나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하지만 그의 말에 반박할 수도 없
빈 두 탁자 위에는 각각 로브트가 만든 음식들과 섭쟁이 만든 음식이 놓였다.로브트가 먼저 음식을 내보였다. 음식의 빛깔이 오색 찬란했고, 곳곳에 냄새가 진하게 풍겼다. 음식냄새를 맡은 사람들은 모두 흘린 침을 닦기 바빴다.빛깔 뿐만이 아닌, 음식의 향기 그리고 디테일까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고, 어떤 면에서 보나 완벽한 음식들 이였다.반면, 섭쟁의 음식은 외관상으로 한 참 덜 떨어졌다. 둘이 만든 음식을 비유하자면 부유한 공주와 촌에서 사는 거지 소녀 이였기에 비교할 가치가 없었다. 소중원은 비웃으며 말했다.“그렇게 잘난 체 하더니, 만들어낸 게 고작 이딴 쓰레기야? 로브트 요리사가 만든 음식을 보라고, 예술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잖아? 네가 졌다는 거 인정하는 게 좋을 텐데?” 섭쟁은 여전히 아랑곳하지 않고 대답했다.“맞는 말이에요. 빛깔이나 냄새에서나 로브트가 차린 음식이 제가 만든 음식보다는 훨씬 낫네요.” 소중원이 말했다.“그래, 네 분수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건 다행이네.” 섭쟁은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음식에 있어 먹는 사람에게 인정을 받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외관만 보고 음식의 가치를 판단하는 건 옳지 않아요.” 소중원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네 뜻대로 해주지. 지금부터 엄마한테 음식을 나눠줘. 어느 쪽 음식이 더 맛있는지는 보면 알 거야.” 소중원은 케이크를 들고 일어나 그의 모친에게로 다가갔다.“엄마, 아-해보세요. 로브트 요리사가 엄마를 위해 만든 특수 케이크니까 한번 드셔보세요.” 소중원은 케이크를 모친에게 먹여주려고 했지만 그녀는 고개를 젖히고는 싫어하는 듯이 말했다.“아니, 안 먹어.” 소중원의 안색은 급격히 나빠졌다.“엄마, 이거 맛있 다니까요? 딱 한 입만 드셔보세요.” 그녀가 답했다.“안 먹어. 냄새 나.” 소중원은 그녀의 말을 듣고는 케이크의 냄새를 맡아보았다. 역겹거나 이상한 냄새는 전혀
“아무리 같은 고객이라 할지라도, 기분에 따라 입맛도 변하게 되있습니다. 설령 아무리 같은 기분이라 할지라도, 고객의 컨디션에 따라 먹고 싶은 음식도 다릅니다. 요리사라는 사람이 고객의 컨디션,입맛을 고려하지 않고 그저 책에 있는 그대로 음식을 만든 다면 좋은 요리사는 될 수 없습니다. 사람이라면 모두 음식을 만들 수 있고 심지어 기계도 요리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요리와 기계의 요리의 차이점이라면..사람의 요리에는 감정이 들어가 있다는 점 입니다.” 섭쟁은 말을 하면서 그릇에 자신이 만든 음식을 담았다. 그릇 안에는 작게 썰린 고기, 야채 등등을 같이 담았고 마치 잡탕과 같은 모양새를 띄었다. 음식이 할머니 앞에 놓이기도 전에 그녀의 기분이 바뀐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녀는 냄새를 킁킁 맡고는 말했다.“냄새 좋아. 맛있는 냄새야. 이건 먹을래.” 그녀의 반응에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그녀는 섭쟁이 음식 담긴 그릇을 자신에게 건네주기도 전에 뺏어서 꼴깍꼴깍 크게 들어 마시고 안에 있는 고기 마저도 깨끗하게 먹어 치웠다. 한 그릇에서는 성이 차지 않아 세 그릇을 들이켰고, 다 마신 그녀의 기분은 매우 좋아 보였다. 마치 이성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것 처럼 보였다. 군중들은 섭쟁의 요리 실력에 허를 내두르고 주방의 신이라며 감탄을 했다. 강책은 웃음을 짓고는 그에게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주변 사람들도 한 쪽 팔 밖에 없는 요리사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냈다. 중간에 서있던 소중원과 로브트는 민망한 듯 고개를 숙였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저 사람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준 뒤 소청과 소홍문을 귀신저리가라 욕하는 것 이였는데 섭쟁이가 나타나 그 계획을 망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섭쟁의 요리실력은 뛰어 넘을 수 없는 경지까지 온 것이다. 이때..할머니의 눈이 맑아지더니 소중원을 보고는 좋지 않은 말투로 크게 소리질렀다.“둘째야! 너 이제야 돌아온 거냐?!” 소중원은 깜짝 놀라 자신의 모친을 바라보았다. 모친의 눈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