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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1화 반승제와 딱 그날 하룻밤

라미연은 이런 말을 들려주면 성혜인이 화를 낼 줄 알았다.

카운터에 여러 사람이 서 있는데, 일단 성혜인이 화를 내기만 하면 창피할 것으로 생각했다.

이에 라미연은 득의양양한 모습을 띠고 있었는데, 성혜인은 그런 말을 하는 라미연을 훑어보며 물었다.

“반승제 씨와 딱 하룻밤 잔 거 가지고 벌써 몇 번이나 찾아와서 자랑했는지 알아요?”

득의양양해 하던 얼굴은 순간 굳어지면서 성혜인의 말뜻을 완전히 헤아릴 수 없었다.

“이봐요, 성혜인 씨, 그게 뭔 소리예요?”

라미연은 더 이상 성혜인을 “성 사장님”으로 부르지 않았다. 애초에 그렇게 부른 것도 비꼬기 위함이었다.

성혜인은 가볍게 씩 웃으며 말했다.

“반승제 씨하고 딱 그날 하룻밤이 잔 거 같아서요.”

이에 라미연은 순간 난처해 마지 못했는데, 더욱 정확히 말해서는 그날 하룻밤도 없었다.

반승제가 술에 취한 바람에 일부러 속인 것뿐이다.

하지만 라미연도 어떻게 쉽게 한 방에 성공했는지 말할 수 없지만, 순전히 운이 좋았던 것이다.

성혜인의 야유에 라미연은 말 문이 턱 막혔다.

그런 라미연을 보고 성혜인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계속 덧붙였다.

“딱 그날 하룻밤이 전부여서 계속 자랑하는 거 아니에요? 맨날 찾아와서 시시각각 자랑하고 싶죠? 나하고 그 사람은 벌써 셀 수도 없을 만큼 수많은 밤을 함께 보냈어요. 근데 내가 찾아가서 자랑하던가요? 나한테 질린다고 그 사람이 그랬다는데, 사실 나도 질린 지 한참 됐어요. 그러니 굳이 찾아와서 강조할 필요 없어요. 그리고 돈을 써 가면서 라미연 씨한테 잘 보이려고 한다는데, 그건 그 사람 일이에요. S.M에서 이 드라마에 출연하게 될 배우분들은 이미 정해 놓았어요. 이건 사실이에요. 그리고 내 기억이 맞다면, 아마 그때 캐스팅할 때 라미연 씨를 내가 탈락시킨 거 같은데, 인제 와 보니 참 현명한 선택이었어요.”

성혜인의 말에 라미연은 무척이나 난처했지만, 머릿속에는 온통 성혜인이 말한 “딱 그날 하룻밤이 전부” 뿐이었다.

사색이 되어 반박하려고 했으나 순간 뭐라고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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