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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4화 성혜인은 이미 나한테 질렸지만, 난 아직이야

포레스트로 돌아왔을 때, 이미 새벽 4시가 되어 있었다.

조금 전 문 앞에서 들렸던 울음소리를 듣고 나서 성혜인은 그다지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매사에 동정심을 보이는 그런 사람은 아니지만, 유해은 엄마의 말을 들으면서 순간 임지연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사실 한 가정이 부유하거나 가난한 건 아이의 성격에 그다지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아이 부모의 태도이다.

물질적으로 빈곤하다고 하더라고 정신세계만 풍족하면 아이는 강하게 자랄 수 있다.

설령 골짜기에 빠지게 되더라도 줄 하나만 쥐여 주면 아득바득 어떻게든 기어 나온다.

성혜인은 침대에 누웠지만, 도저히 잠에 들지 못했다.

작은 회사에 너무 많은 사람들의 바램이 담겨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송아현, 한서진, 장하리, 온수빈, 유해은...

그 어느 한 사람도 결코 떼어낼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어깨의 짐이 많아질수록 포기해야 하는 것도 많아지게 되는 법이다.

...

새벽 6시.

반승제는 제원으로 돌아오자마자 성혜인을 추격하던 이들이 백씨 가문 사람이라는 것을 보고 받았다.

이에 반승제는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에 잠겼다.

백씨 가문?

백지영?

하지만 백씨 가문에서 백지영의 위치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대표님, 백현문, 즉 백지영의 큰 오빠가 시킨 일입니다. 백현문은 그동안 그 댁 어르신의 중시를 받으면서 지내왔다고 합니다. 백씨 가문의 상속자 자리가 지금 흔들리고 있는데, 아마 백현문이 그 자리에 앉을 것 같습니다.”

백씨 가문과 반씨 가문은 친척 사이이다.

반승제는 심지어 백씨 가문 어르신을 외할아버지라고 불러야 한다.

만약 백씨 가문을 상대로 손을 쓰게 된다면 두 가문에 피 바람이 불 것이다.

하여 반승제는 지금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백현문, 그 사람이 신경 쓰는 건 있어?”

신경 쓰는 무언가에 손을 댄다면 상대를 미치게 할 수 있다.

“그... 신경 쓰는 여자가 있습니다. 이름은 유해은인데, 성혜인 씨 회사의 연예인으로 들어갔습니다.”

반승제는 순간 성혜인의 뜻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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