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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1화 위선적인 감정

성혜인은 누군가에게 관자놀이를 얻어맞은 듯 그대로 발걸음을 멈칫했다.

반승제는 순간 시선을 반짝이며 몇 걸음 더 빨리 그녀를 쫓아가려 했다. 그때, 성혜인이 말했다.

“축하드려요.”

그 말에 반승제 역시 앞으로 나아가려던 발걸음을 멈칫하며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아.”

그렇게 반승제는 멀어지는 성혜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조금 뻣뻣해진 자신의 다리를 움직였다.

너무 오래 서 있었더니 벌써 감각이 마비되었고, 심지어는 약간 아파 나기도 했다.

원래는 라미연의 배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보려고 했지만, 지금은 상관이 없었다.

‘아무튼 누구랑 결혼해도 상관없어.’

네이처 빌리지 거실에 돌아왔을 때, 온시환과 라미연은 아직 그곳에 있었다.

라미연은 그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갑자기 마음이 안정되었다.

“반 대표님.”’

반승제가 아무 말 하지 않자 그녀는 다가가 보려고 했다. 그러자 온시환이 라미연을 끌어당겼다.

늘 여자들 사이에 있는 온시환이 어찌 라미연의 마음을 모를 수 있겠는가.

‘분명 승제가 혜인 씨를 포기하고 자기한테 돌아온 거라 생각하고 있을 거야.’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반승제의 안색을 보면 그가 지금 막막한 상태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라미연이 지금 이 시점에 그에게 다가간다면 결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

이윽고 반승제는 그들을 상대하지 않고 바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라미연은 자신이 임신한 것은 확실한 사실이지만, 그 아기가 반승제의 것이 아니라는 것에 조금 두려웠다.

그날 밤 반승제를 떠난 후 그녀는 줄곧 일이 들통날까 봐 걱정했고, 그 후 라미연은 스카이웨어로 돌아가 피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남자 종업원을 찾아 잠자리를 가졌다.

심지어 그것은 라미연의 처음이었다. 만약 그녀의 처녀막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반승제에게 한 거짓말도 곧 들통날 테니 말이다.

그녀는 원래 피임을 원했지만, 한마음으로는 마침 그래도 아이가 생겨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녀는 무릎의 천을 두 손으로 잡고 긴장한 상태로 다시 제자리에 앉았다.

온시환은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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