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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8화 생사를 함께하다

지면이 다시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통로 위에 돌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성혜인은 악바리로 버티며 반승제를 일으켜 피할 곳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통로의 바닥은 완전히 깨끗해 탁자, 의자 같은 것이 하나도 없었으며 가끔 나타나는 문은 열어보면 낭떠러지와 연결되는 곳이었다. 하마터면 떨어질 뻔했다는 사실에 성혜인은 식은땀이 절로 났다.

‘대표님이 이 길에서 표시를 남기느라 얼마나 고생했을까.’

표시를 따라 가장 바깥쪽으로 나가자 땅이 더 심하게 흔들렸다.

그때, 앞에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문이 나타났다.

이 산속은 들어갈 수만 있고 나갈 수는 없다.

문을 하나 두고 바로 밖이 있었지만, 만약 비밀번호를 제대로 입력하지 않으면, 절벽에서 뛰어내리지 않는 한 영원히 이곳에 갇히게 된다. 그야말로 구사일생인 것이다.

반승제는 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내 성혜인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자신의 손에 묻은 핏자국이 온통 그의 몸에서 흐른 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반승제는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고 있었는데 통증 때문에 흘린 땀이 머리카락 전체를 젖힐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마치 이것이 두 사람이 함께 지내는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성혜인을 꼭 껴안았다.

“혜인아, 조심해!”

그가 재빨리 성혜인을 밀쳐내자 머리 위에서 순식간에 큰 돌이 떨어져 반승제의 머리를 쳤다.

“반승제!”

성혜인은 자신의 몸에 있는 옷감을 찢어내 그의 다친 곳을 막았다.

그러나 피는 아무리 해도 멈추지 않았다.

말도 안 되게 떨리는 손끝으로 성혜인은 반승제의 머리에 난 상처를 감싸고 문을 두드렸다.

“문 열어! 문 열어!”

여전히 땅이 흔들리고 있었고 아무런 가림막도 없어 낙석이 언제 굴러떨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녀는 손바닥에 묻은 핏자국을 세게 닦아내고 계속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비밀번호를 잘못 입력하셨습니다...”

“비밀번호를 잘못 입력하셨습니다...”

“앞으로 한 번의 기회가 남았습니다...”

성혜인의 손끝이 더 심하게 떨렸다. 그때, 반승제가 희미한 목소리로 성혜인을 불렀다.

“혜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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