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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1화 승제가 혜인 씨를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지팡이는 3m 정도 멀어져 갔다.

성혜인은 지팡이를 주우려 하던 손을 움츠리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서주혁은 담뱃갑에서 담배 한 대를 꺼내고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성혜인 역시 그의 기에 눌리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주혁 씨, 왜 이러시죠?”

반승제와의 일 때문일까, 아니면 그녀와 서수연 사이의 트러블 때문일까?

서주혁은 아니꼬운 눈빛으로 성혜인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그녀는 특별한 외상은 없었고 그저 발에만 부상을 입은 반면, 반승제는 그녀와 달리 중환자실에서 죽음의 문턱을 넘을 뻔하였다.

“승제가 혜인 씨 때문에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병실 문 앞까지 와 놓고선 안 들어가요?”

서주혁이 성혜인 한테 까칠하게 구는 이유는 반승제 때문이었다.

“승제 씨를 보살피는 사람은 따로 있잖아요.”

안에서 반승제의 아이를 가진 라미연은 슬프게 울고 있었다.

성혜인의 말을 들은 서주혁은 표정이 굳어지더니 갑자기 그녀를 벽에 밀어붙였다.

“승제가 혜인 씨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당신을 죽였을지도 몰라요.”

목이 졸린 그녀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성혜인은 인상을 찌푸리며 그를 쳐다보았다.

서주혁의 생김새는 반승제와는 달랐다. 반승제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소유자라면 서주혁은 인정사정없는 냉철한 사람이었다.

제원에는 서주혁에 관한 소문은 별로 없었고 굳이 따지자면 반승제 외 몇몇 사람들과 친분이 있고 건달들과 가까이한다는 것이었다.

서주혁은 그야말로 인간미라고는 조금이라도 없는 냉정한 사람이었다.

그에게 목이 졸린 성혜인은 고통스러웠지만 아무런 내색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자 서주혁은 화를 억누르며 그녀의 목에 있던 손을 풀어주고는 이곳이 병원이란 사실을 망각한 채 담뱃불을 붙였다.

지나가던 간호사들이 말리려 했지만 그의 험상궂은 얼굴에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그럼 혜인 씨는 승제한테 마음이 없는 건가요?”

“대표님은 그다지 저를 맘에 들어 하지 않을 겁니다.”

성혜인은 목을 만지며 말했다.

이윽고 서주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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