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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5화 뻔뻔함에 놀람

이에 관련된 법규라도 있어?

성혜인은 다시 한번 반승제의 뻔뻔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고개를 들어보니 가슴 쪽의 상처가 보여서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떨구고 묵묵히 다리에 묻은 물방울을 깨끗이 닦아 주었다.

그러고 나서 옆에 있는 가운을 반승제에게 걸쳐주고 손이 가는 대로 매듭지었다.

모든 걸 마치고 성혜인은 욕조의 물을 버리려고 허리를 굽혔다.

허리를 굽히자마자 갑자기 반승제가 뒤에서 꼭 끌어안는 바람에 성혜인은 순간 흠칫거렸다.

“왜 이렇게 무덤덤해?”

아직 목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 반승제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

이때 성혜인의 손끝은 마침 물에 닿아 따뜻하기 그지없었다.

“콸콸콸.”

욕조의 마개가 열리자 물은 천천히 흘러 내려갔다.

반승제는 비록 몸에 반응이 왔지만, 그럴 힘이 없었고 한참을 엎치락뒤치락하다 보니 졸음이 밀려왔다.

그런 반승제를 성혜인은 침대로 부축해 갔다. 반승제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얼굴에는 병색이 역력했다.

밤도 깊고 인적도 드문 이 시간, 성혜인은 여전히 병상 옆에 앉아 반승제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실은 한참 동안 반승제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피부도 좋고 이목구비도 또렷한 것이 안색이 창백함에도 불구하고 미모는 여전했다.

주위에 아무도 없고 복도의 불도 어두운 틈을 타서 성혜인은 천천히 손을 내밀어 반승제의 얼굴을 살짝 건드렸다.

성혜인이 무덤덤한 것이 아니라 반승제와 함께 하기로 일단 마음을 먹으면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 많아서다.

성혜인은 마침내 온시환의 그 말뜻을 깨달았다.

“그 정도의 용기도 없으면 반승제 보러 가지 마.”

반승제와 함께 있기 전부터 성혜인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일단 함께하기로 마음을 먹기만 하면 이 방면의 스트레스를 받게 되리라는 것을.

하지만 반승제에게 빌붙어 지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만약 지금처럼 언제나 반승제가 자기를 구하러 오기만을 기다린다면, 도움이 되기는커녕 부담만 될 것이다.

반승제에게는 그의 사명이 있는데, 그 사명은 바로 반씨 가문이다.

물론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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