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20화 반승제는 성혜인 편

병원.

반승제는 네이처 빌리지에서 제공한 감시 카메라 동영상을 받게 되었다.

처음에는 무엇인지 몰랐지만, 클릭하고 열어 보니 그 속에 뭐가 담겨 있는지 알게 되었다.

이때 하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대표님, 겨울이는 지금 응급치료받고 있습니다. 아마 다시 깨어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순간 반승제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라미연은요?”

“대표님께서 쫓아내시라고 하셔서 이미 가셨습니다.”

반승제는 성혜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심인우가 오전에 두 사람의 휴대전화를 모두 준비해 놓았기에 당연히 받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성혜인의 가방은 소파에 놓여 있고 무음 모드라 들리지가 않았다.

하물며 지금 라미연을 혼쭐내주고 있다.

라미연이 임신한 몸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성혜인은 얼굴만 때리고 있다.

성혜인이 전화를 받지 않자, 반승제는 문득 라미연을 찾으러 갔을 것으로 생각이 들었다.

반승제는 성혜인 편이다. 이런 일을 저지른 라미연은 맞아도 싼 인간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라미연이 품고 있는 아이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나서 그날 라미연이 임신했다는 소리를 듣고 성혜인이 왜 그토록 화를 냈는지 알게 되었다.

라미연이 품고 있는 아이에 대해서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 대한 반승제의 태도에 화가 났던 것이다.

반승제의 태도에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아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는 성혜인에게서 결코 지워지지 않는 가장 큰 아픔이다.

하여 어젯밤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다고 하지만 아이의 일이 문득문득 튀어나와 성혜인의 신경을 자극했다.

자극이 올 때마다 성혜인의 반승제라는 사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이는 실은 성혜인의 탓도 아니다. 반승제 스스로 저지른 일이기에 스스로 감당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성혜인은 지금 한창 화가 치밀어 오른 상태라 이성을 잃고 라미연에게 무언가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정하고 나서 자기로 인해 한 아이가 죽게 되면 미친 듯이 괴로워할 것이다.

반승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