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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단지 반승제를 끌어안을 뿐

반승제는 얼굴을 찡그리며 문을 닫았다. 이 벽에 나타난 문은 모두 이런 절벽으로 통하는 함정이었다.

‘혹시 숨어있는 문이 존재하는 건가?’

그때, 그의 귓가에 성혜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반승제!”

반승제는 순간 멈칫하며 이내 한 방향으로 걸어갔다.

“혜인아.”

이곳으로 꺾어 들어간 후, 반승제는 성혜인의 뒷모습을 보았다.

얼른 몇 걸음 빨리 갔지만, 다음 순간에 총이 그를 겨눴고 곧이어 총알이 발사되었다.

다행히 반사신경이 빠른 덕분에 총알은 반승제의 어깨를 스쳐 지나갔다.

그러고는 다시 성혜인이 있던 곳을 바라봤더니, 어느새 사람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다.

반승제는 이내 어두운 눈빛으로 그림자가 있던 곳을 쫓아갔다.

성혜인은 구덩이 안에 얼마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위에 있던 문이 열리며 불이 켜졌고, 곧이어 밧줄 하나가 내려왔다.

그러자 성혜인은 눈빛을 반짝이며 서둘러 밧줄은 허리에 묶었다.

누군가가 그녀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지면에 이르자 그녀는 가슴에 핏자국이 묻은 반승제를 보았다.

그가 어떻게 찾아왔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벽에 난 흔적을 가리켰다.

“이건 내가 만든 표시야. 이걸 따라가.”

그것은 올바른 기억을 하기 위해 그가 가슴의 피를 이용해 만든 표시였다.

올바른 길을 알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그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일 것이다.

성혜인은 그의 이런 허약한 모습을 보고, 두 손으로 서둘러 반승제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대표님은 괜찮아요?”

반승제는 그저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누군가 네 목소리를 흉내 내더라. 그래서 내가 찾아서 죽였어”

“일단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성혜인은 그를 일으켜 세우고 그의 손에 든 총을 주웠지만, 총알은 이미 비어있었다.

악전고투를 치른 게 분명해 보였다.

손이 덜덜 떨리는 상황에서 그녀는 감히 반승제의 가슴에 있는 상처를 살피지 못했다.

‘상처가 마침 심장 쪽에 있는 것 같은데... 죽기 전에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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