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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안쓰러움

백현문은 차를 몰고 떠났다.

이로써 이곳에서 일어난 모든 황당한 일은 막을 내리게 되었다.

이곳에서 누군가가 죽은 것도 아는 이가 없다. 먼 곳에 차를 대고 다가오지 않은 성혜인을 빼고.

하도 거리가 멀어 성혜인은 두 사람이 무슨 일로 싸우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백현문이 사람을 죽이고 유해은도 하마터면 죽게 될뻔 한 것만 알고 있다.

그때 한서진은 유해은이 사막에서 피어난 장미 선인장과 같다고 형용했었다.

선인장을 따려고 하면 우선 그 가시에 찔려 피가 나기 때문이다.

이제와 보니 그 말이 제법 이해가 갔다.

성혜인은 그렇게 한 10분 동안 더 있다가 천천히 차를 몰고 다가갔다.

이제 막 마주친 척을 하며 차창을 내렸다.

“아직도 택시 못 잡았어요? 데려다줄게요.”

갑자기 나타난 성혜인을 보고 유해은은 왠지 모르게 울고 싶었다.

인간은 참으로 이상한 생명체가 아닐 수 없다.

아무도 관심해 주지 않고 아무도 낭패한 모습을 보지 않았다며, 괜찮은 척하고 이를 악물고 가던 길을 꿋꿋하게 갈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일단 조금의 관심을 준다면, 그 억울함은 미친 듯이 용솟음치며 더 이상 참지 못하게 된다.

유해은은 거절하지 않고 묵묵히 조수석에 올랐다.

액셀을 밟는 순간 성혜인은 흐느끼는 유해은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그 이유를 묻지 않고 조용히 차만 몰았다.

유해은의 집 주소를 기억하고 있었기에 묻지 않았고 한 시간 동안 운전한 끝에 드디어 도착했다.

방안의 불빛이 아직도 환한걸 보니 연로한 부모님이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성혜인은 티슈를 건네주며 말했다.

“그만 울어요. 엄마 아빠 아직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르잖아요.”

그러자 유해은은 손으로 얼굴을 마구 비볐다.

“성 사장님, 죄송합니다. 먼저 가 볼게요.”

성혜인은 고개를 끄덕였고 유해은이 낡고 낮은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시선을 돌리자 유해은이 서류를 놔두고 간 것을 보고 서류를 챙기고 뒤따라갔다.

유해은의 부모님은 아직 주무시지 않고 있었다.

문을 열자 유해은은 두 사람과 눈이 마주치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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