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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영원히 비천해야 하는 건가요?

“그건 대표님이랑 상관없는 일이예요.”

반승제는 그 모습이 우습게 느껴졌다.

‘일이 끝나고 바지를 입은 뒤에 나 몰라라 하는 남자는 많이 봤어도, 여자는 처음이네... 오히려 더 심해.’

두 사람이 침대에 오른 횟수는 결코 적지 않고, 반승제는 그녀의 몸에 점이 몇 개나 있는지조차 똑똑히 알고 있었다. 아마 그는 성혜인의 전남편을 제외하고 그녀의 몸을 가장 잘 아는 남자일 것이다.

심지어 반승제는 그녀의 모든 예민한 곳도 잘 알고 있다.

“나랑 잤을 때도 그렇게 생각했어?”

서리같이 차가운 그의 눈빛에 번뜩 불빛이 잠깐 지나가는 것 같았다.

마치 그녀가 자백하기만 하면 바로 목 졸라 죽일 것처럼 말이다.

성혜인은 도대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때, 반승제가 성큼성큼 다가가서더니 그녀의 앞에 섰다.

“서천 백화점에서 나를 보고 울면서 내 품에 안겼을 때, 너는 나를 조금도 좋아하지 않았어? 침대에서 나 때문에 울었을 때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고?”

그러자 성혜인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그의 이런 기세에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내 반승제는 손을 들어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고 한쪽에 큰 나무 뒤로 끌어당겼다.

큰 나무들 뒤에는 CCTV가 없고, 오직 그다지 밝지 않은 가로등만 켜져 있었다.

놀란 성혜인은 그의 손을 두드리며 물었다.

“뭐 하시려고요?”

말이 끝나자마자 반승제는 성혜인을 나무에 밀치고 그녀의 옷 지퍼를 확 열었다.

“반승제 씨!”

그녀는 화가 나서 직접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반승제는 멈추지 않고 한 손으로 그녀의 두 손을, 다리로는 그녀의 두 다리를 묶어두었다.

이 순간, 성혜인은 자신이 곧 사람에게 베일 도마 위의 물고기와 같아 보였다.

반승제의 다른 손은 그녀의 목부터 배꼽까지 샅샅이 훑어보며 옷을 걷어냈다. 그렇게 새로운 흔적이 남아 있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나서야 반승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성혜인은 수치스럽기 그지없었다. 만약 이 시간에 누군가 이곳을 지나가면 모든 것이 훤히 보일 테니 말이다.

그녀가 떨고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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