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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개자식

반승제는 고개를 숙이고 줄곧 쭈그리고 앉아 일어나지 않는 여자를 보며 살짝 눈썹을 추켜올렸다.

사람들은 이제야 비로소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더욱이 반태승은 반승제를 향해 지팡이를 휘둘렀다.

“왜 아가씨 손을 밟고 그러냐!”

그제야 반승제는 담담하게 구두를 거둬들였다.

“앗, 그랬나요. 이거 죄송하게 됐어요.”

말투가 차분하고 가벼운 게, 정말 조심하지 않고 밟은 것 같았다.

‘개자식.’

성혜인은 속으로 그를 수십 번 욕하고 나서야 천천히 몸을 일으켜 지배인의 뒤를 따라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반희월이 입을 열었다.

“거기 서요.”

성혜인은 몸을 흠칫했고, 뒤에서는 발소리가 천천히 다가왔다.

그런데 그 순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누군가 촛불을 켠 케이크를 밀고 왔다.

그러자 반승제가 손을 들어 그녀의 등을 밀치며 말했다.

“케이크는 4001호로 보내줘요.”

그건 서주혁이 있는 룸이었다. 오늘 저녁 그들 중에 누군가 생일을 쇠는 바람에 반승제가 이곳에 있는 것이었다. 마침 성혜인과 식사를 하자던 반태승의 부름도 지킬 수 있어 그는 양쪽 모두 지체하지 않았다.

성혜인은 재빨리 빠른 걸음으로 배식 카트의 손잡이를 잡더니 다른 종업원을 밀어내고 4001호를 향해 들어갔다.

일단 살고 보는 게 우선이니 말이다.

반희월은 미심쩍은 듯 반승제를 힐끗 쳐다보았다.

‘저 여자 페니랑 닮은 것 같은데...’

그러나 당사자가 이미 사라졌으므로 그녀는 다시 잡으러 갈 수도 없었다.

그리고 페니도 웨이트리스 차림으로 그 자리에 가면 안 됐다.

반승제는 시선을 아래로 늘어뜨린 채 옅은 눈빛을 짓고 있었다. 그는 페니가 가족들의 관심을 끄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건 페니를 번거롭게만 할 뿐이니 말이다.

반씨 집안 가족들은 모두 룸으로 돌아갔고, 반승제도 반태승에게 말했다.

“4001호로 먼저 가 있을게요. 성혜인이 오면 다시 올 테니 잊지 말고 불러주시고요.”

반태승은 그의 태도가 그런대로 괜찮은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밤 이 자리를 만든 이유는 바로 성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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