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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9화 거짓말의 결과

반태승이 예약한 룸에는 반씨 집안사람이 전부 모여 있었다.

반승제와 마찬가지로 페니가 성혜인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아차린 반희월은 한참이나 어리둥절해 있었다. 룸에 들어선 다음에는 그나마 상황이 파악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무슨 말을 할지 몰라 입을 다물고 있었다.

성혜인은 얌전히 반태승의 곁에 앉아 그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할아버지, 오늘은 무슨 일로 저를 부르신 거예요?”

성혜인이 말을 마치자마자 문이 요란스럽게 열리더니 반승제가 들어왔다. 그리고 그는 아주 자연스럽게 성혜인의 곁으로 가서 앉았다.

반승제의 주변에는 싸늘한 냉기가 맴돌고 있었다. 말없이 분위기만으로도 성혜인의 기를 죽이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반태승이 입을 열어 반승혜에 관해 물으려고 할 때, 그가 먼저 덤덤한 말투로 말했다.

“승혜 일은 페, 아니 혜인이랑 상관없어요. 오늘은 이쯤에서 헤어지시죠, 할아버지. 저 혜인이랑 따로 할 얘기가 있어요.”

성혜인은 몸을 흠칫 떨었다. 반승제의 주변에는 아직도 냉기가 맴돌고 있었고, 이대로 따라갔다가는 오늘이 제삿날이 될 것만 같았다.

“할아버지, 저...”

성혜인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반승제가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더니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내뱉었다.

“오늘 하루 피한다고 해서 평생 피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렇게 나를 피하고 싶으면 할아버지한테 부탁해서 해외로 가든지.”

성혜인은 창백한 안색으로 입을 꾹 다물었다. 그러자 반승제가 가짜 미소를 지으면서 그녀를 일으키더니 반태승에게 말했다.

“그날은 저도 현장에 있었어요. 승혜는 아무래도 정신적인 문제가 생긴 것 같으니, 정신과나 카운셀링을 예약해 보세요.”

반승제의 말을 들은 반승혜는 바로 반박하려 들었다.

“아니야, 오빠. 나 진짜 억울해!”

“승혜야, 내가 굳이 CCTV 영상을 꺼내야 입을 다물겠어?”

반승제가 CCTV 영상을 바로 꺼내지 않은 이유는 반승혜의 체면을 지켜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역시 CCTV 얘기가 나오자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놀란 듯 몸을 파르르 떨더니 눈물을 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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