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야, 내일 혹시 시간 있어? 우리 밥이라도 같이 먹지 않을래?”성혜인의 질문에 강민지는 한참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내일은 안 될 것 같아. 내가 요즘 좀 바빠서... 그럼 다음에 다시 연락하자!”성혜인은 미간을 찌푸렸다.‘지난번부터 예준 씨 사촌 동생이 수술받는다고 하더니, 아직도 못 끝낸 건가?’성혜인이 물어보려는 순간 강민지는 먼저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래서 그녀도 신경을 껐다.“왈왈!”이때 겨울이가 성혜인이 기분 좋다는 것을 알기라도 하는 듯이 마당을 마구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성혜인도 그를 말리지는 않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바라보기만 했다.이튿날 아침, 성혜인은 S.M으로 향했다. 그리고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반승제를 발견하고 우뚝 멈춰 섰다.너무나도 낯선 환경과 인물의 조합에 그녀는 순간 환각을 보는 줄 알았다. 그리고 뒤늦게 반승제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켰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는 아마 여기에 오기까지 만반의 조사를 했을 것이다.반승제는 성혜인의 자리에 앉아서 회사 자료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들어온 것도 발견하지도 못한 채 생각에 잠겨 있었다.‘여기가 평소 출근하는 사무실이었어? SY그룹의 발전 루트는 영화계로 틀어버렸네. 시환의 영화에 이어서 다음 작품도 대박을 터트렸고.’“대표님, 여기에서 뭐 하세요?”성혜인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반승제가 들고 있는 계약서와 같은 것을 바라봤다. 이제야 성혜인이 들어온 것을 발견한 그는 몸을 일으키면서 들고 있던 서류를 내밀었다. 이는 다름 아닌 그가 회수하려던 부동산의 양도 계약서였다.“받아, 선물이야.”반승제는 덤덤한 말투와 반대되는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성혜인을 힐끗 봤다. 그녀는 단호한 태도로 계약서를 밀어내면서 말했다.“됐어요. 원래 가격대로 임대만 해주세요. 앞으로 더는 귀찮은 일을 만들지 마시고요.”반승제는 고개를 숙였다. 선물 하나 주는 것도 이토록 비굴할 수 있다는 건 또 처음 알았다.그는 손을 뻗어 성혜인을 붙잡으려고 했다.
반승제의 마음을 알고 있는 심인우는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꽃집에 연락했다.잠시 후 999송이의 장미꽃 다발은 S.M의 가장 위층으로 보내졌다. 꽃다발이 너무 큰 나머지 엘리베이터에 들어갈 때 살짝 걸리기까지 했다.성혜인은 회의 준비를 위해 서류를 보고 있었다. 이때 장하리가 노크하고 안으로 들어오면서 말했다.“사장님, 꽃다발 선물이 왔어요.”성혜인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고 안으로 들여오라고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꽃다발에 완전히 가려진 장하리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아 순간 말문이 막혀 버렸다. 심지어 꽃다발은 두 사람이 함께 낑낑대며 들고 있었다.‘이게 뭐야...?!’사무실에 꽃다발을 내려놓은 장하리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이건 반승제 대표님께서 보내신 거예요.”장하리는 반승제에 대한 인상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렇게 차갑던 사람이 왜 갑자기 꽃다발을 선물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다.‘보나 마나 다정한 척하는 거겠지, 뭐...’반승제가 보냈다는 말에 성혜인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가 왜 안 하던 짓을 하는지, 어제 충격받더니 미쳐버린 건 아닌지 의심이 가는 순간이었다.“사장님 책상 곁에 둘까요?”“그냥 버려요. 그 사람이 보낸 물건은 하나도 들여오지 말고 다 버려요.”성혜인이 말을 마치자마자 누군가가 또 사무실에 노크하고 들어왔다. 그리고 상대는 다름 아닌 심인우였다. S.M의 사장실에서 반승제와 심인우를 연달아 보는 날이 있을 줄은 또 몰랐다.“안녕하세요, 페니 씨.”심인우는 공손하게 인사하면서 들고 있던 서류를 책상에 내려놓았다.“이건 반 대표님이 제원에 가지고 있는 부동산입니다. 부동산의 절반을 페니 씨의 명의로 바꿔 달라고 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사인은 이곳에 하면 됩니다.”‘제원에 가지고 있는 부동산의 절반이라고? 몇조가 될지 모르는 재산을 나한테 왜 줘?’성혜인은 미간을 더욱 찌푸리면서 물었다.“이건 무슨 의미죠?”심인우는 약간 멈칫했다. 반승제가 이 정도 했으면 성혜인도 당연히 그의 의도를 알아
“참, 장 비서 요즘 약혼자랑은 어떻게 지내요?”“요즘도 우찬 씨가 바빠서 별로 만나지 못했어요. 하지만 사장님의 비서가 되기 전의 저도 그랬으니까, 이해할 수는 있어요. 저희 둘 다 일이 중요할 나이잖아요.”“그래도 종종 만나서 신경 써요. 홍규연 씨랑 보통 사이가 아닌 것 같더라고요.”성혜인은 이보다 더 직설적으로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장하리는 여전히 7년 만난 남자친구를 더 신뢰하는 듯했다.“네, 하지만 괜찮을 거예요. 일하려면 고객을 만나기 마련이니까요.”“확실해요? 두 사람 같은 숟가락까지 쓰던데요?”장하리는 순간 안색이 변하더니 미간을 찌푸렸다.“그건...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아요.”성혜인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 바로 한서진과 연락을 취하기 시작했다. 오늘 저녁에 만날 생각으로 말이다.그녀의 행적을 주시하고 있던 반승제는 금방 그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렸다. 그래서 유명한 매니저 두 명을 S.M으로 보내줬다.심지어 회의할 때는 그녀가 TJ엔터와 경쟁하다가 다칠까 봐 걱정되어서 임원이 보고하는 틈을 타서 문자를 보냈다.「힘든 일이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문자가 가고 있는 듯 빙빙 도는 것도 잠시 갑자기 빨간색 느낌표가 떡하니 보였다. 그러자 반승제는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회의를 잠깐 멈추자는 뜻으로 손을 올렸다. 그러고는 곧바로 성혜인에게 전화를 걸어봤다.이게 무슨 영문인지 몰랐던 인원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심인우를 바라봤다. 그러자 심인우는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뜻으로 작게 머리를 흔들었다.반승제는 성혜인에게 몇 번이나 전화를 걸어봤지만 끝까지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심호흡하고 나서 차가운 말투로 심인우에게 말했다.“성혜인한테 전화를 걸어봐요.”심인우가 핸드폰을 꺼내든지 얼마 되지 않아 전화는 바로 연결되었다. 그녀는 반승제만 차단하고 심인우는 차단하지 않았던 것이다.‘사람을 이렇게 차별하는 게 어디 있어?!’반승제의 눈빛에는 잠깐 분노가 서렸다가 금방 사라졌다. 자신에게는 화낼 자격이 없
반승제는 덤덤한 척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서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앞으로 다시는 연락하지 마요.”“...”서민규는 소리 내어 대답하지도 못하고 크게 머리만 끄덕이고는 밖으로 나갔다.사무실에 혼자 남은 반승제는 신이한과 설우현을 떠올렸다. 두 사람은 재벌가 출신이라 손 쓰기 쉽지 않았다. 그리고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또 온수빈이 있었다.‘젠장, 무슨 남자가 이렇게 많아?’속으로 투덜대던 반승제는 진짜 남편인 자신이 ‘내연남’들과 함께 대기 번호를 받는 처지가 되었다고 생각하자 또 코끝이 찡했다.‘일단 신이한부터 처리해야겠어. 지금으로서는 가장 위협이 되는 인간이야.’반승제는 핸드폰을 들고 신이한에게 전화를 걸었다.같은 시각, 핸드폰 화면에 뜬 반승제의 이름을 본 신이한은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척을 져서 좋을 것 하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괜히 비아냥대면서 전화를 받았다.“혜인 씨의 전남편분이 저한테는 무슨 일로 전화를 걸었을까요?”“페니가 성혜인이라는 걸 언제부터 알았어요?”반승제는 신이한의 비아냥을 무시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가 오래전부터 성혜인의 남편을 흉보고 다닌 걸 봐서는 페니가 성혜인이라는 것도 진작 안 것 같았기 때문이다.“아~ 그거요? 너무 오래전 일이라 가물가물한데요.”반승제의 안색은 빠르게 식었다. 그리고 또다시 염라대왕에 빙의 되어서 싸늘하게 물었다.“신 대표는 뭐가 그렇게 득의양양한 거예요?”반승제의 말에서 조급함을 알아차린 신이한은 피식 웃으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하하.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좀 긴데, 끝까지 들어줄 수 있겠어요? 일단 첫째로 저는 혜인 씨가 먼저 말해줘서 알았어요. 대표님처럼 우연히, 마지못해, 어쩌다 보니 알게 된 것과는 다르죠. 만약 회장님이 없으셨더라면 대표님은 아직도 모르고 있었을걸요? 그리고 둘째로...”뚝.반승제는 신이한의 말을 마저 듣지도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러자 신이한은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는 한편 약간 불안하기도 했다. 혹시라도 성
남자의 이름은 조강우라고 했다. 그와 도송애가 한서진에게 불만을 품었기에 이번 소란이 일어난 것이기도 했다.사실 한서진은 오늘 여자를 구하러 이곳에 왔다. 그러나 여자가 원해서 ‘쉬운 길’을 선택한 걸 알자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앞으로의 일은 그와 상관없기도 했다.‘아쉽게 됐네. 능력 있는 좋은 애였는데.’도송애는 손을 들어 한서진의 어깨를 툭툭 쳤다.“이만 네 우매함을 인정하고 물러나. 본인들이 원해서 선택한 쉬운 길을 막으려고 할 게 뭐야? 연예계에서 일하려면 융통성도 배워야지. 한 매니저 아래로 여자 연예인 한 명 더 있었지?”도송애의 말이 기분 나빴던 한서진은 그녀의 손을 단호하게 쳐내더니 안경을 슥 올리면서 말했다.“그건 제가 알아서 할 겁니다.”도성애의 표정은 차갑게 식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한서진이 굴복하지 않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한 매니저, 위약금을 물지 못하면 감옥에 갈 수도 있어. 근데 꼭 계약을 해지해야 할까?”“전에도 말했지만 위약금도 제가 알아서 해결할 겁니다.”“그래도 그동안 같이 일한 정이 있는데 위약금을 좀 깎아 줄게. 대신 네 손에 있는 다른 애를 데려와, 괜찮지?”한서진은 안경 뒤로 예리한 눈빛을 쏘아내면서 단호하게 말했다.“대표님이 양심을 버렸다고 해서 저도 버려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한서진이 말을 마치자마자 도성애는 그의 뺨을 힘껏 후려쳤다. 그러자 그의 입꼬리에서는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런데도 표정은 담담하기만 했다.“한 매니저,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부하 직원 주제에 감히 대표의 명령을 거역해? 너는 내가 살라면 살고, 죽으라면 죽어야 하는 사람이야. 이게 어디서 감히 설교하고 있어?”한서진은 피식 웃으면서 몸을 돌렸다. 하지만 그의 뒤에는 건장한 경호원들이 막고 있었다. 아무래도 도송애가 그를 쉽게 보내주지 않을 생각인 듯했다. 애초에 오늘 이 자리가 치밀한 함정이었을지도 모른다.“내일 한 매니저의 기사가 인터넷을 도배할 거야. 여자 연예인 성추행으로 사진까
조강우와 오랜 시간을 알고 지낸 도송애는 당연히 그의 뜻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연예계 사업에 오래도록 몸담은 그는 미인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이었다.“혹시 마음에 들어요?”조강우는 침을 꿀꺽 삼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도송애는 빠르게 이해득실을 따져보기 시작했다.성혜인을 건드리기에는 반씨 가문이 두려웠다. 하지만 이미 이혼한 사이에 반승제가 간섭할 일은 없을 것 같았기에 그녀는 결국 경호원에게 눈치를 줬다.“일단 이쪽으로 끌어와.”두 명의 경호원은 성혜인의 팔을 잡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다. 그 순간 그녀가 호신용 스프레이를 잽싸게 꺼내더니 두 사람의 눈에 뿌렸다.경호원이 절규하기 시작하자 그녀는 있는 힘껏 밖으로 뛰어갔다. 그러다 코너를 돌면서 한 남자의 품에 부딪히고 말았다.코끝에 익숙한 냄새가 맴돌기는 했지만, 그녀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곁으로 피해 계속해서 달리려는 찰나 허리가 붙잡혀 억지로 멈춰 서게 되었다.“어딜 그렇게 뛰어가? 설마 또 사고 쳤어?”성혜인의 귀가에는 반승제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동시에 도송애의 경호원들이 그의 앞을 막아섰다.연예인이나 상대하기 위해 고용된 경호원들은 당연히 반승제의 얼굴을 몰랐다. 물론 그가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인지도 몰라서 서슴없이 손을 뻗어 성혜인을 끌어내려고 했다.“좋은 말로 할 때 비키시죠. 이 여자는 우리 조 이사님 여자예요. 오늘 밤 조 이사님을 모셔야 한다고요.”반승제는 어두운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성혜인을 더욱 꽉 끌어안으면서 또박또박 물었다.“조 이사는 또 누구야? 성혜인, 너 진짜...”반승제는 기가 막히다 못해 말이 다 나오지 않을 지경이었다.“빨리 대답해! 이번에는 또 어떤 새끼야?!”“대표님, 그게...”반승제의 상상력에 어이없었던 성혜인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래도 오해는 풀어보려고 했는데 반승제가 제풀에 서러워져서 입술을 깨물면서 말했다.“이제는 사람을 가리지 않을 정도로 남자가 고픈 거야?!” 반승제가 말을 마치자
그러나 성혜인은 반승제를 무시한 채 단지 한서진을 바라볼 뿐이었다.한서진의 뒤에는 도송애의 경호원 두 명이 서 있었는데, 만약 그가 지금 성혜인의 제안에 수락하지 않는다면 이곳을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다.곧이어 그는 가볍게 웃으며 콧등에 걸쳐진 골드 빛 안경을 씩 올렸다.“좋습니다. 그 제안 받아들이도록 하죠.”이로써 성혜인은 목표를 달성했다. 그때 도송애가 입을 열었다.“위약금은 800억입니다. 성혜인 씨, 정말 내주실 거예요?”한서진이 아무리 잘나가고 뛰어난 능력을 갖춘 매니저라고 해도, 그가 성혜인의 회사를 위해 800억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누가 봐도 손해 보는 장사인데, 성혜인이 이걸 한다고? 한서진한테 다른 마음이 있는 건 아니고?’“반 대표님, 한 매니저는 올해 32살이세요. 확실히 성숙한 남자의 매력이 있습니다.”이건 도송애의 명백한 이간질이었지만, 반승제는 그 말에 속아 신경이 안 쓰일 수 없었다.하지만 그는 되레 무관심한 척, 차갑게 도송애를 바라보며 물었다.“혜인이가 낸다고 했으니, 이만 돌아가 보셔도 되는 거 아닌가요?”그러자 도송애의 안색이 삽시에 어두워졌다. 그가 이렇게 자신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멋쩍은 듯 웃었다.“네, 그럼 반 대표님께 더 폐 끼치지 않겠습니다.”뒤이어 그녀는 조강우에게 함께 떠나자는 눈짓을 보냈다.그러나 반승제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도 대표님, 저는 그저 도 대표님만 먼저 가시라고 말씀드린 겁니다.”이 말을 들은 조강우는 깜짝 놀라 순간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제가 눈만 있었지, 태산을 못 알아봤습니다! 정말 이 여성분이 반 대표님의 애인분일 줄 몰랐어요!”놀란 그의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뚝뚝 흘러내렸다. 반승제는 비록 젊지만 수단이 악랄하고 엄해서, 쉬이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다.도송애도 감히 조강우를 위해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TJ 엔터의 임원이다.그녀가 숨을 크게 들이쉬자 입술마
말을 마치고 나서, 그는 먼저 한 걸음 물러서 떠났다.그러나 모퉁이를 돌 때, 결국 참지 못한 반승제는 성혜인을 힐끗 쳐다보았다.성혜인은 그를 쫓아오지 않았고, 그저 고개를 들어 한서진에게 무언가를 말하다가 “이쪽으로 모신다”라는 손짓을 할 뿐이었다.한서진이 고개를 끄덕이자 두 사람은 다른 쪽을 향해 떠났다.반승제는 온몸이 굳어버렸다. 그 두 사람이 떠나고 나서야 그는 입술을 굳게 오므렸다....성혜인과 한서진은 스카이웨어를 떠나 얘기를 나누기 위해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한서진은 손끝으로 티스푼을 움켜잡고 있었고, 성혜인은 그에게 S.M을 한 번 소개해 주었다.“어때요? 저희와 계약하실 생각이 있으십니까?”“제 손에 여자 연예인 한 명이 더 있습니다. 하지만 TJ 엔터 소속이에요. 적어도 그 애 자신은 계약을 해지하려고 들지 않을 겁니다. 능력 있는 좋은 애인데...”그 말인즉슨 성혜인에게 그 여자 연예인을 쟁취하라는 뜻이다.한서진의 손에는 그가 무명 시절 때부터 키워 일류 스타로 만든 연예인이 아주 많았다. 때문에 그가 능력 있고 좋은 사람이라고 설명한 이 여자 연예인은 장래에 틀림없이 큰 인물이 될 것이다.성혜인이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인재이다.“네, 그 여자 연예인 이름이 뭔가요?”“송아현이요.”한서진과 협력에 관한 이야기를 한 후, 성혜인은 곧바로 장하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리고 다시 한번 전화를 걸었으나 여전히 통화는 연결되지 않았다.걱정되었던 성혜인은 서둘러 차를 몰아 장하리가 사는 곳으로 향했다.집 문은 곧게 닫혀있지 않았다. 그리고 작게 생긴 틈 사이로 장하리와 방우찬의 소리가 들려왔다.“하리야, 그게 무슨 소리야? 너 지금 네 상사가 한 말 몇 마디 때문에 지금 나를 의심하는 거야?”옆에 있는 방우찬의 어머니, 김정순도 그를 거들었다.“정말 내 아들이 너한테 미안한 짓을 했다고 생각하면 헤어져! 우리 집이 무슨 네가 없으면 안 되는 것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