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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페니의 정체

처음으로 지명한 두 남자가 반승제의 곁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을 보고 반태승은 인파 속에서 다른 두 남자를 찾아냈다.

“둘도 가서 힘을 보태거라. 도대체 어떤 여자인지 오늘 꼭 확인해야겠으니까!”

반태승이 말을 마치자마자 설우현이 부랴부랴 나서서 성혜인을 막아줬다. 반승제의 품에 얼굴을 파묻은 그녀는 진작 넋이 나가고 말았다. 머릿속은 백지장이 되어 버려서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반대로 구경꾼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한 여자를 두고 다투던 두 남자가 어느새 갑자기 같은 편이 되었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가십거리로 말해도 쉽게 믿어주지 않을 상황이었다.

반태승은 언짢은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시간이 지체되면 지체될수록 점점 더 궁금해졌다.

“얼른 저 둘을 떼어놓지 못해?!”

세 남자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지 못하고 반승제와 성혜인을 떼어놓으려고 힘썼다. 그리고 한 남자는 자꾸만 방해하는 설우현을 막고 있었다.

이리저리 밀려다니면서 성혜인은 드디어 가출한 이성을 되찾았다. 그래서 이만 고개를 들려고 했는데 반승제가 그녀의 허리를 꽉 끌어안은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얼굴을 공개하면 귀찮아 질 거야. 할아버지가 너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을 테니까.”

“그만해요.”

성혜인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네 남자는 동시에 우뚝 멈춰 섰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깨끗한 샘물처럼 맑았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반승제를 바라봤다. 그리고 고민 끝에 짧은 한마디를 입 밖으로 꺼냈다.

“죄송해요.”

반승제는 성혜인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어떻게든 그녀를 숨겨줄 생각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먼저 반승제를 밀어내더니, 두 사람을 가려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설우현을 툭툭 쳤다. 그러자 그는 별말 없이 곁으로 비켜섰다.

찻잔을 든 채 의자에 앉아 있던 반태승은 처음 성혜인의 얼굴을 봤을 때 눈이 잘못된 줄 알고 눈살까지 찌푸렸다. 영원할 줄 알았던 거짓말이 곧 들통나게 생긴 것을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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