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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화 고의로

그는 이제 더 할 말이 없다 생각했는지 기침을 몇 번 하고 손사래를 쳤다.

“전에 내가 혜인이랑 약속한 게 있다. 언제 한번 다 같이 모여앉아 식사하기로 말이다. 너도 반드시 참석해야 해.”

진작 모든 일에 신경을 쓰지 않고 손을 놓겠다 했던 반태승이었지만, 어쩐지 요즘 소문이 너무 무성했다.

반승제도 그가 페니에 대해 추궁하지 않는 것을 보고, 이 시점에서 할아버지를 화나게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알겠습니다, 할아버지.”

고택을 떠날 때, 반승제는 침울한 눈빛으로 차창 밖을 바라보았다.

심인우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없었지만, 반승제가 훈계를 받지 않고 돌아오는 걸 보니 의외라고 여겨졌다.

네이처 빌리지로 돌아와 거실로 들어갔을 때, 도우미는 반승제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얼른 옆에서 예쁘게 포장된 선물을 꺼냈다.

“대표님, 이건 온시환 씨께서 보낸 선물입니다.”

반승제는 휙 무심하게 받아들며 뜯어보지조차 않았다.

그렇게 그는 침실 욕실로 가서 상처를 피해 간단히 목욕하고, 수건으로 머리카락을 닦고 나온 후에야 선물을 열어보았다.

포장을 막 열자, 바로 <연애비법서>라는 적나라한 글자가 몇 개 드러났다.

그러자 반승제는 표정이 굳어지면서 곧장 책을 한쪽에 버렸는데, 마침 침대 머리맡에 가서 부딪혀 떨어졌다.

‘역시 온시환 이 자식은 믿으면 안 돼.’

그는 한쪽에 있는 컴퓨터를 들고 침대에 오른 후 등받이에 기댔다. 그러고는 키보드를 두드려 몇 개의 서류를 처리한 후에야 컴퓨터를 껐다.

하지만 그는 쉬이 잠에 들지 못했다. 사실 최근 그는 한숨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늘 이 방 안은 페니의 냄새로 가득했으니 말이다.

그는 방 안의 가장 밝은 불빛을 끄고 침대맡 스탠드 등만 켜고는, 귀신같이 그 <연애비법서>라고 불리는 책을 집어 들어 보기 시작했다.

책은 알기 쉽게 쓰여 있는데, 한눈에 봐도 연애 경험이 전무한 모태솔로를 위해 쓰인 것이다.

전체 내용은 몇 가지 기교의 소개로 이뤄졌는데, 잘못을 인정하는 법, 달래는 법, 수영할 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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