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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1화 꾸며낼 수 없는 감정

성혜인도 알고 있었다. 이 여자와의 만남은 지나치게 우연의 연속이었다. 타국에 와서 팔려 갈 때도 상대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가 동생을 찾는다고 말할 때 그 흔들리던 눈빛만은 믿고 싶었다.

그건 꾸며낼 수 없는 감정이었고 어쩌면 정말로 사람을 찾으러 왔을지도 모른다.

그 후 두 사람은 호텔에 들어와 서로의 얼굴을 보았지만 여자가 딱히 놀라지 않는 걸 보아 자신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녀는 그릇에 담긴 수프를 보더니 한 모금 마셨다.

“누군가를 찾으러 온 것 같아요.”

반승제는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는 성혜인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겉보기에는 차갑고 냉정해 보여도 사실은 마음이 여린 사람이다.

사람들에게 잔인하게 굴지 못하고 책임감도 강했다.

이런 성격이 축복인지 저주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쪽이든 바꾸라고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

성혜인은 수프를 다 마신 후 양치질을 하러 갔다.

그녀가 화장실에서 나오자 반승제는 손에 쥐고 있던 마우스를 내려놓고 다가와 그녀의 머리를 말려주었다.

이렇게 다정한 시간을 보낸 게 얼마 만인지.

성혜인은 그의 가슴에 이마를 기댄 채 편안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스르륵 잠기운이 몰려왔다.

반승제의 손끝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헤집었고 피곤함이 가득한 그녀의 얼굴을 보며 그는 머리를 다 말린 후 마사지까지 해 주었다.

성혜인은 이제 정말 잠이 들었고 그는 조용히 이불을 덮어주었다.

옆에서 전화벨이 울리며 그의 부하 직원 중 한 명이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저희도 호텔로 갈까요?”

“그래, 너희도 와. 아래층에 가서 방 잡아 줄게. 앞으로 올 사람이 많을 거야.”

“알겠습니다.”

반승제는 이 층의 빈방은 물론 위층과 아래층 방까지 잡고 지하 격투장 측에 전화를 걸어 장미에게 사람을 더 보내달라고 했다.

장미는 그가 칸다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즉시 걱정이 앞섰다.

“거긴 요즘 엉망이지 않아?”

“장미 누나, 내가 번호 하나 줄 테니까 최용호 씨 쪽에 연락하면 사람들 여기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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