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밖에서 소리가 났는데 반승제가 돌아온 것일 것이다. 여자도 자리에서 일어났다.“나는 오늘 밤부터 움직여야 하니까 아마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거예요. 몸조심해요. ”그녀는 빨리 말을 다 하고 반승제가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고개를 숙이고 나갔다.반승제는 그녀를 보았는데 그녀가 나간 후에 문을 닫았고 시선을 성혜인에게 돌렸다.“또 뭐 하러 온 거야? ”“먹을 것을 가져다줬어요. 밖에서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어떻게 된 거예요?”“내가 한 거야. 설기웅이랑 최용호는 이미 갔어. 오늘 밤 그들은 폭발로 인해 사망에 이른 중국인의 시체로 위장하여 병원으로 보내질 거야.”그들이 벌써 움직이기 시작한 건가 하는 생각에 성혜인은 갑자기 심장이 조여왔다. “혜인아, 나도 복지중심으로 갈 거야.”그는 복지중심의 상황을 대충 말하고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나도 언제 연구센터에서 나올지 몰라. 하지만 이 위아래로 3층은 모두 내 사람들이니 당신의 일상생활을 돌볼 사람을 보낼 거야. 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들에게 말하면 될 거야.”성혜인은 불안한지 그의 손을 잡았다.반승제도 그녀가 걱정하는 것을 알고 그녀의 손을 잡고 손에 뽀뽀했다.“걱정하지 마. 다 괜찮을 거야”괜찮을 리가 없었다. 그렇게 신비로운 연구기 안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성혜인은 같이 들어가자고 말하고 싶었지만 반승제가 허락하지 않을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는 휴대전화를 꺼내서 시간을 보았다.“앞으로 아마 연락하기 어려울 것 같아. 하지만 약속할게, 일 끝나는 대로 너를 데리러 올 거야. 내 말 들어, 응?”성혜인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반승제는 그녀의 입술에 뽀뽀를 몇 번 하고는 그녀의 배에 손을 올렸다.“우리 아이를 잘 돌보고, 설우현과 수시로 연락을 해야 해. 설우현은 국내에 머물러 구금섬의 후속을 책임지고 있으니, 당신 어머니의 다른 단서가 있을지도 몰라. ”“네.”성혜인은 침울하게 말하고는 그가 떠나는 것을 바라보았다.
반승제의 사람들은 모두 고수들이어서 재능 테스트를 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 무리 중 14명이 테스트를 통과했는데 한 곳에 합숙 훈련을 보내겠다고 큰 차에 배치되었다.반승제는 창밖을 보고 있는데 안에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내가 통과할 줄 정말 몰랐어. 이번에 꼭 달러를 많이 벌어서 돌아올 거야.”“3000달러만 벌면 평생 먹고 살 걱정도 없고, 부모님도 나를 자랑스러워하실 거야.”“돌아오면 바로 차를 살 수 있지 않을까요? 플로리아는 세상에서 가장 휘황찬란한 곳이라고 들었어요.”반승제는 등을 뒤로 젖히고 눈 밑이 어두워졌다.가장 휘황찬란한 곳이 아니라 사실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지옥이다.자동차는 계속 앞으로 가고 있다. 반승제와 그의 사람 외에는 이 훈련이라는 것이 도대체 어디서 하는 건지 아무도 모른다.차는 족히 네 시간을 달려서 가장 깊은 산맥에 도착해서 멈췄다.운전기사가 내려가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다음, 사투리로 사람들보고 내려와서 서라고 했다.반승제는 이쪽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지만, 사투리는 아직 서툴다. 기사님이 말한 것은 누군가가 그들을 데리러 올 것이니 잘 보이도록 하라는 뜻이었다.이번에 뽑힌 사람은 모두 14명이고, 그들을 데리러 온 사람도 14명이다. 보아하니 일 대 일일 것 같다.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그들을 데리러 온 사람이 그들이 해외에 가서 돈을 벌 수 있도록 기술을 가르쳐 줄 선생님인 줄 알고 흥분했다.반승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리를 따라 앞으로 갔다.그의 사람들은 그와 함께 서 있지 않고 따로 서 있었다.가장 은밀한 벼랑까지 쭉 걸어가서야 앞에 직원이 호명하기 시작했다. 호명된 사람은 앞으로 따라가야 했다.직원이 인원을 확인하고 문제없다고 확신하고 그들을 들여보냈다.반승제는 한눈에 여기가 연구기지의 센터가 아니라 외진 곳이고 연구중심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구로 들어가 내려가서 홀 안으로 들어갔고 홀에서 또 다른
“나도 원하지만, 아직 회장 제안이 통과되지 않았어.”이것만 있다면 반승제 일행의 죽음에 대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진백운의 시선도 유리 벽 안쪽으로 향했다.이 유리 벽은 총알도 뚫을 수 없을 정도로 두꺼웠고 360도 사방이 훤히 들여다보였다.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몸을 섞는 행위조차도 모든 사람의 눈앞에서 이뤄졌다.유리 벽 안에서 살아남은 모든 인간은 존엄성을 상실한 채 그저 돼지우리에 갇힌 돼지와 같았다.심지어 돼지의 지위보다 더 낮은, 특별히 실험을 위해 사용되는 시험용 쥐와 같았다.진세운은 몇 시간마다 이 살인 병기를 보러왔고, 그럴 때마다 욕망은 더욱 강해졌다.이 살인 병기의 목에는 작은 에메랄드 구슬이 있었는데, 이것은 그가 수년 동안 착용한 것이라고 했다. 평범한 에메랄드 구슬이었기에 연구 기지의 사람들은 아무도 그 값싼 물건을 꺼내지 않았다. 그로 인해 살인 병기를 구분하기 더욱 쉬웠다.그는 몸에 다른 장식을 한 유일한 실험용 쥐였다.진세운은 다시 배민희를 찾아갔다. 배민희가 누군가와 전화로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전화기가 벽에 부딪쳤다.“선생님?”배민희는 그를 보자마자 찡그린 표정이 서서히 풀리더니 그의 옆에 앉았다.“세운아, 너 혹시 사라(sarah)를 알아?”사라는 연구 기지에서 유명한 여박사였다. 많은 연구가 그녀의 손을 거치고 최상층에서도 떠받드는 인물로 그녀를 위해 많은 규칙을 깼다고 한다. 이 사람은 연구 기지에 있은 지 20년도 넘었다.“알아요.”“그 빌어먹은 년은 항상 내 물건을 훔쳐 가. 이번에도 내가 널 추천했는데 그 년이 반대했어.”진세운은 미간을 구겼다. 그는 상대방의 명성만 들었을 뿐이지 실제로 이 여박사를 만난 적이 없었다.그리고 그 사람은 항상 가장 비밀스러운 연구실에 머물며 밖에 거의 나오지 않는 연구 괴물이었다.이번에 그녀는 엄청난 살상 무기를 만들어냈고, 고위층 사람들은 그녀의 성과에 매우 만족했다.연구 기지를 떠날 수 없고 외부와 접촉할 수 없는 것 외에 상부에서
“선생님, 연구 기지에 이런 의학 천재가 필요한데, 상부에서는 왜 그녀가 떠나게 내버려뒀어요?”배민희는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미심쩍은 목소리로 말했다.“나도 지금까지 이 일에 대해 정확히 짚이는 바가 없어. 그 당시 나하늘이 어떻게 떠날 수 있었는지. 여석진조차도 데려갈 능력이 없었는데 말이야. 그래서 난 여석진이 너무 의문스러워. 여석진이 연구 기지에서의 지위는 그렇게 높지도 않아. 게다가 고위층에 속하지도 않고. 아마 나와 비슷한 지위를 가지고 있을 텐데 말이지.”그녀는 연구 기지에서 실제 고위층과는 한 계층 아래에 있는 핵심 인물이었을 뿐이었기에 마음대로 사람을 내보낼 수 없었다. 하지만 여석진은 어떻게 가능했을까.진세운은 이런 일에 관여할 수는 없었지만 주의 깊게 경청했다.배민희는 손을 들어 이마를 문질렀다.“그리고 사라는 항상 나와 대립해. 이번에도 너의 회장 제안에 한 표로 반대 의견을 내고 전화에서도 나한테 건방을 떨었지.”고위층 인사들은 사라를 매우 좋아했으며 그녀는 연구 기지에서 거의 자유자재로 행동할 수 있었다. 배민희는 아직은 감히 상대방의 심기를 거스를 수 없었기에 자기 방에서 화만 낼 뿐이었다.만약 그가 이 여박사와 소통할 수만 있다면 그 살인 병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선생님, 살인 병기를 어디로 보낼지 윗선에서 결론을 내렸나요?”“아니, 이 살인 병기는 너무 위험해. 현재로서는 회장들이 원하느냐 원하지 않느냐에 달려 있어. 만약 그들이 원하지 않고, 핵심 인물들도 원하지 않는다면 내가 널 위해 쟁취해 줄 수 있어.” “고맙습니다, 선생님.”말을 마친 진세운은 일어나서 자리를 떠날 생각이었다. 이때 진백운이 걸어 들어와 배민희의 세안 시중을 들었다.진세운은 예전에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진백운이 배민희의 방에서 걸어 나오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이때 시간이 새벽 5시 30분이었으니 진백운이 배민희 방에서 하룻밤을 머물렀다는 얘기였다. 그는 도대체 안에서 뭘 하고 있었던 걸까?뜻밖
“세운, 화내지 마.”진백운은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몰랐다. 선생님을 기분 좋게 해드렸으니 선생님이 기분 좋으면 진세운도 기분 좋을 텐데. 설마 그가 또 일을 그르친 걸까?그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갑자기 다시 차가운 기기 속으로 던져질 것 같은 공포감에 휩싸였다.“세운...”진세운은 이 목소리가 지긋지긋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는 진백운의 손목을 낚아채더니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진백운에게 절대 화를 내지 않는 진세운이었지만 이번에는 참지 못했다.“무슨 생각으로 그 여자랑 잤어?”“나, 나는 세운이 기쁘게 해주고 싶어서.”“그런다고 내가 기뻐할 것 같아?”진백운은 맹한 눈빛으로 기쁘지 않냐고 재차 물었다.갑자기 다시 수치심이 밀려들며 진세운은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오랫동안 제원에서 살면서 그는 얼마나 많은 속임수를 보고, 얼마나 많은 추악한 심리를 보아왔던가. 이제 그는 순수한 마음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그는 진백운의 손을 놓아주고 한참을 생각했지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자기 방으로 돌아가려고 돌아서자 진백운은 그가 다시 화를 낼까 봐 조심스럽게 그의 뒤를 따랐다.방으로 돌아온 진세운은 옆에 있는 캐비닛 앞에 멈춰 섰다. 그 안에는 진백운이 하나하나 깨끗이 씻어서 모아놓은 나뭇잎이 가득했다. 이 표본들은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었다.진세운은 눈을 감고 일 분 뒤에야 입을 열었다.“다시는 그 여자와 자지 마.”“하지만...”“하지만이란 건 없어.”진백운은 마침내 반박을 멈추고 자신의 주머니에서 비스킷을 꺼내 조금씩 깨어 먹었다. 진세운은 안타까운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이런 엄청난 일이 일어났는데도 이 인간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50세 여자와 관계를 가진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다시 가슴속에서 분노가 치밀었지만 결국 한숨밖에 내쉬지 못했다.“이제부터는 너를 행복하게 하는 일만 해.”진백운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나타나더니 그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세운이 행복
사라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선택된 몇 명에게 걸어갔다.이 몇 사람은 인지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채 통나무처럼 서 있었다.그녀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시선이 반승제에게 머물렀다.“사라 박사님,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그녀의 손가락이 반승제를 가리켰다.“이 사람 따라오라고 해요.”옆에 있는 남자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규칙상 구역 간 사람들이 서로 이동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사라가 여기로 올 수 있었던 것은 윗선에서 이미 그녀에게 자유를 준 덕분이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다른 사람도 멋대로 데려가려고 하다니. 이건 좀...“네?”그녀의 기세에 눌린 남자는 식은땀을 흘렸다. 황급히 고개를 숙인 남자가 멋쩍게 웃었다.“네, 네. 박사님께서 요구하신 일이니 얼른 보내드리겠습니다.”가벼운 말투와는 달리 그녀의 태도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지금 당장 데려갈 거예요.”남자의 얼굴에 다시 곤란한 표정이 나타났지만 결국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 여박사를 따라가는 반승제의 눈가에 냉기가 감돌았다.보아하니 이 박사가 연구 기지에서의 지위는 낮지 않았다. 그녀를 따라 다른 구역을 둘러볼 기회였다.가는 길에 여러 복도를 지나야 했는데 층마다 신원 확인을 위한 수많은 장치가 있었다. 사라는 그를 데리고 핵심 연구실까지 갔다.반승제는 여전히 방호복 차림이었다. 이때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글 읽을 수 있어요?”사라 박사는 한국어를 할 줄 알았다. 게다가 발음도 매우 표준적이었다.“네.”“시약을 건네줘요. 밤이 되면 잠잘 곳을 마련해 줄게요.”이 말을 끝으로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반승제는 시약을 건네며 그녀에게 협조했다. 30분 후 그녀가 전화를 받는 소리가 들렸다.연구 기지의 고위층에서 걸려 온 전화로 그녀에게 왜 함부로 사람을 데리고 구역을 이동했는지 묻는 것 같았다.오는 동안 반승제는 연구 기지의 지형을 간신히 살펴볼 수 있었다. 이 연구 기지는 규모가 실로 어마어마했다. 부분마다 기능이 달
반승제의 미간이 잔뜩 구겨졌다. 그는 이 목소리가 매우 익숙하게 느껴졌는데 진세운의 목소리와 매우 흡사했다. 하지만 진세운이 아니라 진세운의 쌍둥이 형제였다.그들도 연구 기지에 온 건가?반승제는 오래 머물지 않았다. 소리는 들리지만 내부의 장면을 똑똑히 볼 수는 없었다.대부분의 장소는 봉인되어 있었고 약간의 틈새를 통해서만 밖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여기에는 방과 연결된 환기구가 없어 나갈 수 없었다. 그가 머무르는 곳에만 환기 통로와 연결된 환기구가 있었다.그는 한참을 더 앞으로 걸어가 마침내 다른 환기구를 발견했다. 이 커버는 열 수 있었지만 그는 바로 열지 않고 아래를 내려보았다.유리로 둘러싸인 내 부 공간으로 보이는 곳에 열여덟 살 정도로 보이는 소년이 누워 있었다. 소년의 긴 머리카락이 눈 아래를 덮고 있었기에 어떻게 생겼는지 볼 수 없었지만 소년이 목에 걸고 있는 에메랄드 구슬이 보였다.반승제는 순간 호텔에서 만났던 여자가 떠올랐다. 그 여자도 손목에 에메랄드 구슬을 차고 있지 않았었나?그러나 이런 에메랄드 구슬은 그렇게 보기 드문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거리가 조금 멀어 구슬에 글자가 새겨져 있는지도 보이지 않았다.소년은 순식간에 눈을 뜨고 눈앞의 머리카락 사이로 반승제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꿰뚫어 보는 듯한 소년의 눈길에 반승제는 일순간 그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착각마저 들었다.하지만 여기 틈새는 실 한 올 드나들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에 커버를 열지 않으면 소년은 그를 볼 수 없었다. 그리고 설사 그를 보았다 할지라도 바로 신고했을 것이다.그러나 소년의 드러난 두 눈은 아무런 감정 변화 없이 조용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몇 초 후, 소년은 머리로 다시 두 눈을 가렸다. 반승제의 존재를 고발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반승제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이 소년이 연구 기지의 수많은 실험 대상 중 하나라고 짐작했다.하지만 그는 오늘 핵심 구역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계속 여자의 뒤를 따라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알아볼 시간
반승제는 시선을 거두었다. 마침내 그는 가장 중앙에 있는 홀에 도착했다.통로 아래에는 홀의 상황을 볼 수 있는 몇 개의 갈라진 틈새가 있었다. 그 아래에는 연구원들이 줄지어 서서 온갖 종류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었다.“저 괴물의 신체 데이터는?” “1번 박스 상황은 어때, 오늘 번식은 성공했어?”“3번 박스는 이미 죽었으니, 시체를 처리해 주세요.”이 연구원들의 눈에 유리방에 갇힌 사람들은 인간이 아니라 실험체일 뿐이었다.“5번 박스는 온몸에 피부가 곪고 있습니다. 이번 바이러스가 아주 성공적이에요. 다음번엔 방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아악! 더는 못 견디겠어! 죽여줘!, 차라리 그냥 죽여줘, 제발! 더 이상 인간을 상대로 실험하고 싶지 않아. 하나님, 저는 죄를 지었으니 지옥에 떨어져야 합니다!”이 마지막 광란의 외침과 함께 홀 전체에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긴장감이 감돌았다.이윽고 가장 큰 문이 열리고 제복을 입은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스물여덟 살 정도로 보이는 젊은 남자는 가죽 부츠를 신고 있었다. 그는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홀의 분위기는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그 남자는 냉소를 흘리며 천천히 소리를 지르는 연구원에게 다가갔다.연구원은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었다. 남자는 그의 머리채를 잡고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사람 마음을 어지럽히지 말라고 했을 텐데.”겁에 질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연구원은 이미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남자는 곧바로 발을 들어 올려 가죽 부츠로 상대방의 얼굴을 짓밟았다.“박스 3번 이미 죽지 않았나? 이 자를 들여보내.”이건 연구원도 실험체로 쓸 수 있다는 말이다.다른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감히 아무 소리도 못했다. 특히 남자가 나타난 순간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실험에 임했다.남자의 강한 기세는 그들의 머리를 누르는 거대한 산과 같았다.“가장 강력한 종류의 바이러스를 이자의 몸에 주입해 봐. 효과를 보고 싶어.”그의 입꼬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