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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1화 마음을 어지럽히다

반승제는 시선을 거두었다. 마침내 그는 가장 중앙에 있는 홀에 도착했다.

통로 아래에는 홀의 상황을 볼 수 있는 몇 개의 갈라진 틈새가 있었다. 그 아래에는 연구원들이 줄지어 서서 온갖 종류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었다.

“저 괴물의 신체 데이터는?”

“1번 박스 상황은 어때, 오늘 번식은 성공했어?”

“3번 박스는 이미 죽었으니, 시체를 처리해 주세요.”

이 연구원들의 눈에 유리방에 갇힌 사람들은 인간이 아니라 실험체일 뿐이었다.

“5번 박스는 온몸에 피부가 곪고 있습니다. 이번 바이러스가 아주 성공적이에요. 다음번엔 방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아악! 더는 못 견디겠어! 죽여줘!, 차라리 그냥 죽여줘, 제발! 더 이상 인간을 상대로 실험하고 싶지 않아. 하나님, 저는 죄를 지었으니 지옥에 떨어져야 합니다!”

이 마지막 광란의 외침과 함께 홀 전체에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윽고 가장 큰 문이 열리고 제복을 입은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스물여덟 살 정도로 보이는 젊은 남자는 가죽 부츠를 신고 있었다. 그는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홀의 분위기는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그 남자는 냉소를 흘리며 천천히 소리를 지르는 연구원에게 다가갔다.

연구원은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었다. 남자는 그의 머리채를 잡고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사람 마음을 어지럽히지 말라고 했을 텐데.”

겁에 질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연구원은 이미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남자는 곧바로 발을 들어 올려 가죽 부츠로 상대방의 얼굴을 짓밟았다.

“박스 3번 이미 죽지 않았나? 이 자를 들여보내.”

이건 연구원도 실험체로 쓸 수 있다는 말이다.

다른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감히 아무 소리도 못했다. 특히 남자가 나타난 순간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실험에 임했다.

남자의 강한 기세는 그들의 머리를 누르는 거대한 산과 같았다.

“가장 강력한 종류의 바이러스를 이자의 몸에 주입해 봐. 효과를 보고 싶어.”

그의 입꼬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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