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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3화 스물일곱 살이 이걸 놀아?

진세운은 옆으로 늘어뜨린 주먹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그의 처음 생각대로라면 당장 상대방에게 수긍해야 한다.

한 개의 회장 자리의 가치는 한 나라의 재정에 버금가는 부를 가지는 것과 같았다. 게다가 연구 기지의 약을 마음대로 쓸 수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무슨 목적인들 못 이룰까. 이건 그가 줄곧 추구해 오던 목표가 아니던가?

그러나 그는 마음속으로 몇 초 동안 망설였다. 10초가 지나서야 그는 부드럽게 눈을 들어 배민희의 눈을 바라보았다.

“알았어요, 선생님.”

배민희의 입꼬리가 위로 올라갔다. 나쁘지 않았다. 그녀는 진세운이 물 불 가리지 않고 항상 결단력 있게 나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나밖에 없는 가족은 절대 그의 앞길을 막을 수 없었다. 게다가 진백운 처럼 존재감이 낮은 아이는 신경 쓸 가치가 없었다.

그녀는 손을 들어 진세운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 가서 일 봐.”

돌아선 진세운은 흐릿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시선이 반승제의 몸에 닿았다.

반승제는 그를 쳐다보지 않고 옆으로 스쳐 지나갔다.

방호복이 너무 두껍고 고글까지 쓰고 있어서 눈조차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진세운의 시선이 여전히 그를 몇 초 동안 쫓더니 그제야 서서히 멀어졌다.

반승제는 계속 앞으로 걸어가다가 마주 오는 사람과 부딪혔다.

진세운과 똑같은 얼굴을 가진 남자였고 두 사람을 동시에 마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예전 그와 진세운이 제원에 있을 때는 도중에 사람이 바뀐 것을 눈치채지 못했었다.

이제 보니 두 형제는 복제해 낸 것처럼 꼭 닮아 있었다.

그러나 지금 진백운의 표정은 단순했다. 그는 반승제를 보지 않고 가까이에 있는 진세운을 보자 기뻐서 소리쳤다.

“세운아!”

제자리에 서 있던 진세운은 이제 이 얼굴만 보면 울화가 치밀었다.

연구 기지에는 이런 하얀 백지장 같은 사람은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도대체 이 사람은 언제 철이 들까.

“세운, 이거 봐.”

진백운은 손에 무언가를 들고 다가왔다. 손가락을 펴자 곤충 한 마리가 들어 있었다.

연구 기지에는 이런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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