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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5화 내가 구해주길 기다릴 거야

이 유리 캐비닛은 일반 유리였기에 강력한 충격으로 금세 깨져버렸다. 파편이 바닥에 떨어지고 손등은 찍혀서 피가 흘러 내렸다.

하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고 손에 붕대도 감지 않은 채 돌아서서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반승제는 이 장면을 지켜보았지만 아직은 이 남자가 왜 화가 났는지 알 수 없었다. 다른 방을 지나가다가 불쾌한 소리를 듣기 전까지는.

정말이지 귀를 잘라버리고 싶을 정도로 불쾌한 소리였다. 50세 여성이 내는 소리라고는 도무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인위적이면서도 애교 섞인 소리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는 아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여자가 부르는 이름도 들었다.

마침내 그는 진세운이 왜 화를 냈는지 이해했다. 이 여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자기 형제를 보내 뱀 같은 늙은 여자의 시중을 들게 했는데 진세운처럼 오만한 인간이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반승제의 눈가에 비웃음이 스쳤다. 이 세상은 정말 판타지와도 같았다.

진세운은 자신이 모든 사람을 가지고 놀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자신도 다른 사람에게 놀아나고 있었다. 세상사는 늘 돌고 도는 법이다.

반승제가 방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한 시간이 지난 뒤였다. 그는 대략적인 위치를 전부 숙지하고 있었으며 설기웅을 제외한 다른 살아있는 사람들을 거의 다 찾았다.

그러나 그는 환기 통로가 닿지 않은 곳이 여전히 존재할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연구 기지에서 고위급 인물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한 게 그 증거였다.

예를 들면 오늘 중앙 홀에 나타난 남자가 있는 방도 찾지 못했다.

원래 이 환기 통로가 연구 기지 전체로 뻗어나갔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보니 4분의 3을 관통하는 것 같았고 환기 통로가 닿지 않은 나머지 4분의 1은 아마도 고위층이 사는 곳 같았다.

그리고 그는 이제 핵심 연구실 내부의 독극물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아직 감히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 그는 며칠만 더 지켜보기로 했다.

*

한편 성혜인은 반승제와 연락이 끊긴 이후로 늘 불안한 상태였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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