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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2화 여전히 그의 앞에선 침착하지 못해

한편, 장하리는 차에 올랐을 때부터 서주혁을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곧 시동을 걸고 떠났다.

두 차가 스치듯 지나감에도 장하리는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두 손으로 핸들을 잡고 앞만 쳐다보았다.

그리고 차가 대략 500미터 정도 달린 후에야 장하리는 자신이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것을 눈치챘다.

집으로 향했어야 했는데 회사로 향하고 있었다.

장하리는 여전히 그의 앞에서 침착하지 못하는 자신을 비웃었다.

모두가 어울리지 않는대도 뻔뻔하다고 해도 장하리는 포기할 수 없었다.

장하리는 이런 사람이었다. 전에 어머니가 아무리 괴롭혀도 그녀는 마치 스펀지처럼 어머니께서 가끔 주는 가식적인 사랑만이라도 필사적으로 받으며 자신에게 괜찮다고 말했다.

방우찬과의 7년간의 관계도 그러했다. 아무리 그가 자신에게 몇억의 빚을 지게 하고 사장의 딸과 바람을 피우더라도 장하리는 그가 어느 순간에는 마음을 돌리지 않을까 희망을 품고 있었다.

어떠한 감정이든 그녀는 항상 자신을 가장 낮은 곳에 두고 끝없이 자신을 낮추곤 했다.

다만 어머니, 방우찬에 대한 감정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더 실망할 감정도 없을 때야 그녀는 조용히 떠났다.

그런데 아직 서주혁을 놓지 못하는 것을 보니 실망이 덜한가 보다.

장하리는 차를 돌려 집으로 돌아왔다. 막 집 문을 열자 회색 강아지 한 마리가 달려와 꼬리를 흔들었다.

장하리는 입고 있던 외투를 벗은 뒤 강아지를 안고 높이 들었다.

“아리! 미안해. 요 며칠 계속 야근하느라 못 왔어.”

아리는 작은 토종 개로 전에 서주혁과 별장에서 지낼 때 함께 입양한 강아지이다. 서주혁은 기억하지 못하는.

장하리는 밥그릇의 사료를 갈고, 물을 부어준 다음 배변 패드를 처리했다.

체력이 좋은 아리는 계속 장하리의 뒤를 졸졸 쫓으며 꼬리를 흔들었다.

장하리는 강아지의 애교에 마음이 녹아 품에 다시 안았다.

아리는 그녀가 봐온 강아지 중 가장 말을 잘 듣는 아이였다. 장하리는 집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회사에서 야근할 때마다 참지 못하고 아리를 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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