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에 라이브를 켰다는 건 분명 실검을 노린 것이다.장하리는 미간을 찌푸리고 바로 이 어린 스타의 라이브를 켰다.민아는 유현의 전 드라마 여자 조연으로 인지도가 높지 않으며 유현의 전 회사에서 최근 영업하려는 신인이었다.전 회사는 두 사람을 연인으로 엮기 위해 각별히 신경 쓰고 있었다.지금 민아는 울고 있었고 팬들이 초조하게 댓글로 묻고 있었다.“유현이랑 무슨 문제 생겼어?”“유현 그 쓰레기가 S.M 직원이랑 바람 난 것 같음. 사진 속에 여자 내가 아는데 장하리임.”“역겹다. 둘 다 지옥에나 가라.”“장하리 맞네. 전에 다른 여자 연예인 사진에서 봤음. 지금 S.M 큰일들은 다 쟤가 맡아서 한다며?”민아는 여전히 카메라를 보며 설명도 없이 울기만 했다. 그녀의 행동에 팬들은 더 마음 아파했다.빠르게, 안쓰러운 민아에 대한 검색어가 실검 2위에 올랐다.1위는 장하리와 유현에 관한 검색어였다.라이브를 확인하는 장하리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제야 부매니저가 왜 그녀더러 문을 두드리라고 했는지 알게 되었다.호텔은 보안이 좋기에 이런 몰카는 찍힐 수가 없는 곳이었다. 분명 부매니저가 사람을 보내 몰래 찍어 올린 것이니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한서진은 회사 홍보팀에게 인터넷 소식을 잘 지켜보라고 명령한 뒤 장하리에게 물었다.“어떻게 할 생각이에요?”장하리가 이제 해명한다고 해도 그녀를 믿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진은 진짜였으니까.유현을 깨우러 갔다고 사실대로 말한다면 팬들은 둘 사이 관계가 이상하다고 더더욱 의심할 것이다.유현은 이미 이직하였고 예정대로라면 S.M에서 SNS에 이 소식을 발표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두 사람의 말도 안 되는 스캔들을 먼저 가라앉히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두 사람이 함께 비난당할 것이었다.해명할 수도, 유현이 이직했다고 선언할 수도 없었다.그녀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회사와 회사가 협력하는데 뒤에서 이렇게 칼날을 들이대는 것은 정말이지 경멸을 불러일으키는 행위였다.장하리는 양미간을
일은 점점 커지더니 장하리에 관한 실검이 여러 개나 생겼다.온시아는 장하리에게 욕설을 퍼붓는 댓글들을 보며 기뻐했다.온시아는 또 사람을 시켜 전에 장하리의 어머니에게서 욕설을 들은 여자인 게 연락하여 수억 원을 쥐여주며 그날 당한 일을 인터넷에 올리도록 했다.원래부터 장하리가 마녀사냥의 대상이었으므로 누군가 폭로하기만 하면 네티즌들은 배고픈 하이에나처럼 다가와 물어뜯었다.여인은 당연히 바로 승낙했고 노임향이 술집에서 욕설을 퍼붓는 영상을 올려버렸다.영상은 온시아가 직접 술집에서 받아온 영상이었다. 일반 신분이었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노임향이 얼마나 듣기 거북한 욕설을 심하게 퍼부은 건지 주변 사람들이 모두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 정도였다.게다가 영상 속 노임향의 얼굴은 왜곡되어 무식한 건달처럼 보였다.옆에서 그녀에게 욕을 먹은 소녀는 계속 울고 있었다.여자아이 본인이 직접 폭로했고, 곧이어는 장하리의 의붓아버지가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워 감옥살이한 사실이 폭로되었다.장하리의 집안일에 대한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누리꾼들은 장하리를 향해 거침없는 욕설을 해댔으며 오히려 유현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유현 뿐만 아니라 이참에 인기를 누려보려던 민아도 장하리에 의해 가려졌다. 이처럼 큰 스캔들 앞에서 아무도 민아의 라이브를 보려 하지 않았다.라이브 시청자가 100만 명 이상 줄어들자 민아의 안색이 점차 어두워졌다.그녀는 자신에게 연락하는 회사 고위층 직원들의 메시지를 보며 바로 고개를 숙여 검색어를 살폈다. 민아는 눈을 한 바퀴 굴리고는 라이브에 남은 자신의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저 사실 장하리 그분 알고 있어요. 연예계에서 소문이 엄청 안 좋거든요. 여기서만 말할 테니 소문 퍼뜨리면 안 돼요! 그분 전에 유명한 사람한테 꼬리 쳤다가 실패했거든요. 몇 번이나 모욕당하고도 포기하지 않고 귀찮게 하는 바람에 남성분이 아예 연락처를 차단했다 하더라고요. 파티에서 마주칠 때마다 남성분이 얼마나 정색하던지.”“그래서 결국 두 사
장하리에 대해 아무런 감정이 없는 온시환조차도 민아의 뒷담화가 조금 지나치다고 생각했다.그는 즉시 라이브 주소를 서주혁에게 보내주었다.사무실에 있던 서주혁은 양미간을 찌푸리고 라이브로 들어갔다.문득 걱정된 온시환이 서주혁에게 어떻게 할지 물어보려던 때, 라이브가 내려졌음을 발견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라이브 방송에 3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있었다. 누군가 플랫폼 측에 경고하지 않는 한, 돈에 환장한 플랫폼에서 라이브를 내렸을 리가 없었다.[네가 했어? 그런데도 장하리 씨한테 마음이 없다고?]서주혁은 그저 겸사겸사 사람을 시켜 라이브를 내리라고 시켰을 뿐이다. 미친 여자가 헛소리를 하고 있으니까.잠잔 게 헛수고기는, 12억이나 줬구먼.원래 기분 나쁘던 참에 온시환의 시답잖은 질문까지, 민아가 마침 잘 걸린 셈이다.연락을 받은 부매니저는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러나 대체 누가 이런 명령을 내린 건지 알 수 없었다. 윗사람은 그에게 라이브를 바로 중단하라 했을 뿐이다. 상류층의 사람이 불만스러워한다고 말이다.그는 온시아에게 다시 묻지도 못하고 안절부절못했다.바로 이때, 그는 장하리가 올린 인스타 게시물을 보았다.장하리 역시 인스타 계정이 있었다. 장하리는 호텔에서 자신이 유현과 만났던 순간의 영상을 입수하고 아예 인스타 계정에서 부매니저를 멘션 했다.[조금 전 유현의 전 회사와 계약을 마쳤습니다. 문을 두드린 것은 당시 부매니저가 배달을 시키고 유현을 깨워달라고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앞뒤로 30초 이상 머물지 않았고 호텔에서의 전후 원본영상을 올립니다.]영상에서 장하리가 나타난 뒤, 유현이 문을 열었고 두 사람은 몇 마디 후 바로 갈라졌다.스폰도, 일촉즉발의 상황도, 유현이 화를 내며 거절하는 장면도 없었다.장하리가 부매니저를 멘션 한 건 이 일에 끌어들이기 위함이었다.부매니저는 막 회사에서 고위층으로 임명받은 뒤였으므로 감히 장하리에게 협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재빨리 게시물 하나를 올렸다.[현이 형과 우리 회사는
인터넷 여론이 바뀐 것을 본 온시아는 화가 난 채 바로 부매니저에게 연락했다.이때 부매니저 역시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온시아의 명령 때문에 장하리를 겨냥한 것이었는데 상류층에게 밉보이게 됐으니 불안했다.“이제 이 일에서 발 빼겠습니다. 윗선에서 경고를 받아서요. 죄송하지만 다른 사람을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상대가 먼저 전화를 끊자 온시아는 기가 막혔다. 감히 매니저 따위가 전화를 끊다니.전에 존댓말 써가며 부탁한 건 모두 제 교양이 좋아서 체면을 세워준 것이었다. 매니저 따위가 뭐라고 감히.그녀는 즉시 회사의 고위층에게 전화를 돌렸다. 그러나 그쪽에서는 장하리의 일에 끼어들어야 한다는 말을 듣자마자 완곡하게 거절했다.연거푸 두 번이나 문전박대를 당한 온시아는 기분이 나빠졌다.인터넷에서도 사람들이 점차 민아를 나무라고 장하리에 대한 욕설을 멈추자 온시아는 더더욱 불쾌해졌다.바로 이때, 온씨 가문 사람이 전화를 걸어와 오늘 밤 파티에서 서주혁과 만나는 것이 어떻겠냐 물었다.“오늘 밤 파티에서 시아 씨와 서주혁 씨 두 사람의 관계를 은연중에 털어놓읍시다. 시아 씨는 방금 귀국해서 업계에 얼굴을 잘 비추지 못했으니 앞으로 이런 행사에는 더 많이 참석해야 해요.”온시아의 얼굴에 그제야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얼른 승낙한 뒤 서둘러 드레스를 입어보기 시작했다.그러나 인터넷 뉴스를 생각하니 역시 마음이 편치 않아 바로 누군가에게 연락을 걸었다.전화를 끊은 후에 온시아는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다.장하리가 오늘 밤 감히 파티에 등장한다면 크게 망신을 줄 것이다.한편 장하리는 여전히 누가 자신을 도운 건지 생각하고 있었다.장하리는 휴대전화를 꺼내 연락처 목록에 있는 사람들을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기 시작했다. 눈동자는 구르고 구르다 결국 서주혁의 이름 위에서 멈췄다.하지만 서주혁은 그녀를 차단한 상태였다.매번 이런 작은 희망이 있을 때마다 장하리는 서주혁을 생각하곤 했다.마치 영원히 아픔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마치 집에서 쫓겨
그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과연 어머니가 보였다.값진 샴페인 탑 앞에 선 노임향의 몸매는 뚱뚱한 편이 아니었기에 그럴싸해 보였지만 주변의 젊은 종업원에 비해서는 확실히 눈에 띄었다.오늘 노임향의 동영상이 실검에 올랐었으므로 실검을 확인했던 사람들이라면 모두 알아볼 수 있었다.하지만 정작 노임향은 창피한 줄도 모르고 누군가를 찾는 듯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고 있었다.자신을 찾는 줄 알고 장하리는 눈살을 찌푸린 채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그리고 바로 이때, 술에 취한 듯 벌건 상반신을 그대로 드러낸 남성이 갑자기 구석에서 뛰쳐나왔다.주위의 하객들은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아악!”“여기요!”술기운 가득한 웃통을 벗은 남자가 홀에서 행패를 부렸다. 젊은 하객을 안으려고 했다가 또 바닥에 드러누워 뒹굴며 온갖 추태를 부렸다.곧 경호원이 들어와 남성을 내쫓으려 했다.이때 장하리는 추태를 부리는 남성의 생김새를 똑똑히 보았다. 불룩 나온 배와 초점을 잃은 눈, 바로 그녀의 명목상의 의붓아버지였다.노임향이 걸어 나와 남성 앞을 가로막더니, 그의 옷을 들고 황급히 몸을 덮어주었다.“이런 자리에서는 술 마시지 말라고 했잖아요!”“옷 입어요! 빨리!”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이 두 사람이 어떻게 이런 고급스러운 연회장에 나타났는지 알고 싶었다.노임향의 눈이 현장을 한 바퀴 훑더니, 그녀의 시선이 결국 서주혁에게로 가 멈추었다.온시아는 서주혁의 곁에 서 있었다. 그녀는 노임향이 나타난 순간부터 서주혁의 안색이 흐려져있다는 것을 눈치챘다.상반신을 드러낸 남자가 술주정을 부리자 서주혁의 얼굴이 또 한 번 어두워졌다.서씨 가문이 개최하는 파티였으므로 분명 서씨 가문을 망신시키려는 수작이 분명했다.서주혁이 물었다.“오늘 밤 선별 담당 종업원이 누구예요?”노임향이 빙그레 웃으며 그를 향해 걸어갔다.“아이고, 우리 사위! 무슨 말씀이세요? 제 딸과 사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만나보러 왔어요. 지난번 인사도 못 드려서 참, 딸 말을 들으니
어르신이 저를 무시하고 지나가도 노임향은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 노임향은 오히려 눈을 반짝 빛내며 서주혁에게 말을 걸어왔다.“오늘 파티 정말 성대하네요. 제 평생에 이렇게 호화로운 파티는 본 적이 없어요. 역시 우리 집안 미래 사위답네요! 하하. 여보, 빨리 와서 인사해요.”그녀의 뒤에 서 있는 남자는 옷 한 벌만 걸치고도 전혀 부끄럽지 않은 듯 어깨를 당당히 펴고 서주혁에게 다가갔다.“저는 장하리 아버지입니다. 우리가 하리를 이렇게 오랫동안 키웠으니 두 사람이 함께하고 싶다면 당신은 우리 관문을 먼저 통과해야 합니다.”누가 봐도 돈을 탐내고 한 말이었다.서주혁의 얼굴은 얼음장같이 차가웠다.옆에 서 있던 온시아가 씩 웃더니 사람들 사이 장하리를 바라보았다.“하리 씨, 부모님께 설명 좀 해드려야 하는 거 아니에요? 서주혁씨랑 두 사람 아무 일도 없었잖아요. 부모님께서 잘못 알고 계신 것 같은데요?”그녀의 말에 노임향이 순간 표정을 구겼다.“잘못 알기는! 하리가 직접 알려준 건데.”온시아가 으레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장하리를 바라보았다. 표정은 정말인지 묻고 있는 듯했다.장하리는 사람들 앞을 빠져나오며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곤 등을 곧게 폈다.뒤에서 사람들이 속삭이자 일순간 머릿속이 창백해졌지만 장하리는 다시 성혜인의 말을 떠올렸다.장하리는 크게 심호흡한 뒤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죄송합니다. 예전에 진즉 모녀 관계를 끊어서 이런 난감한 상황이 처음은 아니에요. 하지만 앞으로 이런 자리에는 저를 찾지 말아 주세요. 저는 부모님과 정말 친하지 않으니까요. 어머니께서 저에게 바람을 피운 전 남자 친구에게 사과하라고 강요했을 때부터 우리는 모녀가 아니었어요.”노임향은 전에 S.M에서 말썽을 피운 전적이 있었다. 마지막엔 결국 성혜인이 나서서 해결했었다.그때, 장하리는 이미 노임향의 진짜 얼굴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다만 노임향이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뻔뻔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이제 장하리는 더 잃을 체면도 없게 되었다. 하여 오
마지막 한마디를 마친 뒤 장하리는 잔 속의 술을 깨끗이 비웠다.빈 술잔을 예의 바르게 한쪽 쟁반에 올려놓고 주변을 향해 웃어 보였다.“실례했네요.”장하리는 밖으로 걸어 나갔다.너무 논리정연한 말들이었으므로 주위 사람들이 곧 너도나도 귓속말하기 시작했다.맞는 말이지. 어머니가 정말 딸을 사랑한다면 음침하게 계획적으로 이런 중요한 자리에 나설까? 게다가 고의로 행패를 부려 일부러 장하리를 망신시켰다.여린 여자가 오직 자신만을 의지하며 지금까지 살아온 것도 쉽지 않았다. 장하리가 S.M에서 유명한 워커홀릭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딸을 망치려고 백방으로 노력하는 친어머니가 있다면 대체 누가 그 서러움을 견딜 수 있을까.장하리를 경멸하던 시선들이 슬픔과 동정으로 변했다.노임향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장하리가 이렇게 모질게 사람들 앞에서 저를 내칠 줄은 몰랐다.모두 빌어먹을 그 성혜인 때문이다.노임향은 화가 나서 온몸을 떨었고, 돌아서서 서주혁에게 무슨 말을 하려 했으나 그의 표정을 보곤 굳어버렸다.“나가세요.”서주혁이 곁에 서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했다.노임향은 그의 눈빛이 마치 저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 같아 두려워졌다.그녀는 온몸을 덜덜 떨며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그녀보다 오히려 남편이 몸부림치려다 배를 심하게 걷어차였다.남편을 뼛속까지 사랑하는 노임향은 이건 견딜 수 없었다. 그녀는 남편이 받는 고통까지 모두 대신하고 싶었다.“이 천벌 받을 연놈들. 여보, 여보 괜찮아요? 장하리 그 미친 계집애가 돈 많이 버니까 우릴 모른 척하는 거 봐요! 여보 화내지 말아요. 제가 다른 방법 생각해 볼게요!”노임향의 말에 사람들은 더욱 어이가 없었다.피가 섞인 친딸임에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말을 한다니. 보아하니 사석에서는 더 심하게 욕할 듯했다.전생에 대체 무슨 죄를 지으면 저런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야 할까.홀 안은 순식간에 찬물을 뿌린 듯 조용해졌고 사람들은 장하리가 아닌 장하리의 어머니에 대해 토론하기 시작했다.대체
곧이어 차와 부딪혀 몸이 날아가 옆 산비탈로 떨어졌다.차 안에 있던 운전자가 화를 내며 핸들을 쾅쾅 치며 침을 뱉었다.“시X. 밑으로 떨어졌어. 치어 죽어야 하는데!”“됐어. 비탈로 떨어졌으니 죽지 못했어도 만신창이가 됐을 거야. 일단 가자. 근처에 카메라가 많아. 수십억을 위해 우리까지 일에 가담될 수는 없잖아.”“내려가 볼까?”“보긴 뭘 봐! 가자고. 차 오겠어.”두 사람은 곧 황급히 차를 몰고 떠났다.비가 내렸으므로 도로는 질퍽했다.장하리가 정신을 차렸을 때 하늘은 여전히 캄캄했고, 그녀는 온몸이 아팠다.겨우 몸을 뒤척였는데 뼈에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얼굴에는 차가운 빗물이 사정없이 내리쳤고 너무 외진 곳이었으므로 아무도 그녀를 발견할 수도, 대신 신고해 줄 수도 없었다.장하리는 탐색을 위해 앞으로 기어 올라가기 시작했고, 극심한 고통에 얼굴이 더욱 하얗게 질렸다. 수많은 바늘이 피부에 박힌 듯한 느낌에 장하리는 손가락을 덜덜 떨고 있었다.땅은 젖어있었고 습기가 몸에 스며들었지만 장하리는 추위도 느끼지 못한 채 살고 싶다는 집념만 강했다.누군가 구하러 오지 않는다면 정말 이대로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감각이 없어진 다리를 질질 끌며 겨우겨우 가방 앞으로 기어간 장하리는 가방에 그대로 있는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정신이 혼미해진 상태에서 오직 생존 본능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무의식적으로 단축키를 누른 그녀는 자신이 서주혁에게 전화를 걸고 있음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진작 차단당했었다.통화 중이라고 뜨는 전화기에 장하리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 손가락을 떨며 계속 전화를 걸었다.이때 서주혁은 병원에서 온시아를 거들고 있었다.금방 위세척을 한 의사는 중독이라고 했다. 노임향 외에 다른 용의자는 없었기에 서주혁은 즉시 사람을 보내 심문하도록 했다.그러나 노임향은 장하리가 시킨 일이라며 입을 다물었다.그는 고민하다 장하리의 차단했던 연락처를 풀었다.막 차단을 푸는 순간 장하리에게서 전화가 왔다.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