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연은 매번 장하리를 볼 때마다 그녀의 몸에 술을 쏟아부었다.“장하리, 지난번에 내가 충분히 알아듣게 말하지 않았어? 너와 우리 오빠는 같은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더러운 년, 너 대체 우리 오빠가 얼마나 더 잔인해져야 포기할 거야?”이 말은 장하리를 난감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오늘 밤 서주혁을 찾으러 여기에 온 게 아니었다. 물론 서주혁이 여기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서수연이 가까이 다가와서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주저 없이 뺨을 때리려고 했다.장하리는 피하고 싶었지만 두 명의 경호원이 그녀의 뒤로 다가와 어깨를 단단히 눌렀다.짝! 서수연은 한 번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듯 두 번 더 후려쳤다.장하리의 뺨이 금방 부어올랐다. 이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니었기에 그녀는 이미 익숙해진 지 오래였다.“당장 안 꺼져? 오늘은 시아 언니랑 우리 오빠의 첫 데이트야. 네가 감히 두 사람데이트를 방해한다면 내가 네 가죽을 벗겨 버릴 줄 알아!”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의 시선이 멀리 떨어진 곳으로 향했다.장하리는 떠나고 싶었지만, 곁눈으로 서수연의 표정을 보고 이 여자가 또 다른 꿍꿍이를 품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서수연은 아마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모양이었다.서수연의 시선을 따라서 그곳을 바라본 장하리는 그대로 얼어붙었다.자신의 어머니가 그곳에 있었다. 예전 그녀는 어머니와 한바탕 다투고 이미 관계를 단절하기에 이르렀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서주혁에게 쏟아붓고 나서야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다.하지만 이제 서주혁이 더 이상 그녀를 원하지 않자 그녀는 서씨 집안의 일원인 서수연의 앞에서 체면과 자존심을 전부 잃어버리는 것 같았다.서수연은 눈썹을 치켜올리고 장하리의 어머니를 바라보았다.“저 사람 너희 엄마 아니야? 여긴 왜 왔대? 설마 저 나이에 몸 팔러 온 건 아니겠지?”말을 마치자마자 서수연은 노임향이 어린 여자의 앞으로 다가가 미친 사람처럼 그녀의 머리채를 쥐어뜯는 것을 보았다.여기 청소부의 옷을 입은 노임향은 어린 여자와 뒤엉켜 있었다. 어
그녀를 바라보는 수많은 눈빛은 마치 통째로 집어삼킬 것 같았다.일순간 정적이 흐르더니 온시아가 놀란 척하며 입을 가렸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에요. 이 여자는 어떻게 여기 들어왔어요. 당장 쫓아내요.”이때 온시환이 그녀를 흘끗 쳐다보았다. 사실상 장하리의 어머니는 이 바에 들어올 수 없었다. 보나 마나 온시아가 중간에서 수를 쓴 게 틀림없었다.온시아의 원래 계획은 노임향이 서주혁 앞에서 창피를 당하게 하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예상밖으로 장하리도 여기로 올 줄은 몰랐다. 그야말로 일타쌍피였다.경비원들이 노임향을 끌어내려고 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욕설을 지껄이고 있었다.“이거 놔! 저년을 죽여버릴 거야! 개 같은 년!”이런 저속한 말은 귀에 담기도 불쾌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눈살을 찌푸렸다. 이때 온시아가 일부러 장하리에게 물었다.“이봐요. 하리 씨 당신 어머니가 쫓겨났는데 나가 보지 않아도 돼요? 이런 교양 없는 말을 내뱉다니, 같은 여자로서 정말 부끄럽네요. 나가서 겸사겸사 가르쳐줘요. 가정 교육이 너무 의심스럽네요.”장하리는 흠칫 놀라며 무의식적으로 서주혁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고 결국 저도 모르게 그를 보고야 말았다.서주혁도 이때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장하리가 현재 처한 상황 때문인지 아니면 노임향이 방금 한 말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장하리는 감히 일말의 기대도 품을 수 없었다. 그녀는 손에 든 가방을 꽉 쥐고 다른 손으로 자신의 뺨을 어루만졌다.눈이 멀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녀의 뺨이 부어오른 것쯤은 바로 알 테지만 서주혁의 눈에는 아마 노임향이 때린 거로 보였을 것이다. 장하리와 노임향의 관계는 전부터 좋지 않았으니까. 그 막돼먹은 여자가 자기 딸을 때리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는 절대 자기 친동생이 그랬으리라고는 의심도 하지 않을 것이다.장하리는 서수연의 비웃음 섞인 목소리를 들었다.“장하리, 봤어? 여긴 너와 네 엄마가 함부로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야. 사람은 말이야 때때로
온시환은 시계를 흘긋 보고는 장하리에게 물었다.“몇 분 정도 걸리나요?”“10분이면 돼요.”두 사람은 조용한 룸으로 들어갔다. 장하리가 똑바로 앉아 있는 모습은 그녀의 얼굴에 난 상처와 약간의 부조화를 이루었다.온시환은 왠지 모르게 이 여자가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연약한 사람이 아닐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아마도 그녀는 서주혁의 앞에서만 약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가 상관할 바는 아니었다.사랑 앞에서 먼저 꼬리를 내리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나 다름없다.“시환 씨, 강씨 집안 일에 대해 알고 싶어서 연락했어요. 민지 씨가 대표님 친구라서 걱정되거든요. 언론에서는 하루 종일 보도하고 있는데 민지 씨에게 연락했더니 계속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해서요. 민지 씨 아버지가 정말 교도소에 들어간 거예요?”사실 그녀가 이 질문을 할 때 속으로는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이 사실이며 강민지의 아버지가 실제로 감방에 들어간 게 맞을 거라고 막연하게 추측했다.하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신예준이 어떤 역할을 했느냐는 것이다.만약 제이엔 대표를 신예준이 직접 감방에 보낸 것이라면 그는 대체 무슨 의도로 강민지와 결혼하려는 건지, 강민지가 강요당한 건 아닌지 걱정됐다.제이엔 그룹의 외동딸이 강제로 결혼 한다는 사실은 상상하기 힘들었다.강민지는 이 문제에 대해 입을 꾹 다물고 있었기 때문에 장하리가 직접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온시환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장하리가 이 일에 관해 물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강씨 집안 말인가요. 이번에 발칵 뒤집혔죠. 하지만 누구를 탓하겠어요. 민지 씨가 사랑에 눈이 멀어 늑대를 집안으로 끌어들여 신예준에게 기회를 줘서 난 사달이에요.”장하리는 눈썹을 찌푸렸다.“그러니까 시환 씨 말은 신예준이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민지 씨에게 접근했다는 건가요?”온시환은 피식 웃더니 매니저를 불러 술을 몇 병 주문한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제 사람들이 이 일을 조사해 봤는데요. 그 당시 민지
그는 조금 전 온시아가 떠날 때 한 말을 떠올렸다.“장하리 씨 어머니 예전에 무슨 짓을 했던 것 같아요. 의붓아버지도 감방에서 나오자마자 밖에서 다른 여자랑 바람을 피운다던데, 우리가 장하리 씨 도와야 하는 건 아닐까요?”장하리를 도우려는 척 보이지만 실은 집안일에 대해 폭로한 것이었다.기댈 곳도 내어주지 않던 엄마, 그리고 술에 찌든 의붓아버지를 둔 장하리의 어린 시절은 얼마나 힘들었을까.온시아가 말하고 싶은 건, 장하리와 의붓아버지의 사이가 결백하다는 것인가?온시아는 서주혁의 앞에서 너무 속마음을 드러내면 역효과가 날까 봐 조금 돌려 말했다.“아마 지금 시환 오빠 찾아온 것도 오빠가 뭔가 해결해 줬으면 해서겠죠?”그 말뜻인즉슨 장하리가 온시환을 꼬시고 있을 것 같다는 얘기였다.말을 마치며 온시아는 슬쩍 서주혁의 눈치를 보았다.다행히도 서주혁의 표정에는 아무런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장하가 그에게는 낯선 사람인 듯 말이다.온시아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득의양양했다. 과연 장하리 혼자만의 착각이었다.그녀는 만족해하며 차를 운전해 떠났다.서주혁은 여전히 제자리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바닥에 담배꽁초가 여러 대 쌓여 있는 것으로 보아 한참 된 듯하다.그가 곁눈질로 장하리가 차에 오르고 시동을 걸고 떠나는 것을 보았다. 마치 서주혁을 보지 못한 것처럼.마지막 담배까지 피우고는 차에 올라탔다.그 역시 자신이 왜 여태 남아있었는지 알지 못했다.자동차에 낯익은 별장에 멈추고 그는 입고 있던 트렌치코트를 벗어 옷걸이에 걸었다.그리고 정신을 차린 뒤에야 자신이 온 곳이 어디인지 눈치챘다.장하리와 함께 지내던 곳이다. 그녀와 약속을 잡을 때마다 호텔 아니면 이곳에 오곤 했다.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장하리는 일은 야무지고 빠르게 처리했지만 서주혁의 앞에서는 마치 성깔 없는 사람처럼 고분고분했다.아무리 심한 말을 해도 반박할 줄 모르는 사람처럼 굴었고, 아무리 심하게 대해도 그저 조용히 견뎌낼 뿐이었다.그녀의 이러한 반응이 서주혁의
한편, 장하리는 차에 올랐을 때부터 서주혁을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곧 시동을 걸고 떠났다.두 차가 스치듯 지나감에도 장하리는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두 손으로 핸들을 잡고 앞만 쳐다보았다.그리고 차가 대략 500미터 정도 달린 후에야 장하리는 자신이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것을 눈치챘다.집으로 향했어야 했는데 회사로 향하고 있었다.장하리는 여전히 그의 앞에서 침착하지 못하는 자신을 비웃었다.모두가 어울리지 않는대도 뻔뻔하다고 해도 장하리는 포기할 수 없었다.장하리는 이런 사람이었다. 전에 어머니가 아무리 괴롭혀도 그녀는 마치 스펀지처럼 어머니께서 가끔 주는 가식적인 사랑만이라도 필사적으로 받으며 자신에게 괜찮다고 말했다.방우찬과의 7년간의 관계도 그러했다. 아무리 그가 자신에게 몇억의 빚을 지게 하고 사장의 딸과 바람을 피우더라도 장하리는 그가 어느 순간에는 마음을 돌리지 않을까 희망을 품고 있었다.어떠한 감정이든 그녀는 항상 자신을 가장 낮은 곳에 두고 끝없이 자신을 낮추곤 했다.다만 어머니, 방우찬에 대한 감정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더 실망할 감정도 없을 때야 그녀는 조용히 떠났다.그런데 아직 서주혁을 놓지 못하는 것을 보니 실망이 덜한가 보다.장하리는 차를 돌려 집으로 돌아왔다. 막 집 문을 열자 회색 강아지 한 마리가 달려와 꼬리를 흔들었다.장하리는 입고 있던 외투를 벗은 뒤 강아지를 안고 높이 들었다.“아리! 미안해. 요 며칠 계속 야근하느라 못 왔어.”아리는 작은 토종 개로 전에 서주혁과 별장에서 지낼 때 함께 입양한 강아지이다. 서주혁은 기억하지 못하는.장하리는 밥그릇의 사료를 갈고, 물을 부어준 다음 배변 패드를 처리했다.체력이 좋은 아리는 계속 장하리의 뒤를 졸졸 쫓으며 꼬리를 흔들었다.장하리는 강아지의 애교에 마음이 녹아 품에 다시 안았다.아리는 그녀가 봐온 강아지 중 가장 말을 잘 듣는 아이였다. 장하리는 집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회사에서 야근할 때마다 참지 못하고 아리를 보곤 했다.지금은 아직
잠시 후, 온시환이 또 메시지를 보내왔다.[집에서 시아랑 네 혼사에 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는데, 너 정말 결혼할 거야?][잘 생각해 봐. 온씨 가문과 혼인한다는 것이 결정되면 이제 말 못 바꿔. 승제랑 혜인 씨도 관계가 좋아졌는데도 아직 결혼 못 하고 있잖아.]휴대전화 알림음이 계속 울리는 바람에 서주혁은 어쩔 수 없이 화면을 보게 되었다.그리고 마지막 한 마디를 보게 되었을 때 참지 못하고 답장했다.[그러니까 맞는 사람들끼리 결혼해야 하는 거지. 승제가 같은 업계 사람을 찾았다면 결혼이 그렇게 어렵지 않았을 거야.]전송 버튼을 누른 그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그는 두 사람이 다시 열애하는 사실은 받아들였지만 여전히 반승제가 성혜인이 아닌 다른 사람을 찾았다면 지금쯤 자녀도 낳고 해외를 떠돌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그들 울타리 안에서는 맞는 사람끼리 결혼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게다가 오늘 장하리의 어머니를 만났다. 그런 비열한 여자에게서 나온 딸이 어떻게 좋은 사람일 수 있을까.서씨 가문은 절대 이런 여자를 며느리로 들일 수 없다.서주혁 뿐만이 아니라 서수연 역시 이렇게 생각했다.그녀는 자신의 단톡에서 오늘 밤 장하리 어머니를 만났던 일에 대해 미친 듯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입에 걸레를 문 건지 욕설이 끝도 없이 나오더라고. 없는 집 출신 아니랄까 봐. 계속 무슨 창녀라느니, 남자한테 다리를 벌린다느니 듣기 거북한 욕설들을 하는데. 우리 오빠가 얼굴이 다 창백해졌더라니까. 그렇게 막말하는 사람은 아마 처음 봤겠지.][진짜 너희가 직접 봤어야 해. 그 여자는 우리 집 도우미도 할 자격이 없어.]이 두 메시지를 보낸 후 서수연은 얼굴에 팩을 붙였다.이윽고 단톡방의 사람들이 활기를 띠며 너도나도 메시지를 보냈다.[그러니까 네 오빠가 장하리를 싫어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야. 걔 엄마는 학교는 다녀봤대?][그럴 리가. 내가 이미 조사해 봤는데 겨우 초졸이더라니까. 웃겨 죽겠다. 요즘 시대에 초졸인 사람도 있어?][웃기
다음날 장하리는 오후까지 회사에 머물렀다. 오늘 연예인의 이직과 관련된 문제로 다른 엔터테인먼트 회사 매니저와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있었다.그쪽의 유명 연예인인 유현이 S.M으로 이직하기를 원했다.유현은 10년 전부터 많은 드라마에 출연했으므로 유명해진 지 오래였다. 그는 다수의 선협 드라마에 출연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되었으며 네티즌들은 모두 그의 계약 만료에 대해 주목하고 있었다.하지만 유현이 이미 S.M에 연락을 걸어왔다는 것은 아무도 몰랐다. 장하리 역시 높은 가격으로 계약을 맺기로 약속했다.하지만 장하리가 직접 만나 해결해야 할 일이었으므로 약속 시간이 되자 그녀는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부매니저는 호텔에서 기다리고 있었으며 유현은 옆방에서 쉬고 있다고 했다.“하리 씨, 제가 현이 형한테 배달을 시켜줬는데 문 두드려서 깨워주세요. 하리 씨가 올 거라고 이미 말했고 지금쯤이면 아마 깨어있을 거예요.”전에 장하리는 이미 유현의 회사와 상의를 했었다. S.M에서 주는 계약금이 많고 게다가 상대편 회사에 대한 약점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회사에서는 유현을 놓아주고 싶어 했다. 게다가 유현이 성실하고 의리가 있는 사람이었으므로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데뷔 20년이 다 되어감에도 인스타 팔로워가 무려 8천만 명이므로 명실상부한 롱런 스타임이 분명했다.하기에 이번에도 디스패치에게 꼬투리를 잡히지 않기 위해 호텔에서 만난 것이었다.이 호텔은 보안이 좋기로 유명했으며 종래로 디스패치의 방해를 받은 적이 없었다.장하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옆문으로 다가가 노크했다.잠에서 깬 지 얼마 되지 않은 유현은 매니저인 줄 알고 가운차림으로 문을 열었으나, 장하리를 보고 어리둥절해 있었다.장하리 역시 당황하여 멍하니 서 있었다가, 한참 후에야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깼으면 나와요. 매니저분이랑 계약서 한번 훑어봐야 해요.”유현은 머리를 긁적이곤 이내 안정을 찾았다.“알겠습니다.”그제야 장하리는 옆방으로 돌아왔다.이번에 계약하는 속도가 매우 빠
이 시간에 라이브를 켰다는 건 분명 실검을 노린 것이다.장하리는 미간을 찌푸리고 바로 이 어린 스타의 라이브를 켰다.민아는 유현의 전 드라마 여자 조연으로 인지도가 높지 않으며 유현의 전 회사에서 최근 영업하려는 신인이었다.전 회사는 두 사람을 연인으로 엮기 위해 각별히 신경 쓰고 있었다.지금 민아는 울고 있었고 팬들이 초조하게 댓글로 묻고 있었다.“유현이랑 무슨 문제 생겼어?”“유현 그 쓰레기가 S.M 직원이랑 바람 난 것 같음. 사진 속에 여자 내가 아는데 장하리임.”“역겹다. 둘 다 지옥에나 가라.”“장하리 맞네. 전에 다른 여자 연예인 사진에서 봤음. 지금 S.M 큰일들은 다 쟤가 맡아서 한다며?”민아는 여전히 카메라를 보며 설명도 없이 울기만 했다. 그녀의 행동에 팬들은 더 마음 아파했다.빠르게, 안쓰러운 민아에 대한 검색어가 실검 2위에 올랐다.1위는 장하리와 유현에 관한 검색어였다.라이브를 확인하는 장하리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제야 부매니저가 왜 그녀더러 문을 두드리라고 했는지 알게 되었다.호텔은 보안이 좋기에 이런 몰카는 찍힐 수가 없는 곳이었다. 분명 부매니저가 사람을 보내 몰래 찍어 올린 것이니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한서진은 회사 홍보팀에게 인터넷 소식을 잘 지켜보라고 명령한 뒤 장하리에게 물었다.“어떻게 할 생각이에요?”장하리가 이제 해명한다고 해도 그녀를 믿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진은 진짜였으니까.유현을 깨우러 갔다고 사실대로 말한다면 팬들은 둘 사이 관계가 이상하다고 더더욱 의심할 것이다.유현은 이미 이직하였고 예정대로라면 S.M에서 SNS에 이 소식을 발표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두 사람의 말도 안 되는 스캔들을 먼저 가라앉히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두 사람이 함께 비난당할 것이었다.해명할 수도, 유현이 이직했다고 선언할 수도 없었다.그녀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회사와 회사가 협력하는데 뒤에서 이렇게 칼날을 들이대는 것은 정말이지 경멸을 불러일으키는 행위였다.장하리는 양미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