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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0화 저도 모르게 반승제의 품으로

그는 아무 말 없이 곧장 방에 놓아둔 그녀의 캐리어를 끌고 그녀의 손을 잡은 채 밖으로 나갔다.

이때 성혜인의 휴대폰이 다시 울렸지만 그녀는 머릿속으로 온통 반승제가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올 수 있었는지 생각하느라 미처 신경 쓰지 못했다.

머릿속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반승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녀도 가만히 있었다.

게다가 조금 전 위의 통증으로 그녀의 컨디션도 좋지 않은 상태였다.

차에 타려고 할 때 그녀의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짐은 이미 트렁크에 실었고 반승제는 운전석으로 향하며 성혜인은 차 밖에 서서 전화를 받았다.

“혜인아, 어디야? 내가 가만히 있으라고 했잖아.”

성혜인은 순간 몸이 굳어지며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뭐라고?

“승제 씨?”

“그래.”

반승제가 초조한 어투로 말했다.

“방에 있지 않고 어디로 간 거야?”

성혜인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무의식적으로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날이 어두워서 차에 탄 남자는 옆모습만 보였지만 정신을 차리고도 반승제와 무척 닮아 보였다.

그녀는 어딘가 찔린 사람처럼 즉시 몇 걸음 뒤로 물러나 호텔 입구로 후퇴했고 이때 차에 탄 남자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옆모습뿐만 아니라 앞모습까지 반승제와 닮았다.

반승제의 외모는 친형제인 배현우와 조금밖에 닮지 않았지만 차에 탄 남자는 70% 정도 닮아 있었다.

남자는 성혜인을 계속 쳐다보다가 마침내 괴이한 미소를 지었다.

성혜인의 등은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그때 누군가 뒤에서 손을 잡았다. 이번엔 진짜 반승제다.

하지만 이미 차는 성혜인의 캐리어와 함께 떠난 뒤였다.

다행히 캐리어에는 간단한 옷 몇 벌만 들어 있었다.

손목을 잡는 순간 느껴지는 선명한 온기에 몸 안에 있던 서늘함이 사라졌다.

그녀는 여전히 두려웠지만 차마 반승제에게 이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조용히 여기까지 왔는데 반승제가 알면 당장 돌려보낼 것이 분명했고 그녀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반승제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걱정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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