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의 상처 탓에 여전히 고통이었다. 하지만 강하랑이 깨끗하게 닦아준 탓인지 끈적거리던 상태보단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연바다는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더는 강하랑을 상대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그래서 차라리 눈을 감고 고통 속에서 잠을 청하려 했다.의식이 몽롱해지고 차가운 젖은 천이 다시 그의 이마에 올라온 것 같았다. 그 덕에 그는 어제보단 편안하게 잘 수 있었다.그는 꿈을 꾸었다. 그것도 보기 드문 행복한 꿈을 말이다.어쩌면 그가 살면서 처음 행복한 꿈을 꿔본 것일 수도 있었다.하지만 어떤 꿈을 꾸었는지 기억이 나지
한주시, 진강 부두.평소에 화물만 끊임없이 나르던 장소에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주위는 너무 조용한 나머지 서늘하기도 했다.그리고 화물 컨테이너 제일 안쪽. 눈에 띄는 사람들 무리가 있었고, 그 무리들이 둘러싸고 있는 사람은 바로 부두의 몇몇 책임자였다.그 사람들은 의자에 묶여 있었다. 두 팔과 두 다리를 묶인 채 꿈쩍도 할 수 없었다.그중 한 사람이 천천히 눈을 뜨더니 눈이 부시게 밝은 불빛에 눈살을 찌푸렸다.불빛에 적응이 된 그의 시야엔 바로 몇 명의 정장을 입은 남자가 들어왔고 티브이거나 신문에서 본 듯한 얼굴이었다
단이혁은 그의 말에 짜증이 치밀었다.애초에 창고에서 찾아낸 물건들은 단씨 가문에서도 필요 없는 물건이었다. 능력이 없는 사람들만 그런 더러운 수단으로 돈을 버는 것이니 말이다.처음엔 그저 그들이 잡은 사람들이 연바다와 다소 연관이 있는 사람일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아니었다. 그들이 잡은 사람들은 담이 아주 컸다.다만 지금 제일 중요한 일은 연바다의 행적을 알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물건들은 나중에 사람을 찾고 나서 경찰에 맡기면 되는 것이다. 그들이 상관할 것은 아니었다.단이혁은 분칠은 더 싸늘해져 갔다.“
병원.소독약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연바다는 소독약 냄새에 천천히 눈을 떴고 밝은 빛에 이내 미간을 찌푸리게 되었다.그는 아직도 그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고 깨기 싫은 모습이었다.아무리 주위 환경에 익숙하고 있다고 해도 그는 여전히 병실에 누운 채 꿈쩍도 하지 않았다.심지어 다시 눈을 감고 다시 그 꿈을 꾸려고 했다.그러다가 침대 옆에서 의외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도련님, 깨셨어요?”침대 옆을 지키던 남자가 급하게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연바다는 미간을 확 찌푸리며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나 앉으려고 했다.“도련님.
“내 눈앞에서 꺼져요.”연바다는 대충 겉옷을 챙겨 들고 밖으로 나갔다.연도원은 더는 그를 말릴 수가 없어 걱정 가득한 얼굴로 따라갔다.연바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문이 닫히자마자 옆에 있던 또 다른 엘리베이터가 멈춰 섰다.연유성과 지승우가 그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왔고 지승우는 연유성에게 말을 걸었다.“저기, 유성아. 아주머니도 네 어머니시잖아. 그러니까 말을 최대한 순화해서 하자. 사랑 씨 안전이 제일 중요하잖아. 아주머니도 그 미친놈이 그럴 거라고는 예상하셨겠어? 그러니까...”“언제까지 옆에서 시끄럽게 굴 건데?”연유
연유성은 눈을 가늘게 뜬 채 그를 보았다. 비록 대꾸는 하지 않았지만, 눈빛으로 이미 하고 싶은 말을 전하고 있는 것 같았다.어르신은 여전히 느긋한 모습으로 웃으면서 말했다.“네가 날 할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고 해도 난 괜찮다. 다른 사람들도 그랬을 테니 말이지. 특히 젊은이들은 반항기가 넘치지. 내가 그래서 너 같은 젊은이들을 좋아하는 거야. 패기가 있잖아. 그리고 남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기까지 하고. 다 인품이 훌륭해서 그렇네!”“그래서 어디에 있죠?”연유성은 쓸데없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물
그 말인즉 한 여자를 위해 이런 선택까지 할 가치가 있냐는 뜻이었다.연유성은 별다른 말도 없이 대답했다.“네. 후회 안 해요.”연유성의 눈빛은 단호했다.그는 이미 강하랑을 포기한 것에 후회하고 있었다. 그런데 또 어떻게 포기를 할 수 있겠는가?아무리 그녀가 더는 그를 봐주지 않는다고 해도 그는 오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물론 미래는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그는 자신이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미래보다 지금 강하랑의 소식을 하나라도 더 알고 최선을 다해 그녀를 찾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운학산.폐건물 꼭대기 층. 건물 표면에는 푸른 이끼가 가득한 아주 낡고 허름한 폐건물이었다.그리고 건물 안쪽 지하주차장에는 꽤나 많은 사람이 모여있었다.입구를 지키고 있는 존재감 없는 노랑머리와 중간에 모여 화투를 치면서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옆에서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여섯 되었다...“필무 형님, 그 여자는 우리가 어떻게 처리할 건가요? 위에서 아직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라고 봐요.”화투판을 벌이고 있던 무리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맞은 편에 앉아 작은 눈을 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