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서 피를 흘리고 덩그러니 버려졌으니 하루 동안 어떻게 버티고 있겠는가?노란 머는 다들 놀란 것 같은 기색에 말을 보탰다.“하지만 규철이와 형만이 목숨은 아직 붙어 있었어요. 이미 병원으로 보냈으니 아마 살아날 수 있을 거예요.”“이런 X발 것들이!”김필무는 바로 욕설을 내뱉으며 흉흉한 기세로 지시를 내렸다.“가! 가서 그 년을 데리고 와! 감히 우리 애들한테 그런 짓을 해?! 내가 꼭 이 대가를 치르게 해서 복수할 거야!”“하지만 필무 형님, 그년 신분이 보통 신분이 아닌 것 같았어요.”김필무 옆에 있던 동진은 바
철제 케이지의 문은 순식간에 열렸고 주위에선 사람들의 시끄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마치 지력이 달리는 원시인 같은 사람들이 사냥감을 보고 환호하는 듯한 소리였다.강하랑은 아무리 피곤하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 계속 자는 척할 수 없었다.그녀는 천천히 눈을 떠 자신을 보고 흥분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입술을 틀어 물었다.케이지 안으로 침을 뱉는 사람과 중지를 펴 보이는 사람, 그리고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그녀가 어떤 물건인지 훑어보는 사람도 있었다.강하랑은 이런 시선에 다소 혐오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 일단 그들의 말
대체 누가 도로를 이딴 식으로 만든 것인지 모르겠지만 버려진 후로 길을 고치는 사람도 없었기에 더욱 겁이 났다.연바다는 그렇게 가는 길 내내 연도원의 잔소리를 듣게 되었다. 처음에는 짜증스럽게 반박하기라도 했지만, 점점 산길 깊이 들어갈수록 그는 상대하기도 귀찮아 무시해 버렸다.그리고 연도원의 목소리도 점점 작아지더니 결국 입을 다물게 되었다.차는 빠르게 달려 목적지에 도착했다. 연바다는 바로 문을 열어 다쳤다는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이 싸늘한 얼굴로 건물 쪽을 향해 걸어갔다.“아이고 도련님! 제발 좀 천천히 가세요!”연
이 소리를 듣고 지하 주차장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움직임을 멈춘 채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연바다 혼자 서 있는 것을 보고는 하나같이 경멸의 미소를 보였다.“누가 이렇게 시끄럽나 했더니 다친 개새끼였네. 우리가 아니었으면 진작 산에서 죽었을 개새끼 말이야.”김필무는 연장을 휘두르면서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여유로운 자태로 말을 이었다.“우리가 그동안 저 새끼한테 당했던 것만 생각하면 난 아직도 열이 치밀어 올라. 다들 마찬가지지?”사람들은 시끄럽게 동의했다. 주차장을 꽉 채운 소리는 그대로 한참이나 울려 퍼졌다.바닥에 엎어
만약 도망가는 사람을 새에 비유한다면, 주차장의 모습은 지진의 전조와 같았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은 연바다와 같은 무기가 없었기 때문이다.김필무를 제외한 다른 사람도 총알에 맞아 쓰러지는 것을 보고 주차장은 더욱 시끄러워졌다. 그리고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해 도망쳤다.연바다는 느긋하게 바닥에 쓰러진 강하랑을 향해 걸어갔다.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서인지, 아니면 자신이 깔고 누운 사람이 마음에 안 들어서 인지, 그녀는 눈도 뜨지 못하면서 몸을 한쪽으로 옮겼다.그녀의 앞에 꿀어앉은 연바다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이 와
지하 주차장은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사이에 쓰러진 두 사람은 아주 눈에 띄었다. 기억과 많이 다른 자세로 쓰러진 두 사람을 보고 주절주절 설명하던 양아치는 의아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뒤따라오던 사람들도 발걸음을 멈췄다. 따라서 소란스럽던 목소리도 전부 멈췄다.이때 한 사람이 먼저 정신 차리고 부랴부랴 뛰어갔다.“하랑아!”연유성은 당장이라도 심장이 멎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강하랑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부리나케 달려갔다.머릿속은 진작 창백해졌다. 양아치들의 설명도 귀에 들어가지
“사랑이는 어때?”강하랑을 찾았다는 연락을 받고, 단원혁과 단이혁이 가장 먼저 전화를 걸었다. 구급차에서 내린 단시혁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몸에 상처가 좀 있고 갈비뼈 두 대가 부러진 것 같아요. 자세한 건 병원에 가봐야 알겠지만, 일단 지혈했으니까 큰 문제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심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강하랑을 찾았다고 해서 다행인 건 사실이지만 마음이 가벼워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 자신이 소홀한 탓에 그녀가 고생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단시혁은 아직도 그녀와 처음 만난 순간이 생생하게
지승우는 단세혁을 발견한 순간 입을 꾹 다물었다. 혁이들이 지승현을 더불어 자신도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기에 괜히 멈칫하게 되었다.반대로 단세혁은 지승우에 관해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그의 기억 속에서 지승우는 강하랑의 친구이기에 약간의 호감이 있기도 했다. 물론 지승현에게 그랬던 것처럼 편견이 있지도 않았다.연유성은 지승우를 힐끗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왜 말을 하다 말아? 이쪽은 하랑이 셋째 오빠야, 말 가릴 필요 없어. 그리고 네가 조사하던 사람들도 단씨 가문에 넘길 거야.”연유성이 진짜로 원하는 것은 심부름이나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