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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화 신은지가 또 건드렸어

그러나 고연우가 퇴근해도 된다고 말하지 않아서 계속 기다리고 있던 공민찬은 기다림의 대가로 이런 말을 들으니 조금 서운했다.

“지금 갈게요.”

이때 고연우는 옆에 있는 정민아를 쳐다보더니 얼굴을 찌푸리며 공민찬에게 말했다.

“공 비서가 운전해.”

지금 정민아가 운전했다가는 다 같이 죽음을 면치 못할 거라는 불안한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정민아는 아직 우울한 기억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서 혼자 조용하게 있고 싶었지만, 그는 굳은 표정으로 무턱대고 그녀를 잡아당겨서는 차가 주차된 곳으로 향했다.

“타!”

“싫어, 난 내 차로 갈게.”

”아직 제정신도 못 차라니 네가 운전대를 잡으면 죽으러 가는 거랑 뭐가 다르지?”

정민아는 말없이 그를 노려봤고, 뜨거운 시선을 느낀 고연우가 비꼬는 듯 말했다.

“왜? 날 또 물려고?”

그는 잠시 멈칫하다가 그녀의 뒷덜미를 잡고 조금 난폭하게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정민아는 더 이상 말싸움을 할 힘조차도 없었기에 그와 거리를 두려고 최대한 반대편 문에 바짝 붙어 앉아 창밖을 바라보았다.

어두운 구름으로 뒤덮인 하늘은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것 같았고, 아직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해 막막한 그녀와 달리 거리의 행인들은 모두 자기의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는 것처럼 분주했다.

찬란한 거리의 풍경이 눈앞에서 빠르게 지나갔지만, 그녀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눈을 감았고 곧 흔들리는 차 안에서 깊은 잠에 빠졌다.

공민찬은 백미러를 통해 몸을 한껏 웅크린 채 잠이 든 정민아를 보더니 한마디 했다.

“대표님, 웅크리고 자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안정감이 부족하다고 하더라고요.”

고연우의 서늘한 시선을 느낀 그가 허둥지둥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마세요! 전 그냥 심리학 교수가 한 말을 전했을 뿐이에요.”

“닥치고 운전이나 해!”

고연우는 짜증스러운 듯 호통을 치더니 고개를 돌려 잠이 든 정민아를 쳐다봤다.

“...”

5분도 지나지 않아, 공민찬이 또 재잘재잘 말하기 시작했다.

“그 교수님께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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