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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7화 너 왜 반대해

정민아는 성가시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답했다.

“공 비서한테 널 죽이고 둘이 재혼한 다음 네 돈으로 집이랑 차도 마련하고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자고 했지.”

“생각은 참 야무지네, 내가 죽으면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지, 너한테는 한 푼도 안 남겨줄 거야. 내 돈으로 남자를 만날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난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씩은 남자를 바꿔서 만날 건데, 눈에 거슬리면 빨리 나랑 이혼해!”

“이혼하면 다시 새로운 남자를 찾아서 결혼하려고? 과거 따위는 다 잊고 새출발하려고?”

고연우가 잠시 멈칫하더니 낮은 한숨을 쉬면서 말을 이어 나갔다.

“참, 넌 사악하고 이기적인 사람이라서 굳이 잊지 않아도 생활에 전혀 영향이 없지! 네가 조금이라도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면 그 정도로 악랄한 짓은 하지 말아야 해.”

작업실 안에는 순식간에 정적이 맴돌았고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까지 들게했다.

정민아는 갑자기 손에 쥔 마우스를 고연우의 얼굴을 향해 던졌고 다음은 휴지통, 물컵... 손에 잡히는 대로 모두 던져버렸다.

끊임없이 날아드는 물건들을 아무리 피하려고 노력해도 쉬운 일은 아니었고 결국 비싼 셔츠에 빨간 국물이 튀었고 손등도 여기저기 긁혀서 피가 배어 나왔다.

“정민아, 그만해!”

“고연우, 내가 널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아? 왜 나랑 이혼하지 않겠다는 거야? 내가 모든 과거를 다 잊고 다시 새출발하겠다는데 왜 네가 반대하냐고!”

그 순간, 정민아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억눌러 왔던 감정들을 쏟아냈고, 말할수록 격분해서는 얼굴도 빨개졌고 마지막에는 소리까지 지르며 발악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자, 깨끗했던 작업실은 난장판이 되었고 바닥은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고연우는 바닥에 널브러진 물건들을 피하면서 그녀에게 한발 한발 다가갔다.

“이제 충분히 부쉈어?”

“...”

“가게 월세를 다 해결했나 보네, 돈이 남아돌아서 이참에 가게 물건들도 다 새로 바꾸려고?”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반응이 없이 책상에 엎드려 꼼짝도 하지 않는 정민아를 5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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