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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6화 최선을 다했어

서은혁의 신분을 확인한 정민아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다.

“날 찾아온 이유가 뭐죠?”

서은혁은 코를 만지작거리다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내가 우연이라고 말하면 믿을 건가요?”

“당신은 허약한 몸 때문에 시골에 내려가서 산 게 아니라, 당신의 부모님께서 당신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해 어렸을 때 외국 고모의 집으로 보낸 거잖아요.”

그가 잠시 멈칫하더니 변명도 하지 않고 자기의 거짓말을 빠르게 인정했다.

“미안해요...”

“정말 미안하다면 앞으로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말고 혹시라도 길에서 우연히 마주쳐도 모른척하고 지나가세요. 난 당신 누나를 제외하고 서씨 가문의 모든 사람이 다 싫어요.”

곧이어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레스토랑 직원을 불렀다.

“저기요, 이것들 포장해 주세요.”

사실 서은혁은 정민아가 자기의 신분을 알게 된다면 죄책감은 아니더라고 최소한의 미안한 감정은 남아있을 거로 확신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그녀의 반응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정민아가 포장한 음식들을 들고 가게에 다시 돌아오자, 사현희와 백아영은 이미 퇴근하고 없었다. 그녀는 불도 켜지 않은 채 컴퓨터를 켜고 미완성인 디자인 원고를 보다가 사색에 잠겼다.

몇 년 전, 서현란은 두꺼운 영어 사전을 품에 안고 정민아를 향해 해맑게 웃으면서 말했었다.

“민아야, 너 알아? 나 사실 남동생이 있어. 물론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 살아서 크리스마스 때만 간간이 얼굴을 보지만 엄청나게 잘생겼어! 내가 나중에 너한테 정신으로 소개해 줄게, 난 두 사람이 잘 됐으면 좋겠거든. 네가 우리 집에 시집온다면 다들 널 공주님처럼 총애할 거야!”

“근데 너보다 두 살 어려. 연하라도 상관없지? 괜찮지?”

그러나 당시의 정민아는 남동생이 있다는 서현란의 말을 믿지 않았었다.

그녀는 경인에 와서 사귄 첫 번째 친구이자 유일한 친구인 서현란이 자기 때문에 곤란해질까 봐 다른 사람들 앞에서 항상 친한 척하지 않았었고 일부러 떨어져서 걸어 다녔었다.

그러던 어느 해의 새해 전날, 골목을 지나던 정민아를 나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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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Mijeong Lee
왜 이야기가 정민아 이야기만 나올까요? 저는 박태준의 아이낳고 잘사는 해피엔딩이 궁금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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