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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7화

밤이 깊어지고 유씨 저택 안에서 유선우 부부는 성심성의껏 진별이를 달래고 있었다.

그들은 평소와 다름없는 태도로 진별이를 대했고 작은 아이에게 부담을 주지도, 진별이 앞에서 박준식이라는 사람에 관해 묻지도 않았다.

어른들의 일은 어린아이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쌀쌀한 봄날의 밤, 유이준은 얇은 흰 셔츠 하나만을 걸친 채로 테라스 난간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삼십 분도 채 되지 않아 바닥에는 꽁초가 쌓여 작은 더미를 이루었다.

시간을 계산한 유이준은 담배를 끄고 옷을 입으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1층에서 유선우가 그를 멈춰 세우며 물었다.

“어디 가니?”

하지만 유이준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현관문을 밀며 말했다.

“진은영 만나러요.”

차가운 바람이 불어 들어오자 유선우는 유이준을 향해 욕설을 내뱉으며 냉소적으로 말했다.

“하룻밤도 못 기다려? 네 성격은 대체 누굴 닮은 거냐? 그렇게 신경 쓰였으면 처음부터 사람을 벼랑 끝으로 몰지 말았어야지! 이제 와서 수습하려 해도 늦었다.”

유이준은 별다른 답 없이 세차게 현관문을 닫았다.

유선우는 그의 행동에 또다시 욕설을 내뱉었다.

...

차에 올라탄 유이준은 지금껏 느껴본 적 없던 무기력함을 느꼈다.

그는 또다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들고 불을 붙여 몇 모음 빨다가 끄고 엑셀을 밟아 진은영이 사는 곳으로 향했다.

고요한 밤, 성능 좋은 검은색 벤틀리가 도로를 빠르게 질주하여 반 시간도 채 되지 않아 검은색 꽃이 수 놓인 대문 앞에 도착했다.

유이준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진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 울린 후 그녀가 전화를 받자 유이준의 목소리는 밤공기보다 더 서늘했다.

“집 앞에 있어요. 잠시 얘기 좀 하시죠.”

잠시 생각하던 진은영이 동의했다.

전화를 끊은 진은영은 걱정스러운 눈빛을 한 하연을 마주했다.

예전에 있는 사모님이었던 하연은 유이준을 알고 있었다.

그의 성격에 대해서도 겪어본 적 있는 하연은 걱정이 앞섰지만 진은영은 그녀의 손을 가볍게 두드리며 안심시켰다.

“엄마, 몇 마디만 하고 들어올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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