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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9화

차가운 저녁 바람이 불어왔다.

진은영은 눈가가 촉촉한 느낌에 손으로 만졌더니 온통 눈물이었다.

어두운 밤, 그녀는 유이준이 떠나가는 방향을 바라보면서 그동안 있었던 추억을 되돌려 보았다.

온몸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진 순간,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했더니 박준식이었다. 잠시 후 진은영은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준식 씨.”

이해심과 존경심이 가득한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기만 했다.

“은영 씨, 저희 아직 관계를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이 끌리는 대로 해도 괜찮아요.”

박준식은 비즈니스맨으로서 무엇보다도 늘 이익이 최우선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에게 어쩌다 진짜 사랑이 찾아온 것이다.

심지어 오늘 진은영이 마음이 바뀌었다면 유이준과 그녀를 축복해 주기로 했다. 나중에 가끔 불같은 성격의 진은영과 함께했을 때의 자신이 얼마나 마음 넓은 사람이었는지 추억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진은영이 감정을 추스르면서 이렇게 나지막하게 말하는 것이다.

“이준 씨가 고소를 취하했어요. 준식 씨, 저희 결혼해요.”

전화기 너머의 박준식은 1분 동안 침묵하다 그제야 진은영의 마음이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사실 진은영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랑은커녕 좋아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랑 결혼하기로 한 최대이유가 유이준과 헤어지고 싶어서겠지?’

성격이 좋지 않은 유이준에게 상처받은 진은영은 그에게 가까이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박준식한테 결혼하고 싶냐고 물어본다면 무조건 하고 싶다고 할 것이다.

돌싱이지만 나름대로 성공적인 그에겐 진은영 같은 사람이 가장 좋은 결혼 상대였다. 현실적이기도 하고, 예쁘기도 한데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저녁 밤, 진은영과 유이준은 이대로 헤어지게 되었다.

...

애인을 잃어버린 유이준은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고 유씨 저택으로 향했다. 진은영 말고도 그에게는 진별이를 포함한 가족이 있었다. 진은영이 누구한테 시집가든 진별이는 영원히 그의 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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