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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2화

저녁쯤 진별이를 데리고 퇴근하던 길에 향기로운 꽃냄새를 맡게 되었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이때 벚꽃 가지 하나가 유이준의 검은색 벤틀리 차 안으로 뻗었다. 눈처럼 깨끗한 것이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진별이는 손으로 만지고 싶었지만 손이 닿지 않았다. 유이준은 가지를 꺾어 진별이에게 건넸다.

“꺅!”

진별이가 몹시 기뻐하더니 유이준의 볼에 뽀뽀했다.

순간 피곤함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진별이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저 맥도날드 어린이 세트 먹고 싶어요. 채연 아줌마가 그러는데 다른 어린이들은 엄마 아빠랑 자주 먹는다고 했어요. 진별이도 먹고 싶어요.”

어린이 세트는 물론 하늘의 별까지 따주고 싶었다.

“알았어.”

유이준은 진별이에게 안전 벨트를 매주면서 알겠다고 했다.

10분 뒤, 맥도날드 가게에 도착한 유이준은 안전 벨트를 풀어 진별이를 들어서 안았다. 값비싼 정장 차림에 인형 같은 아이를 안고 있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런데 유이준은 늘 그랬듯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았다.

맥도날드 가게로 들어간 순간 멈칫하고 말았다.

맥도날드 옆은 바로 웨딩드레스 샵이었고 투명한 통유리를 사이에 두고 진은영이 보였기 때문이다.

유명한 디자이너의 작품인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있는 진은영은 몸매와 하얀 피부가 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허리라인마저 완벽했는데 박준식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다.

이 장면은 유이준에게 충격이 컸다.

유이준은 자기도 모르게 한참을 쳐다보았다. 이때 진별이가 그의 얼굴을 만지작거리면서 물었다.

“아빠. 지금 뭘 보고 있어요?”

유이준이 다급하게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어린이 세트 먹으러 가자.”

“네!”

유이준은 진별이를 꽉 안고서 또 진은영을 힐끔 쳐다보았다.

성숙하고 듬직해 보이는 박준식과 있으니 나름대로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진은영이 얼굴에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 정말 박준식을 좋아하는 건지 알수 없었다. 그런데 하는 행동을 보면 절대 싫어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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