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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0화

희미한 가운데 성현준은 유이안이 그를 부르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현준 씨, 일어나요.]

[화장실 가서 따뜻한 수건을 가져올게요. 닦고 나면 좀 나아질 거예요.]

[왜 이렇게 기뻐해요? 회사가 잘 됐을 때도 이렇게 기뻐하지 않았잖아요... 현준 씨, 저랑 결혼하는 게 그렇게 기뻐요?]

성현준은 미간을 깊게 찌푸린 채로 기억을 떠올렸다.

그날은 그들의 신혼 첫날밤이었다. 그날 밤 유이안은 그렇게도 다정하고 자상하게 그를 돌봐주었다. 그러나 이제 그녀의 그 다정함과 자상함은 다른 남자, 강원영에게로 가버렸다.

“이안아, 이안아...”

밤바람이 매섭게 불고 성현준은 가장 고통스러운 술을 들이켰다. 그의 몸은 쓰러지듯 차에 기대었다. 몸을 버텨내려면 더 많은 힘이 필요했고 그래야만 불쌍하게 땅바닥에 주저앉지 않았다.

외투 주머니 속의 전화는 계속 울리고 있었다. 전화는 권하윤이 걸어온 것이었다.

그러나 성현준은 받지 않았다. 오늘은 섣달 그믐밤이었다. 아마 권하윤은 그와 화해하고 싶었겠지만 성현준은 거부했다!

예전에는 권하윤을 그의 첫사랑이라 여겼지만 이제 그의 마음속에서 그녀는 독약이었다.

이 독약 때문에 그는 유이안을 잃었다.

유이안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을 때 그는 그들의 결혼을 쉽게 포기해 버렸다...

‘성현준, 넌 참 바보 같아. 그때 네 머릿속엔 도대체 뭐가 들어 있었던 거야?’

성현준은 스포츠카에 기대며 멍한 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에는 자신에 대한 비웃음과 후회가 담겨 있었다.

결국 그는 광대였던 것이다!

한밤중의 폭죽 소리가 울렸다. 자정이 지나 새해가 왔다.

성현준은 고개를 들어 어둠 속의 저택을 바라보았다. 그는 유이안이 강원영과 함께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는 조용히 어둠을 바라보며 자신의 마음의 고통을 묵묵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지막이 말했다.

“이안아, 새해 복 많이 받아.”

그들은 함께 일곱 번의 새해를 맞이했었다.

올해는 그들이 헤어진 첫 번째 새해였고 앞으로 남은 그의 인생은 유이안 없이 보내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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