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준은 완전히 마음을 놓지는 못했지만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했다. 유이안은 조용히 서 있었다. 밤바람이 살짝 차가웠고 그녀의 손은 강원영의 손에 감싸져 있었다. 강원영이 부드럽게 말했다. “성현준 같은 남자는 절대 스스로를 망가뜨리지 않을 거예요. 성현준은 생활에서 자신을 소홀히 대하지 않을 사람이니까요.” 유이안은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나도 그렇게 믿어.” 거리의 불빛이 그들의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고 마지막에는 서로 겹쳐졌다. 음력 새해가 지나갔고 이제 한 달 남짓 뒤면 그들은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여러 가지 일들에 바쁘지만 마음만은 가득 차 있었다. 모두가 새로운 삶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설날이 지나고 유이안은 병원으로 돌아와 새해 이후의 업무를 정리했다. 며칠을 쉬었더니 할 일이 산더미였고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사무실로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비서가 그녀에게 말했다. “성 대표님이 방금 다녀가셨어요. 갈색 서류 봉투를 놓고 가셨습니다.” “성현준?” 유이안이 물었다. 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 성 대표님입니다.” 유이안은 비서에게 먼저 나가라고 조용히 말했다. 사람들이 떠난 뒤, 그녀는 그 서류 봉투를 열어 보았다. 그 안에는 안성기술의 20% 지분 양도서와 함께 성현준의 친필 편지가 있었다. 유이안은 지분은 신경 쓰지 않고 먼저 편지를 열어 읽기 시작했다. 그 안에 글자는 많지 않았지만 아주 진지하게 쓰여 있었다. [유이안, 편지로서만 나는 비로소 너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결혼의 맹세를 어겨서 미안해. 우리 결혼은 너무나도 아름다웠고 너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어.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만족하지 못했어.] [나는 세상 모든 남자가 저지르는 실수를 범했어. 나는 너에게, 그리고 우리가 했던 약속에 대해 미안할 뿐이야.] [결말을 바꿀 수는 없어. 내가 너에게 준 상처를 오직 돈으로 보상할 수밖에 없어. 이 20%의 지분은 꼭 받아주길 바라.] [이안아,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점심시간, B 시에서 가장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유이준은 창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햇빛이 유리창을 통해 비스듬히 들어와 그의 몸을 감싸며 은은한 금빛을 띄웠다. 이 덕분에 그는 신성한 존재처럼 아름다워 보였다. 오늘 점심은 그의 어머니가 주선한 맞선 자리였다. 듣기로는 여자가 사업가라고 했다. 유이준은 커리어 우먼을 좋아하지 않았다. 어쩌면 과거의 어떤 여인이 그에게 남긴 상처 때문일지도 몰랐다. 그들은 잠자리를 가졌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그가 여자에게 사귀자고 물었을 때, 그녀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나중에야 그는 그녀의 마음속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남자는 그녀와의 맞선에서 그녀를 선택하지 않고 그녀의 여동생을 택했다는 것도 말이다. 그런 기억이 떠오르자 유이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때, 가느다란 그림자가 그의 앞의 햇빛을 가렸다. 유이준은 맞선 상대가 왔다는 것을 직감하고 고개를 들어 보았다. 그 순간 그의 시선이 멈췄고 그의 하얀 이가 빠득빠득 갈리며 소리가 났다. “진은영!” 이 여자가 감히 나타나다니, 게다가 그와 맞선을 보러 오다니! 그녀는 여러 번 그를 갖고 놀았다. 그가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혹시 본인한테 마음이 생긴 거 아니냐고 같이 잠도 잤는데 아무런 감정도 생기지 않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답했다. 더 나아가 조진범을 좋아했던 사실도 부정하지 않았다. 맞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오직 다른 사람만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이제 그녀의 여동생과 결혼해서 더 이상 그녀와 감정적으로 엮일 수 없게 되었다. 유이준은 충격에 빠졌다. 진은영 또한 놀랐다. 그녀는 오늘 맞선 상대가 유이준일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 잠시 망설인 그녀는 남자 앞에 앉아 희미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어차피 마주쳤으니 그냥 같이 식사나 하죠.” 그러나 유이준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차가운 시선으로 말했다. “정말 드문 일이네요! 왜요, 진 대표님. 또 돈에 쪼들려서 남자랑
유이준은 진은영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깊이를 알 수 없었다. 잠시 후, 그는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을 놓으며 낮게 말했다. “밥은 먹고 가요.” 진은영은 유이준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평온했지만 그 안에는 미묘한 흔들림이 있었다. 어쨌든 그녀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오래 몸담아온 사람이라 사소한 일에 연연하지 않았다. 잠시 생각한 뒤 그녀는 자리에 앉았다. 웨이터가 음식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유이준이 먼저 와서 대부분의 음식을 주문해둔 상태였다. 우연히도 전부 진은영이 좋아하는 음식들이었다. 유이준의 성격이 강압적이라는 건 진은영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말을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소개팅 상대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 여자분은 이 음식을 좋아했을지는 모르겠네요.” 유이준은 흰 냅킨 펼치며 어딘가 오만한 눈빛을 띠고 비웃듯 말했다. “진은영 씨, 너무 자만하지 마요! 제가 진은영 씨를 생각해서 이걸 주문한 거라고 착각하지 마요.” 잠시 말을 멈추고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 “그냥 습관일 뿐이에요.” 진은영은 반박하지 않았다. 그녀 역시 냅킨을 펼치고 식사를 시작했다. 레스토랑 분위기는 좋았고 블루스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덕분에 그녀의 기분은 조금 나아졌다. 그녀는 머리를 숙여 머리카락 한 가닥을 귀 뒤로 넘기고 정성껏 준비된 음식을 조용히 음미했다. 그녀는 태연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유이준은 불쾌감을 느꼈다. 그가 여전히 가슴속에 품고 있는 과거에 대한 미련을 진은영은 이미 훌훌 털어버린 듯 보였다. 결국,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었다. 유이준은 일부러 냉소적인 말을 덧붙였다. “나이 먹으니까 식욕이 좋아졌나요? 제가 알기로 예전엔 몸매 관리에 신경 썼었잖아요. 이제 회사 실적 걱정 없으니 그런 관리는 필요 없어졌나 보죠?” 진은영이 대꾸하지 않자 그는 더 날카롭게 말했다. “몸매 망가지면 남자 못 잡아요. 제가 몇 명 소개해 줄까요? 이 나이에 남자 없이 지내면 조기 폐경 오기 딱 좋거든요.”
별장 홀에서 고용인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유선우와 조은서는 소파에 앉아 있었고 조은서는 결혼식 드레스 잡지를 훑어보고 있었다. 유이안을 위해서인 듯했다.차를 음미하고 있는 유선우는 겉으로는 여유로워 보였지만 계속해서 현관 쪽을 살폈다. 마당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조은서가 조용히 말했다.“그렇게 잘되길 바라면 전화라도 해서 물어보는 게 어때?”그러자 유선우가 웃으며 대답했다.“내가 뭘 긴장했다고 그래?”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유이준이 밖에서 들어왔다. 그는 외투를 벗으며 어깨 쪽에 묻어있는 파운데이션 자국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자 고용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올해는 꽃이 특히 잘 핀 것 같네요. 저희 집에 경사가 있을 것 같아요. 안 그래도 도련님께서 오늘 선을 봤다고 하더군요. 여자분이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유선우는 아들에게 시선을 돌리며 고용인에게 말했다.“그래 보이네요.”고용인은 기쁜 표정을 지었다.조은서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유이준과 진은영은 예전부터 감정적으로 엮인 적이 있었다. 게다가 지금은 양쪽 모두 솔로였기에 만나게 되면 두 사람 사이에 불꽃이 튈 것이었다.그러나 유이준은 소파에 앉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아무 사이 아니에요. 그렇게 될 일도 없고요.”그 말을 들은 유선우와 조은서가 눈을 마주쳤다.잠시 후 유선우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그럼 다른 여자도 만나보는 게 어때?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잖아.”유선우는 그가 거부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의외로 유이준은 바로 동의했다.“알겠어요.”“미리 알려주시면 제가 시간과 장소를 정할게요.”유선우와 조은서는 깜짝 놀라며 서로를 쳐다보았다. 아들이 변했다는 것을 느꼈던 것이다. 선을 보는 걸 거절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데이트 장소를 알아서 정하겠다고 하다니...하지만 그들은 유이준에게 다른 속셈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이 한 달 반 동안, 진은영은 유이준이 다른 여자들과 선을
비즈니스 클럽의 룸 안에서, 진은영과 성현준이 공적인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진은영은 몇 번이나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서 성현준의 말을 듣지 못했다. 분명 유이준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성현준이 가볍게 기침을 하며 말했다.“왜요? 아직도 저희 전 처남이 잊혀지지 않나요?”진은영이 부인할 틈도 없이 성현준은 다시 웃으며 말했다.“두 사람도 좋았을 때가 있었으니 처남 생각이 난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어요. 부끄러운 일도 아니니까요. 물론 처남 성격이 좀 고약하긴 하지만 집안도 좋고 잘생겼잖아요. 처남과 결혼하게 되는 사람은 자다가도 웃으면서 깰지도 모르죠.”“하지만 오늘 같이 오신 분이랑 잘 되진 않을 거예요. 처남은 좀 취향이 독특한 것 같거든요.”성현준은 유이준의 전 처남이었고 전에도 사이가 좋지는 않았지만 한때 가족이었던 만큼 유이준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래도 잘 아는 편이었다. 결론은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것이었다.성현준의 말을 듣고 진은영은 웃음을 지었다.“생각보다 이준 씨를 잘 아시나 보네요. 예전에 이안 씨가 이준 씨 얘기를 많이 했었나 보죠?”유지언을 언급하자 성현준은 잠시 슬픔 속에 잠겨있었고 진은영을 위로할 힘조차 사라진 듯했다.진은영이 그를 놀리려던 찰나, 식탁 위의 휴대폰이 울렸다. 전화를 받아보니 하와이 쪽에 있는 아줌마한테서 급하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은영 씨, 여기로 와줄 수 있을까요? 진별이가 갑자기 열이 심하게 나서요. 병원에 데려갔는데도 무슨 문제인지 찾지 못했어요... 의사선생님께서 부모님을 불러야 한다고 하셨어요.”아줌마는 돌려서 말하려고 했지만 진은영은 의사가 급성 백혈병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녀는 아줌마에게 바로 하와이로 가겠다고 말하며 일단 당황하지 말라고 했다.하지만 전화를 끊고 나서 진은영이 되려 당황하게 되었다. 비행기 티켓을 사라고 비서에게 전하는 개 아니라 본인이 직접 예약해 버렸다.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 하와이로 가는 비행기는 모두 만석이었다
유이준은 또 무심코 물었다.“같이 가셨어요?”매니저가 고개를 끄덕이자 유이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매니저는 자신이 말을 잘못한 한 건 아닐까 생각했다.뭐라 말을 보탤까 고민했지만 유이준은 이미 벤틀리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 버렸다.초봄인지라 날씨는 추웠다. 차 안은 얼음 동굴인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유이준은 차를 운전하지 않고 그저 무표정으로 천천히 담배를 꺼내 피울 뿐이었다.담배 연기가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하자 그는 손을 들어 창문을 조금 내렸다. 차가운 바람과 연기 속에서 그는 진은영과 보냈던 나날들을 기억했다.좋을 때도 있었고 나쁠 때도 있었으며 달달했을 때, 화가 났을 때도 있었다.유이준은 자신에게 여자라고는 진은영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마음에 들었던 여자도 진은영뿐이었고 몸을 섞은 여자도 진은영뿐이었다. 하지만 진은영은 그걸 모르는 듯했다. 그녀가 살고 있는 세상은 유이준이 살고 있는 세상보다 큰 것 같았다.그는 다시 한번 화가 치밀어 올랐다.유이준은 자신이 진은영을 싫어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이유는 몰랐다.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 때문에 진은영을 미워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한편, 하와이에서.진은영과 성현준은 작별 인사를 나눴다. 그는 마음이 불편했지만 여자의 가정사에 개입하는 건 너무 선을 넘는 것 같았기에 더 이상 묻지 않았다.진은영은 진심으로 그에게 감사를 전했다.“정말 감사합니다, 성 대표님. B시로 돌아가면 제가 밥을 사겠습니다.”성현준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와 작별 인사를 했다.하지만 그가 돌아서려던 순간, 주머니에서 사진 한 장이 떨어졌다. 강한 햇빛 아래에서 진은영은 그 사진에 있는 사람이 유이안임을 똑똑하게 볼 수 있었다.순간 분위기가 미묘해졌다.진은영은 사진을 주워서 성현준에게 건넸다.“아직도 이안 씨를 사랑하고 있으세요?”성현준은 사진을 받아 들고 한참을 바라보더니 조용하게 말했다.“네. 아직 사랑하고 있지만 제가 사랑하고 있다고 해도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걸 알고 있어요. 사람은
병실 문이 살짝 열렸고 아줌마가 약간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은영 씨, 여동생이라고 하시는 분이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진은영이 놀라서 고개를 돌렸다.‘진안영이?’진은영이 병실 문 앞으로 나가자 지친 모습을 하고 있는 진안영이 밖에 서 있는 것이었다. 그녀는 진은영를 보자마자 이렇게 말했다.“진별이 말이야. 누구 아이야?”진은영은 숨기고 싶었지만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혈육인 여동생에게는 숨길 수 없는 법이었다.진안영은 천천히 병실로 들어가더니 병상 옆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잠든 진별이를 내려다보며 말했다.아이의 얼굴은 새하얗고 갸름했으며 진은영의 어린 시절과 많이 닮아 보였다. 다섯 살 정도는 돼 보였다.진안영은 바들바들 떨리는 손가락으로 진별이의 얼굴을 만졌다. 자신과 혈연관계가 있는 그 아이를 한참 동안 쳐다보다가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대학 때 생긴 아이야?”아무래도 언니 쪽이 포스가 더 있을 수밖에 없었기에 평소에는 진은영이 진안영 앞에서 절대적인 권위를 가졌다. 하지만 지금, 진은영은 그녀의 질문에 반박할 자신이 없었다.한참 후에 진은영이 인정했다.“응, 사고였어.”진안영이 그녀를 올려다보았다.“유이준 씨 아이야?”진은영은 약간 화를 내며 말했다.“진안영!”진안영은 가장 차분한 목소리로 가장 충격적인 말을 했다.“이마 쪽이 유이준이랑 똑같아.”진은영은 뭐라 반박할 수 없었다.그녀도 병상 옆으로 가서 잠든 진별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진은영의 과거의 기억에 잠긴 채 입을 열었다.“그해 나는 아직 공부를 하고 있었고 이준 씨는 이미 졸업한 선배님이었어. 친구 덕분에 만나게 됐었고.”“그때 이준 씨는 아직 YS 그룹을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여서 어리고 스트레스도 큰 상태였어. 그래서 술을 마실 때도 지금처럼 조심스럽지 않았지.”“그날 밤, 이준 씨는 술에 취했고 나도 취했어. 그러다 보니까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난 거지.”이렇게 말하며 진은영은 씁쓸하게 웃었다.“다음 날 아침, 나는 바로
일주일 후, 진별이는 B시로 돌아왔다.원래는 진안영이 진별이를 데려가려고 했지만 진은영은 여러 차례 고민한 끝에 딸을 자신의 곁에 두기로 했다. 그녀는 진안영에게 말했다.“진별이를 계속 다른 사람 집에 있게만 할 수는 없어.”전용기에서 진별이는 엄마의 품에 살짝 기대었고 진안영은 진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전용기가 착륙하고 진은영은 진별이를 데리고 자신이 살고 있는 곳으로 갔다.진별이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노란색 패딩을 입고 얼굴을 따뜻하게 감쌌다. 진별이는 별장에 있는 예쁜 작은 정원을 바라보았다. 겨울이지만 잔디는 여전히 푸르르고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었다.진별이는 매우 기뻐하며 말했다.“엄마, 저 앞으로 여기서 사는 거예요?”진은영은 약간 목이 메인 목소리로 대답했다.“응, 앞으로 엄마랑 같이 살 거야.”함께 간 아줌마는 작은 여행 가방을 들고 이 멋진 별장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감탄했다.“은영 씨가 하고 있는 사업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집이 정말 비쌀 텐데 말이에요. 하와이에 있다면 80억에서 100억은 할 거예요.”진은영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B시에서도 그 정도 가격이에요. 일단 잠깐은 여기에서 사는 거로 하고요. 제가 비서한테 더 큰 집을 알아보라고 할게요. 나중에 도우미 아줌마를 몇 명 더 고용해서 진별이를 돌보게 할 생각이에요. 가을이 되면 진별이를 학교에 보내도 좋고요.”아줌마는 속으로 감탄했고 진별이는 아주 기뻐했다. 만약 날이 너무 춥지만 않았더라면 푸른 잔디 위에서 몇 바퀴 굴러다니고 싶을 정도였다.진안영은 그녀가 기뻐하는 것을 알고 손을 잡고 2층으로 올라가서 임시로 만든 진별이의 방을 보여주었다.진별이가 돌아와 살 수 있도록 유명한 디자이너를 고용해 최고급 친환경 자재로 이 방을 꾸몄던 것이다.방에는 진별이가 좋아하는 애니 캐릭터로 가득했다. 가구에도 인쇄되어 있었다. 부드러운 침대 옆에는 분홍색 고양이 집이 놓여 있었고 그 안에는 3개월 된 하얗고 작은 고양이 새끼가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진별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