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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0화

유이준은 진은영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깊이를 알 수 없었다.

잠시 후, 그는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을 놓으며 낮게 말했다.

“밥은 먹고 가요.”

진은영은 유이준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평온했지만 그 안에는 미묘한 흔들림이 있었다. 어쨌든 그녀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오래 몸담아온 사람이라 사소한 일에 연연하지 않았다. 잠시 생각한 뒤 그녀는 자리에 앉았다.

웨이터가 음식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유이준이 먼저 와서 대부분의 음식을 주문해둔 상태였다.

우연히도 전부 진은영이 좋아하는 음식들이었다.

유이준의 성격이 강압적이라는 건 진은영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말을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소개팅 상대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 여자분은 이 음식을 좋아했을지는 모르겠네요.”

유이준은 흰 냅킨 펼치며 어딘가 오만한 눈빛을 띠고 비웃듯 말했다.

“진은영 씨, 너무 자만하지 마요! 제가 진은영 씨를 생각해서 이걸 주문한 거라고 착각하지 마요.”

잠시 말을 멈추고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

“그냥 습관일 뿐이에요.”

진은영은 반박하지 않았다. 그녀 역시 냅킨을 펼치고 식사를 시작했다. 레스토랑 분위기는 좋았고 블루스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덕분에 그녀의 기분은 조금 나아졌다. 그녀는 머리를 숙여 머리카락 한 가닥을 귀 뒤로 넘기고 정성껏 준비된 음식을 조용히 음미했다.

그녀는 태연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유이준은 불쾌감을 느꼈다. 그가 여전히 가슴속에 품고 있는 과거에 대한 미련을 진은영은 이미 훌훌 털어버린 듯 보였다. 결국,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었다.

유이준은 일부러 냉소적인 말을 덧붙였다.

“나이 먹으니까 식욕이 좋아졌나요? 제가 알기로 예전엔 몸매 관리에 신경 썼었잖아요. 이제 회사 실적 걱정 없으니 그런 관리는 필요 없어졌나 보죠?”

진은영이 대꾸하지 않자 그는 더 날카롭게 말했다.

“몸매 망가지면 남자 못 잡아요. 제가 몇 명 소개해 줄까요? 이 나이에 남자 없이 지내면 조기 폐경 오기 딱 좋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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