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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6화

침묵이 흘렀다.

사실 그들은 함께한 시간이 꽤 길었지만 유이준은 그녀에게 한 번도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 진은영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항상 싸우지 못해서 안달이었고 서로를 곤란하게 만들기만 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이제서야 두 사람이 사랑 얘기를 하게 되다니...

하지만 그들이 헤어질 때 진은영이 뭐라고 말했던가...

그녀는 유이준에게 잠자리를 갖는 것 외에 그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진은영은 이렇게 그가 듣기 싫어할 말을 해버렸고 그들 사이에는 어떤 여지도 남기지 않았다.

잠시 후, 유이준은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직도 사랑한다고요? 진은영 씨,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시죠. 저는 한 여자에게 매달릴 정도로 어리석지 않아요. 그쪽도 자기가 한 말을 잊지 않았겠죠?”

“이번엔 또 뭘 꾸미는 거예요? 저한테서 뭐라도 이득을 보려고 그래요? 이용하고 나서 발로 차버리려는 거죠?”

진은영은 전화를 끊지 않았다.

그녀는 유이준이 매정하고 듣기 힘든 말을 듣기만 했다.

“선을 보는 것도 꽤 좋더라고요. 적어도 여자분이 깨끗하고 정직하니까요. 복잡한 생각을 할 필요도 없고 말이에요. 얼마 지나지 않아 괜찮은 상대를 찾으면 바로 1년 안에 결혼하고 아이를 가질 겁니다.”

마지막 몇 마디는 유이준이 이를 악물고 내뱉은 말이었다.

그는 전화 너머 진은영의 얼굴이 창백해지고 온몸이 떨리고 있다는 걸 몰랐다. 하지만 그녀도 유이준 앞에서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체면을 지키며 조용히 말했다.

“그래요? 미리 축하해요.”

그 말을 들은 유이준은 잠시 멈칫했다.

약 2초가 지나 진은영은 전화를 끊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유이준이 했던 말들이 계속 맴돌았다.

‘적어도 깨끗하니까...’

‘복잡한 생각을 할 필요도 없고...’

휴대폰이 책상 위로 떨어졌다.

진은영은 서재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밖에 있는 정원에서 진별이의 기쁜 목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진은영에게 큰 행복을 주었고 진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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