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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0화

주차장에서.

진은영이 차 문을 열고 막 차에 타려는데 뒤에서 익숙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시려고요?”

그 말을 들은 진은영의 몸이 그 자리에 굳었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유이준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뒤로 돌아섰고 차가운 등불 아래 비친 유이준의 잘생긴 얼굴을 보았다.

유이준은 그녀에게서 서너 걸음 떨어져 있었는데 그의 눈동자를 보면 볼 수록 진은영은 그 속에 빠져들 것만 같았다. 그 깊은 눈동자는 그녀의 몸과 마음마저 모두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

두 사람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한참 후에야 진은영은 비로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네, 가려고요.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유 대표님?”

유이준은 무표정이었지만 눈빛은 이글거렸다.

“저한테 하실 말 없나요?”

진은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유이준은 코트 주머니로 손을 뻗어 아직 열지 않은 담뱃갑을 손에 쥐었다.

그는 포장을 뜯지 않은 채 손에 쥐고만 있었는데 시선은 여전히 진은영을 향했다.

“예를 들어 지난번 전화에서 물어봤던 거라든가...”

‘저번에 전화로 물어봤던 거?’

진은영은 다시 기억을 짚어보았다. 그녀는 유이준에게 아직도 자기를 사랑하는지 물었었다.

그날 충동적으로 그런 말을 내뱉았던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그런 주제넘은 말을 하다니...

지금은 생각만 해도 부끄러웠다.

“지난번에 했던 말은 이미 잊어버렸어요. 그러니까 유 대표님도 잊어버리세요.”

“그래요?”

유이준은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진은영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뭐라 말하려 했지만 뒤에서 어떤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이준, 여기 있었어? 한참 찾았잖아!”

임하민이 바로 뒤에 서 있는 것이었다.

그녀는 막 피어나려는 꽃봉오리처럼 풋풋했고 아름다웠다. 진은영의 눈시울이 또다시 붉어졌고 시큰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진안영에게 한 번도 열등감을 가진 적이 없다고 말했었지만 사실 유이준 앞에서는 열등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에게는 너무 많은 선택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젊고 청순한 여자,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여자,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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