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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7화

유이준은 잠시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

아래층에서는 가정부가 집안일을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품에 안긴 아이는 품을 벗어나기 위해 몸을 비틀어보았지만 너무 꽉 안긴 탓이었는지 벗어날 수 없었다. 아이는 조금 억울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유이준에게 말했다.

“저 화장실 가고 싶어요.”

그 말에 유이준은 감고 있던 눈을 떠 자신의 품에 안겨있던 아이를 바라보았다. 귀까지 오는 검은 머리에서는 건강한 윤기가 흘렀고 매끈한 피부 역시 금방 깊은 잠에서 깨어난 덕에 평소보다 더 깨끗하고 따뜻했다.

그냥 보아도 귀엽기 그지없는 다섯 살 난 아이의 작은 어깨와 체구인데, 아빠인 유이준의 눈에는 얼마나 사랑스러워 보일까.

진별이는 이제 스스로 충분히 화장실을 갈 수 있는 나이가 되었지만 유이준은 굴하지 않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이불 속에 있던 아이를 안아 들었다.

화장실로 이동하는 내내 진별이는 어딘가 모르게 부끄러워졌지만 이미 유이준에게 단단히 홀려 벗어날 생각도 하지 못했다.

아이는 작은 손으로 아빠의 목을 꼭 껴안고 코알라라도 된 듯 아빠에게 매달려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아이는 더없이 행복했다.

드디어 진별이에게도 아빠가 생겼다.

딸이라는 존재가 처음 생긴 유이준은 진별이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고 있었다.

평소, 유이준은 다른 가족들의 꿀 떨어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유치하고도 오글거린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자신에게도 딸이 생긴 지금, 그 역시 세 식구의 달콤한 생활을 상상하게 됐고 심지어는 나중에 진별이가 커서 나쁜 남자라도 만날까 벌써부터 걱정되기 시작했다.

화장실에 도착하자 유이준은 아이를 변기 위에 앉혔다. 아이는 유이준이 화장실을 나가기까지 기다린 후에야 바지를 내리고 볼일을 봤다. 그러면서도 아이는 저도 모르게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참지 못하고 활짝 웃었다.

한참을 웃다가도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잠에서 깨보면 옷도 아빠가 입혀줬다.

진별이는 키 크고 잘생긴 아빠를 바라보며 내심 아쉬움을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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