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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2화

유이준은 임하민에게 어느 정도 미안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 어릴 적부터 쭉 보며 지내왔던 여자를 철저히 외면할 수는 없었다.

그는 자신의 외투를 벗어 임하민의 어깨에 걸쳐주고는 미간을 옅게 찌푸리며 말했다.

“집까지 데려다줄게.”

임하민은 예상보다 더 집요하게 유이준을 붙잡더니 마치 거머리라도 된 듯 유이준에게 딱 달라붙어 그를 꼭 껴안았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유이준을 바라보며 멍청한 미소를 짓더니 입술을 내밀어 그의 턱에 입을 맞추기 위해 까치발을 했다.

유이준은 너무 갑작스러운 임하민의 행동에 순간적으로 당황한 듯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두 사람의 그런 모습을 진은영이 보고야 말았다.

진은영은 현대의 박 대표와 저녁 식사를 할 이동하던 중, 차에서 내려 맞은 편에 있던 상회 건물로 이동하다가 서로를 꼭 끌어안고 있던 유이준과 임하민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사귀는 사이라도 된 연인처럼 서로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 유이준의 겉옷은 이미 임하민의 어깨 위에 걸쳐져 있었고 임하민은 그의 품 안에서 키스를 요구하고 있었다. 유이준의 얼굴에는 애정과 난감함으로 복잡한 표정이 지어져 있었다. 진은영과 유이준과 보낸 시간이 그다지 길지 않았다고 해도 그녀는 단 한 번도 유이준이 자신을 향해 저렇게 다정한 표정을 지은 적이 없었다. 그녀를 바라보던 유이준의 눈빛에는 항상 경멸의 감정이 서려 있었고 표정에는 항상 짜증이 섞여 있었다.

이래서 서로 집안끼리 맞는 관계여야 조화로울 수 있는 것이다.

알고 보면 유이준은 임하민을 진심으로 좋아했던 게 아닐까? 그렇다면 어젯밤에는 왜 진은영과 그런 육체적인 관계를 맺었던 걸까?

차가운 달빛 아래, 진은영의 눈에는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더 이상 두 사람에게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았던 진은영은 조용히 모습을 감췄다. 환하게 켜진 네온사인 아래, 그녀의 뒷모습을 꼿꼿했지만 무척이나 외로워 보였다.

불빛 아래에서 혼자 걷던 그녀는 마음속에서 활활 타오르던 불길을 서서히 꺼뜨렸다.

진은영, 너도 알잖아. 애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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