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350화

박준식은 돌리는 것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입을 열었다.

“지난번에 한 번 만났을 때, 저는 이미 진심으로 진 대표님을 마음에 품고 있었습니다. 괜찮다면 더 깊이 알아가고 싶은데요. 만약 저희가 결혼을 하고 혼인신고까지 마친다면 저는 충분히 진 대표님 회사에 투자할 의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기혼자라면 아이의 양육권을 얻는 데도 문제가 없을 거고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박준식의 말에 진은영의 마음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박준식에게 아무런 감정도 품고 있지 않았다. 게다가 두 사람은 비즈니스적으로 봤을 때는 아군보다 적에 더 가까웠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유이준에게 크게 데인 상태였고, 별이의 양육권을 얻기 위해서라면 박준식과 결혼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걱정거리가 하나 남아 있었다. 박준식과 결혼을 한다고 해도 그녀는 박준식에게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 내어줄 생각은 없었다. 박준식과의 결혼은 진은영에게 있어 그저 단순한 거래에 불과했다.

석양이 지며 하늘이 금빛으로 물들었다.

차 안에 있던 진은영이 조심스레 낮은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박 대표님, 다른 조건은 다 뒤로 하고요, 일단 명확히 하고 가야 할 게 있는데요. 저는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습니다.”

하지만 박준식은 생각보다 더 흔쾌히 진은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저한테도 아이가 있고 진 대표님한테도 이미 별이가 있으니까요... 아이를 원하지 않으신다면 저도 진 대표님의 선택을 충분히 존중해드리겠습니다.”

진은영이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럼 내일 다시 만나서 조금 더 자세히 얘기 나눠보죠.”

박준식은 기분 좋은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전화를 끊은 진은영은 온몸의 힘이 전부 빠져나간 듯 가죽 시트에 몸을 기댄 채 하늘의 금빛 노을을 바라보았다. 눈빛에 희미하게 깃든 아픔은 점점 짙어져 이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통으로 변해갔다.

그녀 역시 알고 있었다. 내일 박준식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나누려고 했던 이유는 단순히 별이의 양육권을 찾아오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