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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9화

유이준의 말이 끝나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멍해졌다.

아무도 유이준이 이런 말을 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모두 바보도 아니고 진은영과 유이준 사이에 감정적인 얽힘이 있다는 것은 빠르게 눈치챘다. 둘 사이에는 심지어 아이까지 있었으니 말이다. 그럼 방금 유이준의 말뜻은 이제 진은영을 완전히 밀어내겠다는 뜻이 아닌가?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고 그 아무도 감히 입을 열려고 하지 않았다.

마침내 용기를 낸 김 비서가 입을 열었다.

“유 대표님이랑 진 대표님께서 편히 얘기 나누셔야 하니까 저희는 잠시 자리를 피해 주는 게 어떨까요?”

유이준은 진은영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더니 말했다.

“지금 우리 법무팀은 제 이혼 소송을 위해 꾸려진 팀이니까 굳이 자리를 피할 이유도 없습니다.”

김 비서 역시 더는 입을 열지 못하고 조용히 옆으로 물러섰다.

유이준은 다시 진은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은영 씨가 아이를 키우는 데 엄청난 힘과 돈을 들였다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은영 씨가 아이를 헛되이 낳은 걸로 만들 생각은 없거든요. 원하는 걸 말해보세요. 타당하다 싶은 건 뭐든 다 받아들일 테니까요. 그리고 별이를 보고 싶다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별이를 데리고 같이 밤을 지새우는 건 안 돼요.”

진은영은 조용히 유이준을 바라보았다.

귓가에는 그가 내뱉은 차가운 단어들이 맴돌았다.

[아이를 헛되이 낳은 걸로 만들지는 않겠다.]

[원하는 걸 말해봐라.]

[만나는 건 가능하지만 밤을 지새우는 건 안 된다...]

...

이것이 유이준이 베푼 자비라는 걸까.

예전 같았으면 진은영은 발끈하며 자리에서 일어났겠지만 별이의 문제였던 탓에 그녀는 함부로 굴 수 없었다. 오히려 유이준에게 애원해야 할 지경이었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대표님, 별이 데리고 하와이에서 살게 해주세요. 별이는 없는 셈 치고 이준 씨 결혼 생활에 아무 타격 없게 할게요. 여기 회사도 다 정리할 거고, 다시는 B 시에 잘 안 들일게요... 제발 별이 양육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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